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시킨 선행학습(어린이시나라 시집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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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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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어른 모두를 위한 시
『대통령이 시킨 선행학습』에는 79편의 시가 있다. 시인은 이를 4부로 나누어 시집을 구성했다.
1부에서는 시인의 마음에 감동적으로 다가온 어린이를 그리는데, 그 어린이의 생각과 느낌을 그 어린이의 말로 전하여, 시인의 감동을 독자와 공유하려고 애를 쓴다. 2부에서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어른을 바로 그린다. 그 어른의 생각과 느낌을 그 어른의 말로 전하되, 다만 그것들이 어린이가 감당할 수 있도록 그 수위를 조절한다. 3부에서는 말 그 자체 또는 말에 관한 말을 시로 썼는데, 말은, 어른과 어른이 또 어른과 어린이가 생각과 느낌을 나누는 수단과 방법임을 시인은 특별히 강조하고자 했다. 4부에서는 이야기를 품고 있는 시를 보여 준다. 허공을 떠돌다 사라질 수많은 우리네 이야기들. 그 이야기들과 함께 그냥 그렇게 잊힐 우리네의 삶. 시인은 이를 안타깝게 여겨 짧은 글인 시로 붙들어둔다.
그러면, 시인은 이러한 시들을 쓰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했을까. 시인은 3단계 시 쓰기 전략을 세우고 그에 따라 시를 썼다. 첫째, 시인의 실제의 삶 또는 상상 속의 삶을 검색하여 시인의 마음에 울림을 준 것, 그래서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것을 모두 찾는다. 둘째, 그 가운에 어른이 시인 자신한테서만 들을 가능성이 있는 것을 고른다. 셋째, 다시 그 중에서 단 한 사람의 어린이라도 이해하고 공감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 되는 것을 골라 그 어린이한테 직접 이야기를 들려줄 때 시인의 입에서 나올 법한 말로 시를 쓴다.
이 전략의 함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동시는 동시 이전에 시이어야 한다. 동시가 시라면, 무엇보다 시인 자신의 감동을 드러내는 데 힘써야 한다. 둘째, 동시는 먼저 어른 독자한테 다가가는 시이어야 한다. 어른 독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동시는 어린이 독자에게 읽힐 가능성이 희박하다. 어른 독자가 감동한 동시는 자연스럽게 어린이 독자에게 소개 되는 길이 마련된다. 셋째, 동시는 어린이도 읽을 수 있는 시이어야 한다. 요약하면, 동시는 어른과 어린이 모두에게 읽는 재미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시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전략을 사용하여 쓴 시 가운데 한 편을 살펴보도록 하자.
대통령이 시킨 선행 학습
초등학교 6학년 교실 칠판에
헌법 77조를
쓰게 될 줄이야….
대통령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
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
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
그제와 같은 오늘, 어제와 같은 오늘이었던
2024년 12월 3일.
난데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대통령 덕에
학습 의욕이 불끈 치솟은 우리 반 아이들은
고등학교에서나 다룰 계엄 선포권과 해제 요구권을
1교시 수학 시간부터 공부하자 난리였다.
「대통령이 시킨 선행 학습」 전문
「대통령이 시킨 선행 학습」은 어른들의 세계에 대해서도 아이들과 충분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시인의 인식이 잘 반영된 시다. 2024년 12월에 일어난 계엄령은 어른들만 알기에는 너무나 큰 뉴스가 되었다. 시인은 정치적인 이슈를 어떻게 하면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을 수 있을까를 고민했을 것이다.
시인의 선택은 선행 학습과 연관지어 대통령의 예상치 못한 계엄령에 대해 꼬집는 것이었다. 초등학교 교실에서 금지된 선행 학습이 그 누구도 아닌 대통령 때문에 실시되는 상황으로 되어 버렸다. 계엄령과 선행 학습이라는 의외의 조합이 우리가 경험한 일을 새로운 방식으로 보게 만든다.
물론 이러한 시 쓰기 전략의 바탕에는 시의 발상과 표현에 관한 문제의식도 깔려 있게 마련이다. 시인은 일상의 삶에서 의미 있는 메시지를 건져 올리는 일에 관심을 가진다. 지하철 환승 구간에서도, 먹고 싸는 생리현상에서도, 바다낚시의 현장에서도 시인은 새롭게 의미를 발견해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시한다.
새로운 주제나 메시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새로운 언어화이다. 이미 다 아는 것도, 늘 똑같이 겪는 것도, 그래서 하나도 새로울 것이 없는 것도 표현을 달리 하면 전혀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음을 시인은 여기저기에서 보여 준다. 다음과 같은 시가 바로 그러한 시다.
