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뾰족박쥐일까?(어린이시나라 시집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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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어린이가 하는 말, 행동을 있는 그대로 담아 공감하기 쉬운 시
어른인 시인이 어린이의 세계를 시로 표현할 때, 그 시는 부자연스러워지기 쉽습니다. 어린이가 실제로 하는 말이나 생각보다는 어른의 입장에서 어린이가 했으면 하는 말이나 생각이 담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열두 살 어린이가 혀짤배기 소리를 하기도 하고, 여섯 살 어린이가 현학적인 말을 하기도 합니다.
이 시집의 시들에는 그런 부자연스러움이 없습니다. 어린이들이 실제로 하는 생각이 어린이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표현에 그대로 담겨있습니다. 어린이와 가까이 생활하고 있는 시인들의 직업적 특수성 덕분에 그 생생함이 잘 담겨있는 것일 수도 있지만, 시를 창작하는 과정에서 '동심'이라는 고정된 틀을 통해 어린이를 바라보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자신들의 모습이 있는 그대로 담긴 시들을 보며 많은 어린이들이 깊은 공감을 느낄 것입니다.
어떤 어린이는 「빙고 게임을 하자고 하면」을 읽으며, 자신이 선생님한테 그런 제안을 받으면 어떤 반응을 하게 될지 떠올리며 상상의 재미를 느낄 것입니다. 단짝 친구와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에 자기 의견을 솔직히 이야기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는 소심한 어느 어린이는 「네 맘에 들고 싶은 내 옷」에서 작은 위로가 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른들에게 '모른다' '못한다'고 솔직하게 말하기 어려워했던 어린이라면 「당당한 똥 누기」 속 다빈이의 말에서 용기를 얻게 될지도 모릅니다.
어린이와 세상을 바라보는 어른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시
어린이와 어린이를 둘러싼 세상을 그리기 위해 반드시 어린이 화자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어른의 입장에서 어린이를 보는 다정한 마음, 어린이의 눈으로는 미처 볼 수 없는 세계를 조심스럽게 들여다보는 시선은 어린이시가 아닌 동시만 담아낼 수 있는 특별함입니다. 이 시집은 그런 특별함을 어른 화자의 다양한 시선을 통해 섬세하게 보여줍니다.
가령, 어느 엄마가 급한 마음에 아이의 손을 잡고 무단횡단을 하는 「그 순간에도」 유치원에서 배운 교통안전수칙을 지키는 아이의 모습을 제대로 포착하고 있는 어른이 있습니다. 친구가 전학 간 「텅 빈 운동장」에서 괜히 모래만 툭툭 차고 있는 어린이의 쓸쓸함을 알아주는 어른도 있습니다.
한편, 어린이를 대하는 어른의 태도가 항상 따뜻하지만은 않다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시도 있습니다.
다들 국어책 156쪽, 참 잘 읽었어요. // 달콤박쥐는 듣는 사람이 기분 좋게 말하고, / 뾰족박쥐는 듣는 사람이 기분 상하게 말을 하네요. // 우리 1학년 9반 어린이들은 / 어떤 박쥐처럼 말할 거예요? // 태호야, 잠깐. 발표하려면 손부터 들어야지. / 선생님이 한마디 했다고 그걸로 삐져? / 너 방금 뭐라고 했어? 들리도록 말을 해야지. / 그렇다고 소리를 쳐? 선생님 귀 안 먹었어! // 얘들아, 봤지? / 태호처럼 말하는 게 / 뾰족박쥐처럼 말하는 거야. - 「누가 뾰족박쥐일까?」 전문
정작 시에서는 그 이유를 직접 말해 주지 않지만, 우리는 시에 나오는 태호 어린이가 왜 뾰족박취처럼 말하게 되었는지를 유추할 수 있습니다. 바로 어른인 선생님이 뾰족박쥐처럼 말했기 때문입니다. 이 시에서는 어린이에게 뾰족박쥐처럼 말하지 말라고 하는 말, 바로 그것을 뾰족박쥐처럼 말하는 어른 화자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너머, 뾰족박쥐처럼 말하게 된 어린이의 상황과 처지를 이해하고 그 원인을 어른 자신에게서 찾는 어른 시인의 모습도 찾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주는 순간, 어린이는 자랍니다. 시를 읽으면서 자신들을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어른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어린이는 더 자랄 것입니다.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읽으면 좋을 시집
어린이는 생각보다 어른들의 세계를 많이 알고 있고, 어른들은 생각보다 어린이들의 세계를 잘 모르는지도 모릅니다. 이 시집에는 어린이가 바라본 어른들의 세계도 담겨 있고, 어른이 바라본 어린이들의 세계도 담겨 있습니다. 이 시집은 어른이 어린이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우시놀이 노력한 결실이라고 하겠습니다. 이것이 이 시집을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읽기를 추천하는 이유입니다.
