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의 잔액(실천 서정시선 60)
최희강 시집
그는 ‘하루를 살고 마지막 문장이면 어떠리’ 라는 강렬한 문장을 동원 했다. 한 줄의 시에 웃고 울며 지샌 날을 생각하며, 스스로 가슴에 와닿고 진정 괜찮은 문장을 쓰면 내일 죽어도 좋다는 결기가 느껴진다.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면서 움직이고 터져 없어진 절규를 호명한다’라고 했다. 그렇게 호명하면 시가 올까? 태양처럼 떠오를까? 시를 쓰면서 수 없이 절망했거나 절규했던 그 말들을 호명하면 다시 시가 올까? 참으로 고뇌하는 시인의 절규다. ‘강물에 떠내려가는 꽃잎 그제서야 계절이 시간 앞에 있음을 알겠네/하루를 살고 마지막 문장이면 어떠리’라는 비장함이 보인다. 그의 시생詩生은 씨줄과 날줄처럼 시를 ‘쓸줄 알줄’ 때까지 함께 하겠다는 다짐 이다. 참으로 대견한 후배 시인이다. 그가 가꾸어 갈 시의 영토에 최희강 시인만의 나무들이 자라서, 고단한 사람이나 시인들이 그늘에서 쉼을 얻을 때까지, 없어져 간 수많은 절규가 호명되어 열매로 주렁주렁 달리기를 바라며 등단 16년 만에 상재 하는 첫 시집에 축하의 힘찬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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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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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간 절규를 호명하면 시가 올까?
시라는 언어예술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시적 대상을 주관적이고도 감각적으로 읽어내는 감수성이 필요하다. 이 감수성은 영감靈感과도 연관된다. 프랑스의 볼테르Voltaire는 "시란 영혼의 음악이다."라고 했다. 나는 이 말을 좋아한다. 머리로 쓴 시에는 감동이 없다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고, 시를 쓰면서 영감이나 계시 같은 섬광이 순간적으로 번쩍하고 올 때가 있었는데 시를 '순간의 형이상학'이라고 말하는 이유를 이제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처음 시를 쓸 때, 시를 통해 나의 뜻이 전달되는데 치중했었다. 그러나 시는 의사 전달의 수단이나 시적 대상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다. 사물과 떨어져서 언어 자체의 존재성을 극대화하고 이미지를 형상화하며 시인이 시를 이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시가 시를 이끌고 가야 한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의 감정과 사상은 엄청나게 복잡다단한데, 정확하게 그것을 표현하기엔 우리의 일상 언어는 많은 한계가 있기에 시 속에 은유나 상징, 역설paradox을 동원하여 돌려서 말하고, 유안진 시인의 말대로 "거짓말로 참말 하기"라는 작법을 동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작법으로 시 짓기를 해야 한다"라고 고집하는 순간 그것은 가장 비시非詩적 지시다. 모든 예술의 창작에서 새로움이나 다양함이 사라지면 사람들은 점점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된다. 그러므로 예술창작은 일반적인 것에서 벗어난 시각, 즉 편견이 필요하다. 편견이란 그 사람만의 시각이다. 시는 더욱 그러하다. 원구식 시인의 시 '편견'은 필자가 가장 마음에 품고 사는 시론이다. 편견은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것을 보는 눈이다. 편견은 다름이고 차이이며 갑자기 일어나는 감정인 정동情動이다. 그리고 편견은 '합주와 독주'의 운율 같은 리토러넬로ritornello이다. 그러므로 시적인 사람은 이 땅의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사람이다.
