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꽃(아꿈 소설선 2)
임미나 소설집
임미나 작가의 소설집 벼꽃은 세상에서 상처받고 버림받은 소외된 여성들과 그들의 고통스러운 삶을 작가의 눈으로 직시하고 있는 작품이다. 10대 미혼모의 이야기「향기」. 결혼을 앞두고, 파국을 맞는 여성의 이야기「눈」, 20대 여성 주인공과 할머니와의 동거에서 불화와 화해를 다룬 「바람의 집」. 30대 여성의 불행의 대물림을 그린「복」, 시어머니의 불행을 외면하며 사는 이야기「섬」. 노란 포대를 들고 구걸로 ‘십 원만 주세요’를 외치며 길 위에서 살아가는 40대 여성 주인공의 「벼꽃」에서, 구걸마저도 남편과 살기 위한 처절한 투쟁이었음을 보여준다. 「봄날」에서 50대 또는 60대 여성인 이들에게 남은 건 침대에 묶여 있는 병든 몸뿐이다. 그녀가 꽁꽁 언 손으로 쓴 소설의 끈을 따라가 보면 우리의 삶이 얼마나 뜨거워야 하는가를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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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임미나 작가는 소설집 『벼꽃』에서 소설 주인공의 다양한 층위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그의 사회의식이 돋보이는 점이라 할 수 있겠다. 인간의 계급을 甲乙丙丁으로 나눈다면 임미나 소설의 주인공들은 아마 을과 병을 지나 정쯤이 아닐까. 갑을병정의 기준이 자칫 경제적 기준이 아닌가 걱정이 앞서지만, 그들의 사회적 현주소가 경제적 위상과도 맞물려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인간의 사회적 위상이 어떻든 인간이라면 누구나 기본적 삶의 필요조건으로 사랑이 필요하다.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고 일체가 되고 싶은 강렬한 욕망, 열정으로 투신하게 한다. 결국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상대의 매력(魅力)에 매혹(魅惑)되었다는 말이다. 매력(魅力)과 매혹(魅惑)이라는 글자 속에는 '이해하기 힘들다'는 뜻의 도깨비 매(魅)자가 포함되어 있다. 마치 도깨비에 홀리듯 하루에도 수 만 번 천국과 지옥을 넘나드는 이해하기 힘든(?) 인간의 선택은 사랑의 특권이자 속성이다. 여기 사랑의 특권으로 천국과 지옥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돈을 들고 튄 남자친구를 기다리며 하염없이 편지를 쓰는 10대 미혼모의 이야기「향기」. 한 때 사귀었던 여자 친구와의 영상이 결혼을 한 달 앞두고, 결혼 할 남자의 눈에 띄어 파국을 맞는 「눈」의 주인공 20대 여성. 예비부부인 그들이 그동안 침대에서 뒹굴며 즐겨봤던 영상은, 당연히 불법 촬영 영상이었음에도 타인의 영상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교통사고로 부모와 오빠를 잃은 20대 여성주인공의 할머니와 동거의 불협화음과 화해를 다룬 「바람의 집」. 모든 것을 며느리의 복 없음으로 몰아세우는 시어머니를 둔, 신혼 첫날밤도 제대로 치르지 못한 30대 여성의 무기력한 삶과 불행의 대물림을 그린「복」. 남편사업 실패 후 남편의 본가가 있는 섬으로 귀향하여, 시어머니가 당한 성폭행을 자신이 당하지 않은 것에 안도하는 「섬」. 노란 포대를 들고 구걸로 '십 원만 주세요'를 외치며 길 위에서 근근이 살아가는 40대 여성주인공의 「벼꽃」에서, 구걸 행위마저도 남편과 살아내기 위한 처절한 투쟁이었음을 보여준다. 「봄날」에서 50대 또는 60대 여성에게 남은 건 레빈 튜브, 콧줄을 꽂고 침대에 묶여 있거나 환시(幻視)에 시달리는 병든 몸뿐이다.
임미나 작가의 소설 속 여성들의 삶은 한결같이 각박하다. 작가의 선택이 우연인지 의도인지 알 수 없으나 모든 주인공이 여성이면서, 그 여성들은 모두 상처 받은, 이별 또는 죽음으로 배신하는 남자의 그늘에 가려진 여성들이다. 작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여성들의 각박함을 선(善)으로 포장하지 않는다. 그들 나름의 이기적이고 파렴치함까지도 사실적으로 그려냄으로써 포장하지 않고 날 것 그대로의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이기적이거나, 착하기만 한 그들이 보여주는 삶의 현장이 우리들의 총체적 모습이자 우리 사회의 단면일 수 있다. 「향기」의 미혼모, 「눈」의 동성애, 「바람의 집」의 조손가정, 「봄날」에서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요양원의 현주소, 「섬」의 성폭력 피해를 감추기에 급급한 여성 노인 등을 통해, 책상에서 글을 쓰는 것이 아닌, 현장에서 몸으로 부대끼며 글을 쓰는 작가적 근성과 사회의식을 잘 드러내고 있다.
목차
목차
벼꽃 / 35
향기 / 67
눈길 / 99
봄날 / 129
섬 / 161
눈 / 191
복 / 221
해설_욕망의 변증법_이원화 / 252
작가의 말 / 266
저자
저자
현재, 광주전남 작가회의, 땅끝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전남지역 섬에 있는 요양원에서 어르신 돌보는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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