〈지은이의 말〉
강우성 : 평범한 일상이 주는 고마움을 알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시 다섯 편은 쓸 수 있다는 말을 믿고 쉬운 마음으로 시작한 시 쓰기가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그동안 제 하루하루를 그렇게 깊이 들여다보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무심코 지나친 평범한 일상들을 살피며 한 줄, 한 줄을 조심스럽게 쓰고 고쳤습니다. 그렇게 제 주변의 작고 사소한 발견들이 조금씩 시의 씨앗이 되어갔습니다. 평범한 일상이 주는 고마움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마음과 시간들이 또 다른 시의 씨앗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강인혜 : 시를 쓰면서 세상이 새롭게 보였습니다. 시를 쓰려고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고, 세상을 자세히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지나치는 말에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들리고, 익숙한 풍경에서도 새로운 것이 보였습니다. 무엇을 봐도 호기심 가득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습니다. 평범한 일상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찾게 해준 시가 참 고맙습니다.
배경미
시는 누구나 쓸 수 있습니다. 시를 쓸 거라는 생각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제가 어쩌다 시를 썼습니다. 한 줄 한 줄 시를 쓰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기쁨이 커서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누구나 온 마음을 다하면 쓸 수 있는 게 시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시를 쓰며 지금까지 살아온 제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도 소중했습니다. 제 옆에 있는 사람들이 더욱 귀하게 느껴집니다. 더욱 사랑할 힘이 생겼습니다. 시, 참 좋습니다.
서지선
시를 쓰면서 나를 알아 갑니다. 시를 쓰는 일은 저를 알아 가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제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어떤 순간에 마음이 움직이는지를 자꾸 들여다보게 되니까요. 무심히 지나치던 것들을 자세히 보게 되고, 다른 사람이나 세상의 일에도 조금 더 귀 기울이게 됩니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오래 붙잡고 고민하는 시간은 '나만이 말할 수 있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를 쓴다는 건 결국 '나답게 살고 싶은 마음'을 놓지 않고 꼭 붙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손유라
아이들에게 사과하는 마음으로 시를 씁니다. 시를 쓸 때면 제가 만난 아이들이 떠오릅니다. 그러다 문득, 어른으로서 부족했던 저와 마주하게 됩니다. 아이들을 믿고 기다려주지 못하고,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지 못했던 날들이 떠올라 부끄러워집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의 마음을 알면서도 모른 척했던 순간들이 생각나 고개를 들 수 없습니다. 그 아이들에게 사과하는 마음으로 시를 씁니다.
신미희
위로하고 싶을 때는 시를 씁니다. 시를 쓰며 어린 시절을 종종 떠올립니다. 지금껏 상처인지도 몰랐던 일에 아파하는 어린 저를 만나기도 합니다. 긴 시간 혼자 속상했을 저에게 시를 써서 위로합니다. 그러면 조금씩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낍니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들었던 말도 시를 쓰면서 곱씹게 됩니다. 그들의 아픔이 느껴지면 또 시를 씁니다.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어, 미처 하지 못한 말을 글로 남깁니다. 시는 나와 우리 반 아이들에게 건네는 저의 위로입니다.
