나는 오늘 착하게 살았다(어린이시나라 시집 3)
『나는 오늘 착하게 살았다』는 어린이문학 전문 출판사 ‘어린이시나라’에서 세 번째로 출간한 시집이다. 이 시집에는 16명의 시인이 쓴 76편의 시가 실려 있다.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오늘을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다양한 삶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낯설고 힘든 세상에서 상처도 받지만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가려고 하는 어린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시들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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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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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어른이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한 노래
『나는 오늘 착하게 살았다』에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어린이들의 모습과 어린이 곁에서 살고 있는 어른들의 모습이 시에 오롯이 담겨 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생각대로 꿋꿋하게 살아가는 어린이와 '수학 단원 평가에서 60점 맞아도/연극 공연에서 대사를 잊어 버려도/승부차기에서 골을 못 넣어도/회장 선거에서 떨어져도//(「그게 뭐라고」부분) '그게 뭐라고.' 라고 응원을 해주는 어른(1부 나는 나답게), 주변 사람들과 갈등을 겪지만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헤쳐 나가는 어린이와 맞춤법을 제대로 모르는 아이한테 주눅 들지 말라고 '내 시인데 네가 왜 참견하니?'(「시 받아쓰기는 그냥 받아쓰기와 달라」 부분) 라고 거들어 주는 어른(2부 생각은 달라도), 지금의 삶이 힘들고 괴롭지만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어린이와 아이의 말 한마디를 허투루 듣지 않고 '그 마음이 꽃이네.'(「꽃」 부분)하면서 예쁘게 봐주는 어른(3부 놀라운 세상), 그리고 따뜻한 마음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어린이와 그런 어린이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고라니 입맛도 사로잡았네. 진짜 농부 다 됐어.'(「진짜 농부」 부분) 라며 어린이의 상한 마음을 풀어주는 어른(4부 함께 살아요)의 모습이 나타나 있다.
물론 모든 어린이들이 어른들의 관심 속에서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어른들의 말이나 행동에 상처 받는 어린이도 있고(「하늘과 땅 차이」, 「엄마의 푸른 가방」, 「같지 않아」),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의 질서에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어린이도 있다.(「놀라운 아이」, 「이천 원짜리 구피」, 「그럴 거면 왜?」) 그렇지만 상처 받고 힘들어 하는 어린이가 주저앉아 울고 있기보다는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고 당당하게 자기 할 말을 할 수 있는 어린이로 자랄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다.
시인이 직접 말하는 어린이와 어른이 더불어 사는 삶
이 시집에 실린 시들이 어린이와 어른이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시인이 직접 쓴 〈자작시 해설〉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동생으로 산다는 것(손유라)
오빠가 슈퍼 영웅을 하면
나는 악당을 해야 하고,
오빠가 의사를 하면
나는 환자를 해야 하고,
오빠가 선생님을 하면
나는 학생을 해야 한다.
몸에 칼이 닿지 않아도
맥없이 쓰러져야 하고
감기라며 한여름에 목도리를 감아주어도
그냥 견뎌야 하고
숙제 안 했다고 벌을 세워도
아무 말 못 한다.
오빠랑 놀아주기 참 힘들다.
동생이 오빠보다 한 수 위인 이유
머리 쥐어뜯으며 싸우던 연년생 남매가 달라졌다. 그저 다섯 살 된 첫째 아들이 유치원을 입학하고 부쩍 의젓해진 덕분이겠거니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둘째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오빠랑 노는 걸 보게 됐다. 둘째가 악당 역할을 얼마나 정성스레 하는지 보는 내가 감동할 정도였다. 아이언맨이었던 첫째가 쏘는 빔에 몇 번이고 쓰러졌다 일어나는 둘째. 첫째가 영웅 놀이할 맛 나겠다 싶었다. 그러면서 둘째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늘 오빠 노는데 훼방만 놓던 둘째였는데. 〈동생으로 산다는 것〉이란 시는 그렇게 시작됐다.
1~3연에서 동생은 맡은 역할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불평하지 않는다. 4~6연에서 동생은 엉터리 같은 요구일지라도 오빠가 시키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한다.
누군가는 이 설정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동생은 어째서 오빠에게 불공평한 상황에 대해 따지고 들지 않을까, 아니 처음부터 안 놀면 되는 것 아니냐 하고 말이다.