최희강 시인의 시집 원고를 받아 들고 격월간《시사사》로 2006년에 이승훈 교수(시인, 한양대학교)의 추천으로 등단한 시인인데 등단 16년 만에 첫 시집을 낸다는 것 자체가 의외였다. 그동안 필자는 그의 시를 월간 현대시나 격월간 시사사와 한국시학, 시인동네 등 권위 있는 문예지에서 자주 봐 왔기 때문이다. 최희강 시인은 시의 밀도와 이미지를 감각화 하는데 능력이 있다. 이러한 시풍은 이승훈 교수의 영향을 받은 듯하다. 그러나 필자는 최희강 시인의 모더니티는, 오랜 기간 전통적으로 이어지던 문학의 규범을 허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계승 발전시킨 작법으로 보았다. 사실 전통적 의미의 그것과는 그의 결은 약간 다르지만 고정된 관념의 틀에서 벗어난 언어유희나 시적 파격을 동원한 약간의 아방가르드적인 시들에 주목하게 된다. 이 시집을 관통하는 화두는 역시 사랑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낄 수밖에 없는 고통과 절망, 슬픔과 아픔을, 보다 뜨거운 사랑과 인내로써 극복하려는 염원과 갈등이 교차하고 있다.
눈을 떠보니 통기타는 날아가고
끊어진 스프링에서 마네킹은 목이 없고 뻐꾸기 한 마리 날아드네
키스마크 꿈 사냥꾼이 쫓아 피를 토하는 꽃사슴 눈물방울 흐르네
키스
키스
스프링에서
나팔꽃은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게 피어나네
아침의 새가 지저귀는 비밀을 알 수는 없을까
그 깊이에서 토끼도 뱀도 여름날의 풀밭을 기억 할까
좁은 길을 찾아 꿈을 찾는 오늘의 마른 눈
두 시간 전에 그곳에서
다른 키스를 하는 흥미로운 남자
내 거울에는 조심스러운 속도로 발걸음을 옮기며 그럴 수 있다고
나를 바라보았네 나의 사랑과 너의 사랑은 네 개의 바퀴
산의 허벅지를 뚫고 구름의 깊은 내장을 꺼내어 기쁨의 솜털로
잠을 청하며 안경을 벗어 너의 사랑 비명을 즐기네
또 사랑은 얼마든지 쏟아져 나올 것이고 개 한 마리 어슬렁거리며
두 발로 지구가 흔들리고 전쟁이 난다해도 네 개의 발가락은 움직이네
세 시간 전에 그곳에서
키스하는 다른 네 개의 바퀴
거울들의 각도를 틀어 무서운 속도로 너를 잃어버리는 속도로 질주하네
다시 피어나는 나팔꽃
-「키스의 잔액」전문
이 시집의 표제 시다. 마주치는 사물과 실존의 탐구는 현실이면서도 현실이지 않은 불이不二적 작법을 동원한다. 잘 짜인 시적 장치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와 관념의 파열을 시에 새겨넣는 방법이다. 사랑을 노래하던 통기타는 사라지고 한갓진 꿈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끝났나 보다. 키스의 잔액은 '나팔꽃은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게 피어'나고 있다. 사랑은 생명을 있게 하고 자라게 하는 원천적인 힘이지만 이토록 부끄러운 아픔을 남기기도 한다. 그러나 '아침의 새가 지저귀는 비밀을 알 수는 있을까' 키스의 잔액은 아픈 것이면서도 또 다른 사랑을 꿈꾸는 원천이 되고 있다. 그 꿈은 자기 인식의 시각적 표상을 통해서 사랑의 모티프를 완성해 간다. 또 다른 사랑은 '개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며/두 발로 지구가 흔들리고 전쟁이 난다 해도 네 개의 발가락은 움직'일 것이고 사람들은 사랑을 이어가며 나팔꽃은 다시 피어난단다.
아름다운 칼날, 가위는 어제 버렸어요
손에 꽃을 들고 웃음 지으며 살아요
울지 마요
맨발에 하이힐 신고 모래사장을 걸어봐요
패션쇼 기분내요 한 여름밤에 청바지는 어울리지 않아요
아프지 마요
슬기로운 생활로 살아가요
울음 뚝
무당벌레의 잠을 살펴봐요
장미 넝쿨
가시 틈에 잎사귀를 키워내요
붉은 거미줄이 있는 오후
외눈박이 나비는 그래도 날아다녀요
그러니깐 잠깐 웃어요
커플 모자를 쓰고 우주여행 가요
은하수가 보이는 우주에서 윙크해요
우주복을 입고 수면 마스크로 자요
만나요 우주 어딘가에서
-「만남의 광장」부분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아름다운 칼날, 가위는 어제 버렸어요/손에 꽃을 들고 웃음 지으며 살아요/울지 마요' 화자는 독한 마음을 버리고 다시 일어선다. 그리고 다시 사랑을 꿈꾼다.