안병진
시를 쓰면서 제 하루하루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시를 읽고 쓰지 않아도 일상을 사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시를 쓰기 시작하니까 저에게 작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특별할 것 없이 지나갔던 하루에도 시가 있었습니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에 새로운 의미가 보였습니다. 농담처럼 그냥 웃고 지나가는 말에도 숨겨진 뼈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새롭게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메모장에 적어 나갔습니다. 지금 와서 이 메모들을 다시 들여다보면, 그동안 하루하루는 시를 쓰기 전과는 조금 다르게 살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보이기는 많이 부끄럽지만, 저를 달라지게 만들어준 시라서 용기 내어 꺼내 놓습니다. 읽는 사람에게도 잠깐이나마 하루가 다르게 느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미란
시를 쓰며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시를 쓰면서 제가 세상을 얼마나 무감각하게 바라보고, 얼마나 상투적으로 표현해 왔는지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더 오래 보고, 더 깊이 느끼려 애썼습니다. 낯익은 풍경도 낯선 마음으로 마주하려 했습니다. 그렇게 붙잡은 순간들을 조심스럽게 담아 보았습니다. 시 쓰기를 통해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이준식
시를 쓸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시를 쓰면서 감사할 일이 많아졌습니다. 어느 날, 울타리를 넘어가는 덩굴장미를 보면서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시를 쓰지 않았더라면 넘어가지 말라는 팻말에도 넘어가는 덩굴장미한테 어떤 감동도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제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일들은 이렇게 소박한 모습이었습니다. 시를 통해 감사한 마음으로 살다 보니 세상에는 당연한 일이 없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를 쓸 수 있는 것도, 시를 읽어 주는 분들이 있다는 것도, 감사한 일입니다.
정일해
시를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이 바뀌었습니다. 시를 쓰려고 하니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작고도 깊은 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옆집 할머니의 하루가 궁금해지고, 동네 아이의 말 한마디에도 마음이 움직입니다. 시는 제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바꾸었습니다. 사람 사이에서 오가는 별것 아닌 말들이 소중해지고 시를 쓸 재료가 되어주었습니다. 시를 통해 사람을 알고, 사람을 통해 시를 배우며, 저는 점점 더 사람을 좋아하게 됩니다.
최민지
시에 섬세하고 따뜻한 마음을 담고 싶습니다. 시를 쓰면서 일상의 순간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게 되었습니다. 주변에 관심을 기울였고, 내 마음도 깊이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세상을 좀 더 세심하게 보게 되었습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삶이 있고,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어떤 때는 재미있기도 했고, 어떤 때는 슬프기도 했고, 어떤 때는 공감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 모든 것을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삶의 다채로움과 그에 담긴 마음까지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 마음으로 시를 씁니다.
최유정
시와 함께,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고 싶습니다. 제가 어린아이였을 때, 동시는 쉽고, 재미있는 글이었습니다. 마흔이 넘은 지금, 저에게 동시는 재미있지만 어려운 글입니다.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고, 저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시로 쓴다는 게 참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감동한 것을 붙잡고 깊이 있게 생각하는 것부터 어려웠고, 결국 시 한 편도 쓰지 못하고 제자리만 맴도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시를 놓지 않는 것은 시가 세상과 저를 더 깊이 이해하게 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도 헤아리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선생님들과 함께 시 이야기를 나누며 제가 쉽게 지나치고 있었던 일상의 소중함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시를 읽고 쓰는 것은 저를 더 가치 있게 살아가게 합니다. 그런 시와 오래도록 재미있게 함께하고 싶습니다.
한두이
그냥 사라질 이야기들을 시로 붙들어 두고 싶어요. 아랫집 할아버지가 며칠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할아버지는 합천 사람인데 우리 마을에 머슴 살러 왔다가 그 성실함에 반한 주인이 딸을 내주어 혼인도 하고 아이도 낳고 마침내 우리 마을 사람이 되었다 합니다. 할아버지는 한 푼 두 푼 돈을 모아 어떤 해는 밭 한 뙈기 또 어떤 해는 논 한 뙈기 사들였지만, 삶의 형편이 아이들을 먼 데로 공부하러 보낼 정도는 아니었다 합니다. 이 할아버지에 대해서 할 이야기가 아직 많이 남았는데, 벌써 허락받은 지면이 다 차 버렸네요. 이 할아버지가 우리 마을에서, 아니 내가 아는 할아버지 중에서 가장 행복한 할아버지라는 이야기는 아직 꺼내지도 못했는데…. 우리 마을의 할아버지들과 할머니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그들의 가슴속에 묻혀 있을 이야기들도 함께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저는 아직 그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도 못했는데. 그들도 들려주고 싶어 하지 않았을까요? 이 세상에는 사람 수만큼이나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이야기들은 허공을 떠돌다 그냥 사라집니다. 그런 이야기들을 글로 붙잡아두고 싶습니다. 긴 글은 부담스러우니 짧은 글로요. 저한테 시는 그런 이야기들 중의 하나를 품은 짧은 글일 뿐입니다.