그런데 동생의 처지를 이해하게 되면 그 불편함이 조금은 해소될 것이다. 영유아기 때부터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부모와 형제를 따라 한다. 특히 동생은 같은 또래인 오빠나 형의 행동을 모방하려는 심리가 강하다. 오빠가 갖고 노는 장난감을 똑같이 갖고 놀고 싶어 하고, 형이 하는 놀이를 함께 하고 싶어 한다. 그러니 동생은 자기 취향을 포기하고 오빠와 노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마저도 오빠가 허락해야 함께 놀 수 있고, 놀이를 주도하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오빠가 되니 동생은 '을'이 될 수밖에 없다.
오빠와 동생이 이른바 갑과 을이 되어버린 상황을, 동생이 어떻게 받아들여야 좋을지 고민했다. 오빠가 밉다며 넋두리를 할 것인가, 동생으로 태어나서 억울하다며 푸념을 늘어놓을 것인가. 아니다, 7연을 위한 단서는 이미 나와 있었다. 4~6연에서 오빠의 요구가 억지스럽다는 것을 날카롭게 꼬집어낸 동생이 아니었던가. 그런 아이라면 마냥 신세 한탄만 하고 있진 않을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오빠랑 놀아주기 참 힘들다."라는 것으로 시를 마무리했다. '아무리 오빠가 찧고 까불어도 사실은 내가 오빠랑 놀아주는 거야' 하며 한껏 여유 부릴 줄 아는 동생이 하는 말로 말이다. 동생이 오빠와 놀아준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오빠에게 맞춰주느라 힘든 동생의 모습을 드러내면서도, 동생을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아이로 그려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실 매번 오빠에게 맞춰주기만 하는 동생이, 그것도 어린아이가 이런 마음을 먹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정말 이런 생각을 하는 아이가 있을까 싶은 정도다. 그렇지만 세상이 뒤집혀도 동생이 오빠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조금만 생각을 바꾸어보자고 동생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제안하고 싶다. 여유로운 마음엔 형제자매에 대한 열등감이나 피해의식 따위가 자라날 틈이 없다.
콩 한 쪽과 닭 다리 두 개(곽영화)
치킨 한 마리에
닭 다리는 두 개
형이 먼저 닭 다리를 집는다.
이제 남은 건 하나.
동생이 집으려는 순간
재빨리 낚아챘다.
남들은
콩 한 쪽도 나눠 먹는다는데······.
지켜보던 엄마가 한숨을 쉰다.
솔직히,
콩이니까 나눠 먹지,
닭 다리면 나눠 먹을까?
콩 한 쪽은 나눠 먹는 사이(곽영화)
집에 아이가 셋이나 있으면 다툼이 없을 수 없다. 특히 음식 때문에 싸우는 일이 많다. 싸우지 않으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충분히 먹지 못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날도 축구 경기를 가족과 함께 즐기려고 치킨 한 마리를 시켰다. 그러나 치킨상자가 열리자마자 세 아이의 손은 경기를 하는 선수들처럼 재빠르게 움직였다. 첫 번째 목표물은 당연히 닭 다리다.
닭 다리를 집지 못한 막내는 어떻게 했을까? 결국 울고 말았다. 나는 답답한 마음에 "남들은 콩 한 쪽도 나눠 먹는다는데……."라고 하소연을 했다. 정말 남들이 그럴 거라 생각해서가 아니라 형제들끼리 좀 더 사이가 좋았으면 해서 내뱉은 말이다.
이때 둘째 아이가 이의를 제기한다. 콩은 나눠 먹을 수 있지만 닭 다리는 나눠 먹을 수 없다고 한다. '치킨'은 '콩'보다 훨씬 맛있는 음식이다. 그중에서도 '닭 다리'는 가장 맛있는 부위이다. 그러니 '닭 다리'를 맛없는 '콩'과 비교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거다. 게다가 닭 다리는 손으로 잡고 한 입 크게 베어 먹어야 제맛인데 어떻게 나누어 먹을 수 있다는 말인가?
아이의 말을 듣고 또 다르게 생각해 보았다. '맛'뿐만 아니라 '콩'과 '닭 다리'는 그것을 먹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속담에서 '콩'은 어려운 시기에 배고픔을 채우기 위한 주식이다. 나누어 먹지 않으면 누군가는 배가 고플 수도 있다. 그러나 시에서 '닭 다리'는 특별한 날에 입맛을 돋우는 별미로 먹는 것이다. 나누어 먹지 않는다고 누군가가 굶주리는 것은 아니다. 만약 먹을 게 전혀 없고, '닭 다리' 하나로 끼니를 때워야 하는 '상황'이라면 세 아이도 나누어 먹지 않았을까? 그러니 이 상황에서 내가 던진 속담은 '셋이 좀 더 사이가 좋았으면'하는 나의 의도와는 달리 엉뚱한 소리가 되고 말았다.