'은하수가 보이는 우주에서 윙크해요' 이 얼마나 황홀한 꿈인가? 현실은 모래사장을 걷고 있지만 하이힐을 신고 패션쇼를 하듯 시를 뽐내며 씩씩하게 살아가고 싶다는 다짐이다. 그리고 꿈속에서라도 소중한 그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한다. 사랑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현실의 척도와 꿈의 척도는 다르다. 그러나 부디 그 꿈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만남은 또 다른 슬픔을 잉태하기도 하고 갈등을 주기도 한다.
서 있는 무릎마다 차례로 살아가고 두 손을 모으고 나면 생각이 식탁 위로 가로질러 간다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를 때 블라인드 사이로 태양은 찢어진다
눈을 깜박이지 않을 거야
뛰어내리는 무릎을 따라 무릎은 소란스럽게 마주친다
욕망을 다오
눈썹을 다오
발걸음들이 서로를 쫓아낼 때 갈비뼈가 어둠 속에서 울고 있다
검정 없는 밤
어느 곳에 앉아버린 나비뼈
부득이한 의자
부득이한 안경
부득이한 입술
메마른 입이 사라지는 곳으로 커다란 인사를 남겨두고
오늘의 방향은 심심해 하는 이마를 추가한다 반짝거리자
어떤 형태로 식어가는 마음을 위하여 시소의 바깥을 움직인다
불안은 너의 수저
한 사나이가 오토바이를 타고 꽃밭을 비껴가고 들판을 달린다
우리는 조용히 바라본다
세상 끝에서도 오토바이는 깨어나지 않는 수면제이다
불안은 너의 어깨
맨 위로 올라가 여기에 저기에 떠도는 떠오르는 것들을 바라본다
-「우리는 조용히 바라본다」전문
이 시는 사랑의 결핍과 갈구에 초점을 두면서도 그 그림자를 그리고 있다. 마음이 서로 통하지 않는 현실은 '발걸음들이 서로를 쫓아낼 때 갈비뼈가 어둠 속에서 울고 있다'라고 할 만큼 아프다. 그러나 제목에서 말하듯 '우리는 조용히 바라본다'라고 함으로써 현실의 어둠이 아니라 시간이라는 삶의 '틈'을 보는 것이다. 틈은 각자의 고유성을 확보시켜주는 공간적, 시간적 여유를 말하는데 틈이 없는 인간관계는 답답하고 각자의 개성을 담보하지 않는다. 시인은 처음으로 돌아가서 '여기에 저기에 떠오르는 것을 바라'봄으로써 비극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는 종결이 아니라, 영원한 사랑을 위한 통과 과정으로 자위하면서 진실한 사랑을 갈구하는 강렬한 염원을 담고 있다. 이 시집은 이토록 간절하고 진실한 사랑을 찾아가는 여정의 기록이다. 그러면서도 시가 추구하는 다양성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도 보인다.