한양하
'누구나'에 1인 추가합니다. '이지호 선생님'이 그랬습니다. 누구나 인생 다섯 편의 시를 쓸 수 있다고. 시인이 별 사람이 아니라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다고. 그 누구나에 1인 추가할 수 있어 기쁩니다. 하마터면 게으름으로 누구나에 끼이지 못할 뻔했습니다. 시를 쓰면서 엄마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옛날에 엄마 마음이 이랬겠다 싶었습니다. 이젠 내가 엄마 경력 30년차, 여전히 배울 게 많은 엄마이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시 쓰는 엄마가 될 수 있어 영광입니다.
어른인 시인이 어린이의 세계를 시로 표현할 때, 그 시는 부자연스러워지기 쉽습니다. 어린이가 실제로 하는 말이나 생각보다는 어른의 입장에서 어린이가 했으면 하는 말이나 생각이 담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열두 살 어린이가 혀짤배기 소리를 하기도 하고, 여섯 살 어린이가 현학적인 말을 하기도 합니다.
이 시집의 시들에는 그런 부자연스러움이 없습니다. 어린이들이 실제로 하는 생각이 어린이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표현에 그대로 담겨있습니다. 어린이와 가까이 생활하고 있는 시인들의 직업적 특수성 덕분에 그 생생함이 잘 담겨있는 것일 수도 있지만, 시를 창작하는 과정에서 '동심'이라는 고정된 틀을 통해 어린이를 바라보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자신들의 모습이 있는 그대로 담긴 시들을 보며 많은 어린이들이 깊은 공감을 느낄 것입니다.
어떤 어린이는 「빙고 게임을 하자고 하면」을 읽으며, 자신이 선생님한테 그런 제안을 받으면 어떤 반응을 하게 될지 떠올리며 상상의 재미를 느낄 것입니다. 단짝 친구와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에 자기 의견을 솔직히 이야기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는 소심한 어느 어린이는 「네 맘에 들고 싶은 내 옷」에서 작은 위로가 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른들에게 '모른다' '못한다'고 솔직하게 말하기 어려워했던 어린이라면 「당당한 똥 누기」 속 다빈이의 말에서 용기를 얻게 될지도 모릅니다.
어린이와 세상을 바라보는 어른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시
어린이와 어린이를 둘러싼 세상을 그리기 위해 반드시 어린이 화자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어른의 입장에서 어린이를 보는 다정한 마음, 어린이의 눈으로는 미처 볼 수 없는 세계를 조심스럽게 들여다보는 시선은 어린이시가 아닌 동시만 담아낼 수 있는 특별함입니다. 이 시집은 그런 특별함을 어른 화자의 다양한 시선을 통해 섬세하게 보여줍니다.
가령, 어느 엄마가 급한 마음에 아이의 손을 잡고 무단횡단을 하는 「그 순간에도」 유치원에서 배운 교통안전수칙을 지키는 아이의 모습을 제대로 포착하고 있는 어른이 있습니다. 친구가 전학 간 「텅 빈 운동장」에서 괜히 모래만 툭툭 차고 있는 어린이의 쓸쓸함을 알아주는 어른도 있습니다.
한편, 어린이를 대하는 어른의 태도가 항상 따뜻하지만은 않다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시도 있습니다.