아이 말처럼 '콩'은 맛에 있어서도, 그것을 먹는 상황에 있어서도, '닭 다리'와는 같지 않으므로 비유의 대상으로 적절하지 않다. 아이는 내 말에 이런 논리적 오류가 있음을 한 마디로 꼬집는다. '콩이니까 나눠 먹지/닭 다리였으면 나눠 먹을까?'하고. 재치 있는 응답에 더이상 할 말이 없다. 시에는 없지만 그 뒤 아이는 "우리도 콩 한 쪽은 나눠 먹을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같지 않아(최유정)
나는
엄마 없는 아이라는 소리
오늘도
들었는데,
엄마는
자식 버린 어미라는 소리
한 번이나
들었을까.
남겨진 아이의 마음을 감히 헤아려 봅니다.(최유정)
"너 엄마 없잖아." 부모님이 이혼하고 아빠와 함께 살던 아이에게 어느 날, 친구가 내뱉은 말이었다. 아이는 당황하며 고개를 숙였다. 남들이 무심코 던지는 이런 말에 아이는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을까.
1연에서는 아이가 오늘 들었던 말을 표현했다. 아이의 사정을 배려하지 않는 한마디 말이 상처가 되어 가슴에 콕 박힌다. 너무 많이 들어서 익숙해질 법도 한데, 익숙해지기는커녕 들을 때마다 가슴에 새로운 상처가 새겨질 것이다. 아이는 이토록 힘든데, 아이를 두고 간 엄마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아이는 엄마를 그리워하면서도 원망할 것이다.
2연에서는 이런 아이의 마음을 1연의 상황과 대조하여 표현하였다. 자신을 두고 간 엄마 때문에 '엄마 없는 아이'라는 소리를 '오늘도' 들어야 했던 아이는 엄마에게 '자식 버린 어미'라는 소리를 '한 번이나' 들어본 적이 있냐고 묻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부모이기를 포기하는 어른들이 참 많다. 오죽하면 부모가 그런 선택을 했겠느냐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아이를 잃은 엄마, 엄마를 잃은 아이. 같은 상황이지만 두 사람이 살아갈 삶은 같지 않다. 남겨진 아이가 앞으로 살아갈 험난한 삶과 오롯이 혼자 감당해야 하는 가슴앓이는 감히 짐작도 할 수 없다. 그래서 오로지 아이의 편에 서서 이 시를 썼다. 이 시를 읽는 누구라도 남겨진 아이의 마음을 한 번쯤이라도 돌아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응우옌 후이 안에게(신미희)
온 국민이 똘똘 뭉쳐
100년 넘게 강대국에 맞서 싸워
독립과 통일을 이룬 나라는
전 세계에서 베트남밖에 없어.
너희 어머니는
그런 자랑스러운 나라에서
태어나셨단다.
다문화가족을 따뜻하게 품는 사회가 건강한 아이를 키웁니다.(신미희)
주눅 들어 있는 다문화가족의 아이를 보면 마음이 아팠다. 그 아이도 당당하게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단순히 다독거려 주기보다는 아이의 자부심을 키워줄 수 있는 시를 쓰고 싶었다.
1연에서는 베트남 역사를 적었는데, 특히 민족의 강인한 저항 정신을 보여준다. 100년 넘게 대를 이어가며 강대국에 맞서 싸워, 기필코 독립과 통일을 이뤄낸 베트남의 역사를 적었다. 그리고 2연에서는 네 엄마는 그런 자랑스러운 나라에서 태어났다고 말한다. 즉, 엄마의 나라가 자랑스러운 까닭을 저항의 역사에서 찾은 것이다.
시에서는 엄마의 나라가 자랑스럽다고 했지만, 독자는 그러한 민족성을 지닌 엄마도 자랑스럽게 여기게 된다. 그리고 이는 독자인 아이가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물론, 부모를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해서, 모든 아이가 자부심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부모가 너무 자랑스러워서 아이가 기가 죽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가 위축이 드는 까닭이 다문화가족 때문이라면 말이 달라진다. 아이가 가족을 부끄러워한다면 결코 자신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없기 때문이다. 가족을 당당하게 여길 수 있어야 자신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 그렇기에 부모의 나라도, 그 나라에 태어난 부모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는 아직도 우리나라보다 못사는 나라의 국민을 얕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동남아 부모를 둔 아이가 자긍심을 느끼기에 더욱 어려운 환경이다. 그렇기에 그 아이들에게 격려하는 글을 쓰고 싶었다. 상처받는 다문화가족 아이가 많아질수록 사회도 병들어가고 있다는 걸 어른들은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다문화가족 아이는 우리나라 아이이기 때문이다. 다문화가족을 따뜻하게 품어주는 사회가 아이를 건강하게 키운다는 걸 기억하면 좋겠다.