파랑이 온다
죽음이 운다
마음은 없다, 아니
갈팡질팡 두리번거리다
조용하게 밤을 기웃거리다
잠자는 횡격막이 딸꾹거리다
노랑이 겹친다
아이가 보챈다
탄생은 없다, 아직
비로소 웃음이 해답이다
소망한다, 웃는 당신을
파랑과 노랑은 명랑하다
-「파랑과 노랑」부분
시인은 왜 많고 많은 색 중에서 파랑과 노랑을 선택했을까? 파랑과 노랑이 합쳐지면 녹색이 된다. 색채학에서 녹색은 중립적인 색이다. 중용中庸의 색이다. 상징적 사유는 현상, 혹은 사물을 이념과의 연관 속에서 바라봄으로써 사물의 유한성을 극복하기도 한다. 이 시의 오브제랄 수 있는 파랑과 노랑은 시인의 또 다른 고뇌다. 그의 일상은 파랑과 노랑이 교차하고 있다. 파랑이 통通이라면 노랑은 지止다. 아무리 애쓰면서 밤을 새워 시를 써도 될 때가 있고 안 될 때가 있다. 그러나 쉬지 않고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시가 온다. 사랑도 그렇다. 그는 웃음이라는 해답을 파랑과 노랑의 만남으로 치환시켰다. 강수지의 노래 '보랏빛 향기처럼'과 같이 웃음도 고뇌도 파랑과 노랑으로 번진다. 그리고 그것은 '웃음이 해답'이란다. 안타까운 사랑의 현실을 엿보다가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하는 시다. 기왕 시를 쓰려면 나도 즐겁고 시도 웃으면서 왔으면 좋겠다고 하는 시인의 낙천적인 성격이 엿보인다. 그렇다, 시를 쓰면서 천형의 고통을 안고 가는 사람처럼 쓰는 사람도 있지만 이렇게 억지로라도 웃으면서 쓰면 명랑한 시가 탄생한다. 그래서 '파랑과 노랑은 명랑'한가 보다. 그러나 '아이가 보챈다/탄생은 없다 아직'이라고 하는 것으로 봐서 겸손한 시인의 자세가 읽힌다. 그가 쓰는 시 마다 명랑하고 좋은 시가 탄생하면 좋겠다.
네모난 그대의 옷을 펼치면
고운 나뭇결의 향기가 코에 스치고
두 손에 안겨 조용히 넘겨지네
덮으면 하나
펼치면 둘
시집은 가지런히 가랑이를 벌리네
대지의 나무들이 내 마음을 훔쳐다가
비단 나뭇결의 향기에 숨기네
책장 속에 숨은 내 마음은
넘길수록 조금씩 열리네
그대의 옷을 넘기면
아픈 팔이 아픈 글이 아픈 사랑이 사라지고
다시 그대의 옷을 넘기면
내 마음은 그대의 것
왼쪽으로 다 넘기면 그대에게 갈 수 있네
덮으면 하나
펼치면 인생
-「책장」전문
위 시는 시적 주체인 자기 인식의 존재론存在論적 탐구다. 책장의 책 속에 그가 있고 내가 있다. '덮으면 하나/펼치면 둘'이 된다. 그리고 '그대의 옷을 넘기면/아픈 팔이 아픈 글이 아픈 사랑이 사라'진다.라는 이미지를 통해서 상징성을 도드라지게 하고 있다. 덮으면 책 한 권으로 남지만 펼쳐서 그 책과 동화되면 인생을 들여다볼 수 있으니 '덮으면 하나/펼치면 인생'이다. 시인이 읽었으니 아마 시집일 것이다. 책을 사랑하는 평소의 태도가 이 시에서 드러난다. 결국 시를 읽어야 한다는 자기최면이고 현실에서의 일시적이거나 가변적인 것이 아니라, 에스프리esprit, 즉, 시 정신은 시집을 읽어가면서 완성되는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어느 평론가의 글에서 "일기장에 적으면 일기가 되고, 휴지통에 버리면 휴지가 되지만 시집에 옮겨 놓으면 시가 된다"라고 했던가. 평범한 일상의 책장을 통해 이렇게 좋은 시를 유추類推 해낼 수 있다는 사실에서 필자도 기쁘다.
환하고 짠한 문장이 나타났구나
당신이 바라고 보채어 멀리서 날아왔구나
그림자여
짧은 그리움에 사뭇치며 사라지는지 알 수 없는 여백
비에 묻힌 그림자는 사소한 투정을 부리는가
어디에도 따라붙는 그림자 시로 붙들어 매고
하얀 눈 내리는 밤
그 속에 감추고 싶은데
지구에서 해가 지지 않는 곳이 있다고 하지
그림자를 업고 아기를 재우듯 조용한 걸음
크고 길게 뻗어나가리
그림자 시여
겹쳐진 달 속에도 보여질까
헤어나올 수 없는 블랙홀도 그림자가 있는데
하얀 눈 쌓인 밤
당신의 그림자와 겹치고 싶은데
-「시학」전문
시를 맞이하는 환희다. 그가 기다리던 시는 그림자처럼 온다. 시의 'A는 B다'로 시작하여 '그 B는 C를 내포한다'는 진술과, 'A와 B와 C를 통합하여 D라는 새로운 집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다.' 이때 그 D에는 그림자까지 있어야 허상이 아닌 시적 감각이 느껴진다. 그림자가 없는 인생이 어디에 있으랴. 시에도 그림자가 없는 시는 그림의 수채화나 정물화 같다. 최희강의 시는 '그림자 시학'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많은 이야기를 그 속에 감추고 있다.