다들 국어책 156쪽, 참 잘 읽었어요. // 달콤박쥐는 듣는 사람이 기분 좋게 말하고, / 뾰족박쥐는 듣는 사람이 기분 상하게 말을 하네요. // 우리 1학년 9반 어린이들은 / 어떤 박쥐처럼 말할 거예요? // 태호야, 잠깐. 발표하려면 손부터 들어야지. / 선생님이 한마디 했다고 그걸로 삐져? / 너 방금 뭐라고 했어? 들리도록 말을 해야지. / 그렇다고 소리를 쳐? 선생님 귀 안 먹었어! // 얘들아, 봤지? / 태호처럼 말하는 게 / 뾰족박쥐처럼 말하는 거야. - 「누가 뾰족박쥐일까?」 전문
정작 시에서는 그 이유를 직접 말해 주지 않지만, 우리는 시에 나오는 태호 어린이가 왜 뾰족박취처럼 말하게 되었는지를 유추할 수 있습니다. 바로 어른인 선생님이 뾰족박쥐처럼 말했기 때문입니다. 이 시에서는 어린이에게 뾰족박쥐처럼 말하지 말라고 하는 말, 바로 그것을 뾰족박쥐처럼 말하는 어른 화자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너머, 뾰족박쥐처럼 말하게 된 어린이의 상황과 처지를 이해하고 그 원인을 어른 자신에게서 찾는 어른 시인의 모습도 찾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주는 순간, 어린이는 자랍니다. 시를 읽으면서 자신들을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어른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어린이는 더 자랄 것입니다.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읽으면 좋을 시집
어린이는 생각보다 어른들의 세계를 많이 알고 있고, 어른들은 생각보다 어린이들의 세계를 잘 모르는지도 모릅니다. 이 시집에는 어린이가 바라본 어른들의 세계도 담겨 있고, 어른이 바라본 어린이들의 세계도 담겨 있습니다. 이 시집은 어른이 어린이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우시놀이 노력한 결실이라고 하겠습니다. 이것이 이 시집을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읽기를 추천하는 이유입니다.
〈지은이의 말〉
강우성 : 평범한 일상이 주는 고마움을 알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시 다섯 편은 쓸 수 있다는 말을 믿고 쉬운 마음으로 시작한 시 쓰기가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그동안 제 하루하루를 그렇게 깊이 들여다보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무심코 지나친 평범한 일상들을 살피며 한 줄, 한 줄을 조심스럽게 쓰고 고쳤습니다. 그렇게 제 주변의 작고 사소한 발견들이 조금씩 시의 씨앗이 되어갔습니다. 평범한 일상이 주는 고마움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마음과 시간들이 또 다른 시의 씨앗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강인혜 : 시를 쓰면서 세상이 새롭게 보였습니다. 시를 쓰려고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고, 세상을 자세히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지나치는 말에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들리고, 익숙한 풍경에서도 새로운 것이 보였습니다. 무엇을 봐도 호기심 가득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습니다. 평범한 일상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찾게 해준 시가 참 고맙습니다.
배경미
시는 누구나 쓸 수 있습니다. 시를 쓸 거라는 생각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제가 어쩌다 시를 썼습니다. 한 줄 한 줄 시를 쓰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기쁨이 커서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누구나 온 마음을 다하면 쓸 수 있는 게 시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시를 쓰며 지금까지 살아온 제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도 소중했습니다. 제 옆에 있는 사람들이 더욱 귀하게 느껴집니다. 더욱 사랑할 힘이 생겼습니다. 시, 참 좋습니다.
서지선
시를 쓰면서 나를 알아 갑니다. 시를 쓰는 일은 저를 알아 가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제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어떤 순간에 마음이 움직이는지를 자꾸 들여다보게 되니까요. 무심히 지나치던 것들을 자세히 보게 되고, 다른 사람이나 세상의 일에도 조금 더 귀 기울이게 됩니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오래 붙잡고 고민하는 시간은 '나만이 말할 수 있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를 쓴다는 건 결국 '나답게 살고 싶은 마음'을 놓지 않고 꼭 붙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손유라
아이들에게 사과하는 마음으로 시를 씁니다. 시를 쓸 때면 제가 만난 아이들이 떠오릅니다. 그러다 문득, 어른으로서 부족했던 저와 마주하게 됩니다. 아이들을 믿고 기다려주지 못하고,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지 못했던 날들이 떠올라 부끄러워집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의 마음을 알면서도 모른 척했던 순간들이 생각나 고개를 들 수 없습니다. 그 아이들에게 사과하는 마음으로 시를 씁니다.