생생한 오늘을 통해 내일을 꿈꾼다
우리는 오늘을 통해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 오늘을 제대로 살지 않고는 내일을 꿈꿀 수 없다. 『나는 오늘 착하게 살았다』에 실린 시들은 어린이들과 어른이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오늘, 지금 이 순간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나는 오늘 착하게 살았다』의 지은이는 '우시놀'이다. '우시놀'은 '우리는 시로 놀아요'의 약칭으로 시쓰기 모임 이름이다. 16명의 시인들이 자기 둘레의 아이와 어른의 모습을 최선을 다해 시로 담았다. 시인마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고 삶을 그리는 방식도 다르며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도 다르다. 이런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이 시집의 큰 장점이다.
목차
목차
별 _정일해 ㆍ 10
놀 줄 아는 애 _장세정 ㆍ 11
2부 생각은 달라도
하늘과 땅 차이 _김나현 ㆍ 30
콩 한 쪽과 닭 다리 두 개 _곽영화 ㆍ 31
3부 놀라운 세상
햇살 버스 _정일해 ㆍ 54
새해 아침 _최유정 ㆍ 55
4부 함께 살아요
응우옌 후이 안에게 _신미희 ㆍ 76
아빠는 판매왕 _손유라 ㆍ 77
시인의 말ㆍ말ㆍ말 ㆍ 100
저자
저자
시 쓰기 모임 '우리는 시로 놀아요'의 약칭으로, 어린이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을 담아 시를 쓰는 16명의 시인들.
평범한 날들이 시가 되어 특별해집니다 _강인혜
시를 쓰면서 나의 시선이 평범한 하루하루에 머물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의 말과 행동, 자연의 아름다움이 메모지 가득 채워졌습니다. 스쳐 지났을 평범한 날들을 붙잡아 시로 썼습니다. 시가 된 일상은 더 이상 평범하지 않은 특별한 이야기가 됩니다. 시와 일상을 넘나드는 일이 즐겁습니다.
누군가를 위로해 주는 시 한 편을 남기고 싶습니다 _곽영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만큼 힘들었을 때 시 한 편을 만났습니다. 나와 같은 아픔을 먼저 느낀 사람이 쓴 시였습니다. 시를 읽고, 또 읽었습니다. 한 쪽도 안 되는 시 한 편이 나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나도 그런 시를 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시는 가장 먼저 나에게 남기는 말입니다 _김나현
시를 쓰기 위해 주변을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사람들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상처를 줄 수도 있고 위로를 줄 수도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내가 하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를 살피게 됩니다. 상처 주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아서 시를 계속 써야겠습니다.
사진을 찍듯 시를 씁니다 _박종훈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사진으로 남깁니다. 그 사진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면서 말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내게 시가 그랬습니다. 처음엔 아이들의 순간적인 말과 행동이 재밌어서 시를 썼습니다. 차츰 쓴 시를 들려주고 함께 이야기하고 싶어졌습니다. 평범한 생활 속에 보석처럼 숨어 있는 말을 찾아내어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시는 내게 순간의 기억이면서 여러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픈 감동입니다.
시를 쓰다보니 사람을 좋아하게 됐습니다 _손유라
시를 쓰면서부터 작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어떤 의미가 숨어 있을까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시를 쓰려고 애쓰다보니 사람들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더 관심이 가고 그런 관심 덕분에 사람을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따뜻한 세상을 꿈꾸며 시를 씁니다 _신미희
제 아들이 엄마가 쓴 시는 슬프다며 즐거운 시를 써보라고 합니다. 따뜻한 세상을 노래하는 즐거운 시도 좋지만, 온몸으로 아픔을 견뎌내야만 하는 이들에게 힘이 되는 시를 쓰고 싶습니다. 그들과 함께 슬퍼하고 화도 내며 위로도 하고 싶습니다. 모두가 따뜻한 세상에서 살길 꿈꾸는 시는, 그래서 슬플 수밖에 없다는 걸 아들도 이해하는 날이 오겠지요.