이제 최희강 시인의 시적 태도를 한 편만 더 살펴보는 것으로 감상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산 그리고 물의 경계에 있음이여
촛대바위에 자리 한 평 내어줄 마음이 있는지 누구에게 물어야 하나
반쪽이라도 내어주오
짧다고 말하지 마오
굴러가는 인생이라 신발이 닳고 도착한 곳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면서 움직이고 터져 없어진 절규를 호명한다
울려 퍼져라 아기의 첫울음
순간에 웃고 지금에서야 만나는 본연의 나
그림자에 묻고 싶은 말은 흰 눈에 희미해지고 마는
하늘에 물어보네
어떤 날 좋았는지
사랑은 있었는지
가슴에 묻었더라
깜박 잠든 오후에 깨어나 마주한 하늘
강물에 떠내려가는 꽃잎 그제서야 계절이 시간 앞에 있음을 알겠네
하루를 살고 마지막 문장이면 어떠리
씨줄 날줄
쓸줄 알줄
-「시생」전문
그는 '하루를 살고 마지막 문장이면 어떠리'라는 강렬한 문장을 동원했다. 한 줄의 시에 웃고 울며 지샌 날을 생각하며 스스로 가슴에 와닿고 진정 괜찮은 문장을 쓰면 내일 죽어도 좋다는 결기가 느껴진다.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면서 움직이고 터져 없어진 절규를 호명한다'라고 했다. 그렇게 호명하면 시가 올까? 태양처럼 떠오를까? 시를 쓰면서 수 없이 절망했거나 절규했던 그 말들을 호명하면 다시 시가 올까? 참으로 고뇌하는 시인의 절규다. '강물에 떠내려가는 꽃잎 그제서야 계절이 시간 앞에 있음을 알겠네/하루를 살고 마지막 문장이면 어떠리'라는 비장함이 보인다. 그의 시생詩生은 씨줄과 날줄처럼 시를 '쓸줄 알줄' 때까지 함께 하겠다는 다짐이다. 참으로 대견한 후배 시인이다. 그가 가꾸어 갈 시의 영토에 최희강 시인만의 나무들이 자라서 고단한 사람이나 시인들이 그늘에서 쉼을 얻을 때까지, 없어져 간 수많은 절규가 호명되어 열매로 주렁주렁 달리기를 바라며 등단 16년 만에 상재 하는 첫 시집에 축하의 힘찬 박수를 보낸다.
_이어산(시인)
목차
목차
우리는 조용히 바라본다
귀걸이 왈츠
마네킹
문
미묘한 사랑
키스의 잔액
키스의 잔盞
러브 송 Love Song
애상
이별의 밤
입술
바나나와 키스 꿀꺽
주고받은 슬픔
진주 귀걸이
한 사람
여자
만남의 광장
레이스 커튼을 찢어요
무궁화꽃
사랑은 간지럽다
특별한 초대
축복
2부 욕실에서의 또 하루가 지나간다
광흥창에서 맴돌다
바다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다
가을은 우체통이다
1분이 지나다
시간의 단상
금요일
애초에 처음은 처음
욕실에서의 또 하루가 지나간다
치즈 먹는 남자
저런 것이다
파랑과 노랑
초록
6월의 이명
탐색
2월과 29일
2012
9월
스웨터
겨울
아침
비
자연
풍경소리
3부 우주의 안색
우주의 안색
가족
공주댁 기름집
책장
안부
어떤 방문
어떤 오후
유리창
자전거
조개구이
감정
여백
그림자
우주
편의점을 바라보다
시를 위하여
그릇
시집
시학
시생
인생
하늘
시집해설
저자
저자
첫 시집 『키스의 잔액』 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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