신미희
위로하고 싶을 때는 시를 씁니다. 시를 쓰며 어린 시절을 종종 떠올립니다. 지금껏 상처인지도 몰랐던 일에 아파하는 어린 저를 만나기도 합니다. 긴 시간 혼자 속상했을 저에게 시를 써서 위로합니다. 그러면 조금씩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낍니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들었던 말도 시를 쓰면서 곱씹게 됩니다. 그들의 아픔이 느껴지면 또 시를 씁니다.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어, 미처 하지 못한 말을 글로 남깁니다. 시는 나와 우리 반 아이들에게 건네는 저의 위로입니다.
안병진
시를 쓰면서 제 하루하루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시를 읽고 쓰지 않아도 일상을 사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시를 쓰기 시작하니까 저에게 작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특별할 것 없이 지나갔던 하루에도 시가 있었습니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에 새로운 의미가 보였습니다. 농담처럼 그냥 웃고 지나가는 말에도 숨겨진 뼈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새롭게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메모장에 적어 나갔습니다. 지금 와서 이 메모들을 다시 들여다보면, 그동안 하루하루는 시를 쓰기 전과는 조금 다르게 살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보이기는 많이 부끄럽지만, 저를 달라지게 만들어준 시라서 용기 내어 꺼내 놓습니다. 읽는 사람에게도 잠깐이나마 하루가 다르게 느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미란
시를 쓰며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시를 쓰면서 제가 세상을 얼마나 무감각하게 바라보고, 얼마나 상투적으로 표현해 왔는지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더 오래 보고, 더 깊이 느끼려 애썼습니다. 낯익은 풍경도 낯선 마음으로 마주하려 했습니다. 그렇게 붙잡은 순간들을 조심스럽게 담아 보았습니다. 시 쓰기를 통해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이준식
시를 쓸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시를 쓰면서 감사할 일이 많아졌습니다. 어느 날, 울타리를 넘어가는 덩굴장미를 보면서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시를 쓰지 않았더라면 넘어가지 말라는 팻말에도 넘어가는 덩굴장미한테 어떤 감동도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제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일들은 이렇게 소박한 모습이었습니다. 시를 통해 감사한 마음으로 살다 보니 세상에는 당연한 일이 없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를 쓸 수 있는 것도, 시를 읽어 주는 분들이 있다는 것도, 감사한 일입니다.
정일해
시를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이 바뀌었습니다. 시를 쓰려고 하니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작고도 깊은 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옆집 할머니의 하루가 궁금해지고, 동네 아이의 말 한마디에도 마음이 움직입니다. 시는 제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바꾸었습니다. 사람 사이에서 오가는 별것 아닌 말들이 소중해지고 시를 쓸 재료가 되어주었습니다. 시를 통해 사람을 알고, 사람을 통해 시를 배우며, 저는 점점 더 사람을 좋아하게 됩니다.
최민지
시에 섬세하고 따뜻한 마음을 담고 싶습니다. 시를 쓰면서 일상의 순간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게 되었습니다. 주변에 관심을 기울였고, 내 마음도 깊이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세상을 좀 더 세심하게 보게 되었습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삶이 있고,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어떤 때는 재미있기도 했고, 어떤 때는 슬프기도 했고, 어떤 때는 공감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 모든 것을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삶의 다채로움과 그에 담긴 마음까지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 마음으로 시를 씁니다.