튤립이 꽃망울을 떠뜨렸다고/화분을 들고 거실로 뛰어나오던 순이,/문지방에 걸려 그대로 엎어졌다.//화분이 깨지고/흙이 쏟아지고/튤립은 목이 꺾였다.//엎어진 고 모양 고대로/고개만 살짝 든 순이,/눈앞의 튤립을 보고 울음을 터뜨린다.//"누구 닮아 저래?"/"얼른 일어나지 못해?"/"헐, 깨끗이 치워라!"//소파에 나란히 앉아 있던/엄마가 아빠가 오빠가/TV에서 눈도 떼지 않고 한마디씩 한다.//"못된 것들. 속상해할 시간도 안 줘?"/건너방에서 방문을 홱 열어젖힌 할머니가/엄마부터 차례대로 매의 눈으로 쏘아본다. - 「울지도 못해?」 전문
이 시는 아이가 화분을 들고 가다가 넘어지는 단순한 내용이다. 어느 집에서나 있을법한 일에 시인은 맛깔스런 표현을 구사해 읽을 재미를 더한다. 엄마와 아빠, 오빠의 표현이 생생하게 들리고 할머니가 나서서 아이를 위로하고 식구들을 타박하는 표현 또한 이 시를 살리는 데 한몫을 한다.
어린이만을 위한 시가 있을 수 있다. 아니, 있어야만 한다. 특히 저연령의 어린이한테는 그런 시도 꼭 필요하다. 낱말 익힘 시와 리듬감 익힘 시는 말할 것도 없고 노래를 이끄는 시나 율동을 받쳐주는 시는 어린이를 이롭게 하고 즐겁게 한다. 그러나 어린이한테는 이와 전혀 다른 시도 필요하다. 어린이 자신에 대해서 일러주는 시도 필요하고 어린이가 함께 살아가야 할 어른에 대해서 일러주는 시도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시는 어른한테도 필요한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어린이만을 위하는 시보다 어린이도 위하는 시가 진정으로 어린이를 위하는 시라는 시라고 말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시킨 선행 학습』은 이러한 동시 정신을 지향한다.
『대통령이 시킨 선행학습』에는 79편의 시가 있다. 시인은 이를 4부로 나누어 시집을 구성했다.
1부에서는 시인의 마음에 감동적으로 다가온 어린이를 그리는데, 그 어린이의 생각과 느낌을 그 어린이의 말로 전하여, 시인의 감동을 독자와 공유하려고 애를 쓴다. 2부에서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어른을 바로 그린다. 그 어른의 생각과 느낌을 그 어른의 말로 전하되, 다만 그것들이 어린이가 감당할 수 있도록 그 수위를 조절한다. 3부에서는 말 그 자체 또는 말에 관한 말을 시로 썼는데, 말은, 어른과 어른이 또 어른과 어린이가 생각과 느낌을 나누는 수단과 방법임을 시인은 특별히 강조하고자 했다. 4부에서는 이야기를 품고 있는 시를 보여 준다. 허공을 떠돌다 사라질 수많은 우리네 이야기들. 그 이야기들과 함께 그냥 그렇게 잊힐 우리네의 삶. 시인은 이를 안타깝게 여겨 짧은 글인 시로 붙들어둔다.
그러면, 시인은 이러한 시들을 쓰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했을까. 시인은 3단계 시 쓰기 전략을 세우고 그에 따라 시를 썼다. 첫째, 시인의 실제의 삶 또는 상상 속의 삶을 검색하여 시인의 마음에 울림을 준 것, 그래서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것을 모두 찾는다. 둘째, 그 가운에 어른이 시인 자신한테서만 들을 가능성이 있는 것을 고른다. 셋째, 다시 그 중에서 단 한 사람의 어린이라도 이해하고 공감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 되는 것을 골라 그 어린이한테 직접 이야기를 들려줄 때 시인의 입에서 나올 법한 말로 시를 쓴다.
이 전략의 함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동시는 동시 이전에 시이어야 한다. 동시가 시라면, 무엇보다 시인 자신의 감동을 드러내는 데 힘써야 한다. 둘째, 동시는 먼저 어른 독자한테 다가가는 시이어야 한다. 어른 독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동시는 어린이 독자에게 읽힐 가능성이 희박하다. 어른 독자가 감동한 동시는 자연스럽게 어린이 독자에게 소개 되는 길이 마련된다. 셋째, 동시는 어린이도 읽을 수 있는 시이어야 한다. 요약하면, 동시는 어른과 어린이 모두에게 읽는 재미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시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전략을 사용하여 쓴 시 가운데 한 편을 살펴보도록 하자.
대통령이 시킨 선행 학습
초등학교 6학년 교실 칠판에
헌법 77조를
쓰게 될 줄이야….
대통령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
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
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
그제와 같은 오늘, 어제와 같은 오늘이었던
2024년 12월 3일.