시를 쓴다는 것은 더 많이 이해하고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입니다 _이명주
시는 내가 아무리 멀리하려고 해도 나에게 다가와 말을 겁니다. 시 쓰기가 어려워서 모른 척하고 싶어도 나를 떠나지 않습니다. 한번 글을 쓰려고 한 것은 언제나 내 마음을 따라다닙니다. 보고, 또 보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 보면, 시가 내 마음속에 들어와 있습니다. 시와 마주 앉아 있으면 시 속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살아납니다. 더 많이 이해하고 더 사랑하게 됩니다.
작은 관심이 시의 시작입니다 _이승혜
시를 쓰기 위해 나를 찬찬히 들여다보았습니다. 내 가족의 이야기를 세심하게 들어주고, 도서관을 찾아오는 이용자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관심을 갖게 되는 순간 새롭게 보이는 각자의 이야기를 발견하게 됩니다. 세상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을 시로 배웁니다.
마음이 통하는 '시'라는 친구가 있어 행복합니다 _이준식
시는 늘 제 곁에서 말을 걸어 주는 친구입니다. 저도 그 친구한테 속엣말을 들려주지요. 우리는 서로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보고 싶을 때 언제라도 만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어 참 행복합니다.
시를 쓰면서 스스로를 가다듬습니다 _장세정
시를 쓰는 일은 세상에 말을 거는 일 같습니다. 말을 걸기 위해 무슨 말을 어떻게, 왜, 해야 하는지를 살핍니다. 생각을 가다듬고 말을 고르다 보면, 세상 대신 내가 보입니다. 결국 스스로를 먼저 가다듬게 됩니다.
시는 내게 아이도 잘 보살피게 해줍니다 _정일해
시를 쓰기 위해 아이들을 유심히 살핍니다. 집에 와서도 아이들의 모습을 곱씹어 봅니다. '내가 아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그 아이가 되어 상상도 해 봅니다. 그러면 아이를 더 깊게 이해하게 됩니다. 다시 아이를 만나면 나누고 싶은 말이 많아집니다. 그래서 시는 내가 아이들을 잘 보살피도록 도와주는 도우미 같습니다.
시로 하루하루가 재밌어졌습니다 _주예진
매일 반복되는 날들이 지겨웠던 적이 있습니다. 직장에서는 늘 같은 일만 하고, 집에서는 가족들과 같은 주제로만 대화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시를 쓰기 시작하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아이들과 늘 새로운 일을 경험하고 있었고, 가족들과 다양한 감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시 덕분에 저는 매일이 즐거워졌습니다.
나의 진솔한 마음을 시에 담고 싶습니다 _최유정
날마다 반복된 일을 하며 시간이 그저 흘러가 버린 줄 알았는데, 돌이켜 보니 하루도 허투루 보낸 날이 없습니다. 애써 기억하지 않으면 쉽게 잊히는 삶의 감동과 진솔한 내 생각을 시로 써서 오래도록 마음에 담아두고 싶습니다. 그 마음이 모여 더 가치 있는 하루를 살아가게 합니다.
시를 쓴다는 건 괜찮은 사람으로 살겠다는 나와의 약속입니다 _최종득
살다 보면 기억에 또렷이 남는 장면이 있습니다. 대부분 안쓰럽거나 안타까운 장면입니다. 말이나 행동으로 도와줄 때도 있지만 그러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 안쓰러운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은 가슴에 남아서 절 가만히 두지 않습니다. 그럴 때 시를 씁니다. 그러면 조금 괜찮은 사람에 가까워진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시란 마음에 들앉거나 들앉힌 것! _한두이
하늘이 파르라니 참 맑습니다.
저 넓은 하늘이 티 한 점 없습니다.
바람이 산들산들 불어옵니다.
마음까지 시원해집니다.
대추나무 이파리가 눈부시게 반짝입니다.
햇빛이 그 위에서 발로 콩콩 뛰며 춤추는 것일 테지요.
감나무에 둥지를 튼 물까치가 악을 씁니다.
길고양이가 또 새끼를 노리나 봅니다.
마침, 마을에 든 생선 트럭이 확성기 볼륨을 높입니다.
"갈치가 왔어요, 갈치가. 제주도 갈치가 왔어요."
들일 나갔거나 낮잠 자느라 모두가 비워놓은 마을 안길,
이장님 댁 발발이 멍구 혼자 생선 트럭을 가로막고 왈왈댑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참깨도 익어가고 고추도 익어가고
대암리의 한여름 한낮도 익어갑니다.
마을 맨 윗집, 또순이 할머니 집 대청마루에 앉아 있으면
이 하나하나가 아름다운 시임을 그냥 알게 됩니다.
시가 뭐 별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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