최유정
시와 함께,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고 싶습니다. 제가 어린아이였을 때, 동시는 쉽고, 재미있는 글이었습니다. 마흔이 넘은 지금, 저에게 동시는 재미있지만 어려운 글입니다.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고, 저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시로 쓴다는 게 참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감동한 것을 붙잡고 깊이 있게 생각하는 것부터 어려웠고, 결국 시 한 편도 쓰지 못하고 제자리만 맴도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시를 놓지 않는 것은 시가 세상과 저를 더 깊이 이해하게 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도 헤아리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선생님들과 함께 시 이야기를 나누며 제가 쉽게 지나치고 있었던 일상의 소중함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시를 읽고 쓰는 것은 저를 더 가치 있게 살아가게 합니다. 그런 시와 오래도록 재미있게 함께하고 싶습니다.
한두이
그냥 사라질 이야기들을 시로 붙들어 두고 싶어요. 아랫집 할아버지가 며칠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할아버지는 합천 사람인데 우리 마을에 머슴 살러 왔다가 그 성실함에 반한 주인이 딸을 내주어 혼인도 하고 아이도 낳고 마침내 우리 마을 사람이 되었다 합니다. 할아버지는 한 푼 두 푼 돈을 모아 어떤 해는 밭 한 뙈기 또 어떤 해는 논 한 뙈기 사들였지만, 삶의 형편이 아이들을 먼 데로 공부하러 보낼 정도는 아니었다 합니다. 이 할아버지에 대해서 할 이야기가 아직 많이 남았는데, 벌써 허락받은 지면이 다 차 버렸네요. 이 할아버지가 우리 마을에서, 아니 내가 아는 할아버지 중에서 가장 행복한 할아버지라는 이야기는 아직 꺼내지도 못했는데…. 우리 마을의 할아버지들과 할머니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그들의 가슴속에 묻혀 있을 이야기들도 함께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저는 아직 그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도 못했는데. 그들도 들려주고 싶어 하지 않았을까요? 이 세상에는 사람 수만큼이나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이야기들은 허공을 떠돌다 그냥 사라집니다. 그런 이야기들을 글로 붙잡아두고 싶습니다. 긴 글은 부담스러우니 짧은 글로요. 저한테 시는 그런 이야기들 중의 하나를 품은 짧은 글일 뿐입니다.
한양하
'누구나'에 1인 추가합니다. '이지호 선생님'이 그랬습니다. 누구나 인생 다섯 편의 시를 쓸 수 있다고. 시인이 별 사람이 아니라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다고. 그 누구나에 1인 추가할 수 있어 기쁩니다. 하마터면 게으름으로 누구나에 끼이지 못할 뻔했습니다. 시를 쓰면서 엄마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옛날에 엄마 마음이 이랬겠다 싶었습니다. 이젠 내가 엄마 경력 30년차, 여전히 배울 게 많은 엄마이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시 쓰는 엄마가 될 수 있어 영광입니다.
목차
목차
1부 나만의 빛깔로
내 생일 _이준식 ㆍ 10
…
텅 빈 운동장 _강인혜 ㆍ 32
2부 다르게 보면
선생님 사투리 때문에 _배경미 ㆍ 34
…
누가 뾰족박쥐일까? _이미란 ㆍ 56
3부 새로운 세상
유치원 첫 공개수업 _강인혜 ㆍ 58
…
마을 주민 의식 조사 _한두이 ㆍ 80
4부 함께 살아요
두 번이나 선 넘은 아저씨 _강우성 ㆍ 82
…
빈집 _정일해 ㆍ 103
시인의 말ㆍ말ㆍ말 ㆍ 104
내 생일 _이준식 ㆍ 10
…
텅 빈 운동장 _강인혜 ㆍ 32
2부 다르게 보면
선생님 사투리 때문에 _배경미 ㆍ 34
…
누가 뾰족박쥐일까? _이미란 ㆍ 56
3부 새로운 세상
유치원 첫 공개수업 _강인혜 ㆍ 58
…
마을 주민 의식 조사 _한두이 ㆍ 80
4부 함께 살아요
두 번이나 선 넘은 아저씨 _강우성 ㆍ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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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_정일해 ㆍ 103
시인의 말ㆍ말ㆍ말 ㆍ 104
저자
저자
우시놀
누구든지 시 다섯 편은 쓸 수 있다는 믿음으로 시 쓰기 공부를 하는 모임. 본디 이름은 '우리는 시로 놀아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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