난데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대통령 덕에
학습 의욕이 불끈 치솟은 우리 반 아이들은
고등학교에서나 다룰 계엄 선포권과 해제 요구권을
1교시 수학 시간부터 공부하자 난리였다.
「대통령이 시킨 선행 학습」 전문
「대통령이 시킨 선행 학습」은 어른들의 세계에 대해서도 아이들과 충분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시인의 인식이 잘 반영된 시다. 2024년 12월에 일어난 계엄령은 어른들만 알기에는 너무나 큰 뉴스가 되었다. 시인은 정치적인 이슈를 어떻게 하면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을 수 있을까를 고민했을 것이다.
시인의 선택은 선행 학습과 연관지어 대통령의 예상치 못한 계엄령에 대해 꼬집는 것이었다. 초등학교 교실에서 금지된 선행 학습이 그 누구도 아닌 대통령 때문에 실시되는 상황으로 되어 버렸다. 계엄령과 선행 학습이라는 의외의 조합이 우리가 경험한 일을 새로운 방식으로 보게 만든다.
물론 이러한 시 쓰기 전략의 바탕에는 시의 발상과 표현에 관한 문제의식도 깔려 있게 마련이다. 시인은 일상의 삶에서 의미 있는 메시지를 건져 올리는 일에 관심을 가진다. 지하철 환승 구간에서도, 먹고 싸는 생리현상에서도, 바다낚시의 현장에서도 시인은 새롭게 의미를 발견해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시한다.
새로운 주제나 메시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새로운 언어화이다. 이미 다 아는 것도, 늘 똑같이 겪는 것도, 그래서 하나도 새로울 것이 없는 것도 표현을 달리 하면 전혀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음을 시인은 여기저기에서 보여 준다. 다음과 같은 시가 바로 그러한 시다.
튤립이 꽃망울을 떠뜨렸다고/화분을 들고 거실로 뛰어나오던 순이,/문지방에 걸려 그대로 엎어졌다.//화분이 깨지고/흙이 쏟아지고/튤립은 목이 꺾였다.//엎어진 고 모양 고대로/고개만 살짝 든 순이,/눈앞의 튤립을 보고 울음을 터뜨린다.//"누구 닮아 저래?"/"얼른 일어나지 못해?"/"헐, 깨끗이 치워라!"//소파에 나란히 앉아 있던/엄마가 아빠가 오빠가/TV에서 눈도 떼지 않고 한마디씩 한다.//"못된 것들. 속상해할 시간도 안 줘?"/건너방에서 방문을 홱 열어젖힌 할머니가/엄마부터 차례대로 매의 눈으로 쏘아본다. - 「울지도 못해?」 전문
이 시는 아이가 화분을 들고 가다가 넘어지는 단순한 내용이다. 어느 집에서나 있을법한 일에 시인은 맛깔스런 표현을 구사해 읽을 재미를 더한다. 엄마와 아빠, 오빠의 표현이 생생하게 들리고 할머니가 나서서 아이를 위로하고 식구들을 타박하는 표현 또한 이 시를 살리는 데 한몫을 한다.
어린이만을 위한 시가 있을 수 있다. 아니, 있어야만 한다. 특히 저연령의 어린이한테는 그런 시도 꼭 필요하다. 낱말 익힘 시와 리듬감 익힘 시는 말할 것도 없고 노래를 이끄는 시나 율동을 받쳐주는 시는 어린이를 이롭게 하고 즐겁게 한다. 그러나 어린이한테는 이와 전혀 다른 시도 필요하다. 어린이 자신에 대해서 일러주는 시도 필요하고 어린이가 함께 살아가야 할 어른에 대해서 일러주는 시도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시는 어른한테도 필요한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어린이만을 위하는 시보다 어린이도 위하는 시가 진정으로 어린이를 위하는 시라는 시라고 말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시킨 선행 학습』은 이러한 동시 정신을 지향한다.
목차
목차
1부 쉿, 조용!
'올 백'의 가치 ㆍ 10
2부 아기가 첫 뒤집기를 하면
아기는 ㆍ 42
3부 선생님은 예뻐요
철수와 찰스 ㆍ 76
4부 잘난 놈보다 더 잘난 못난 놈이 있다는 거
현수네 ㆍ 104
지은이의 말 ㆍ 136
'올 백'의 가치 ㆍ 10
2부 아기가 첫 뒤집기를 하면
아기는 ㆍ 42
3부 선생님은 예뻐요
철수와 찰스 ㆍ 76
4부 잘난 놈보다 더 잘난 못난 놈이 있다는 거
현수네 ㆍ 104
지은이의 말 ㆍ 136
저자
저자
이지호
어린이시교육연구회 회원, 우시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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