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스(작가 사인 인쇄본)
독일 현대 문학계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 유디트 헤르만
그녀가 쓴 이별과 상실, 기억에 관한 다섯 편의 이야기
독일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 유디트 헤르만의 『알리스』가 마라카스에서 출간되었다. 국내에서 2011년 번역 소개한 바 있는 『알리스』를 전면 수정하여 선보이는 것이다.
『알리스』는 유디트 헤르만이 2009년 발표한 세 번째 소설집으로, 드문드문 작품을 발표하는 작가답게 2003년 두 번째 소설집 『단지 유령일 뿐』 이후 6년간 침묵하다 작가 데뷔 10년째 되던 해 세상에 내놓은 이야기다. 헤르만은 이 이야기들을 가까운 친구 사이로 지냈던 비평가 라인하르트 바움가르트가 2003년 이탈리아 가르다 호숫가에 있는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난 후 썼다고 전해진다. “친구가 죽은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나는 전혀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근원을 알 수 없는 슬픔이 밀려왔고, 나는 그걸 들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다. 이 책의 출발은 바로 그 사건이었다. 글을 쓰면서 그 슬픔이 놓일 자리를 찾으려 했다.” 알리스에 담긴 다섯 편의 이야기에는 슬픔이 놓여 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저마다 소중한 사람들을 잃고 근원을 알 수 없는 슬픔에 흔들리고 아파한다. 그리고 그 슬픔을 안은 채로 삶을 이어간다. 아이를 키우고, 정원을 가꾸고, 수영을 하고, 슬픈 감정이 떨쳐질 때까지 딸기를 오래오래 물에 씻으면서.
헤르만은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사람들의 가슴에 깊이 묻혀 있는 슬픔을 한 움큼 퍼내어 짐짓 담담하고 건조하게 서술한다. 남은 이들의 삶과 마음에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가를 그저 고요하게 보여 주는데 이같이 감정을 최대한 배제한 서술이 도리어 쓸쓸함과 애잔함을 더욱 증폭시킨다. 이별 후 남은 사람들의 삶과 마음의 장면들을 차분하고도 아름다운 문체로 그려낸 이 이야기가 독자들의 마음에 쉽사리 지워지지 않을 긴 여운을 남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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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프리드리히 횔덜린 상 수상작
소중한 사람이 떠난 후 마주하게 되는
삶과 사랑의 궤적에 관한 이야기
독일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 유디트 헤르만의 『알리스』가 마라카스에서 출간되었다. 국내에서 2011년 번역 소개한 바 있는 『알리스』를 전면 수정하여 선보이는 것이다. 『알리스』는 유디트 헤르만이 2009년 발표한 세 번째 소설집으로, 드문드문 작품을 발표하는 작가답게 2003년 두 번째 소설집 『단지 유령일 뿐』 이후 6년간 침묵하다 작가 데뷔 10년째 되던 해 세상에 내놓은 이야기다. 헤르만은 이 이야기들을 가까운 친구 사이로 지냈던 비평가 라인하르트 바움가르트가 2003년 이탈리아 가르다 호숫가에 있는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난 후 썼다고 전해진다. "친구가 죽은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나는 전혀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근원을 알 수 없는 슬픔이 밀려왔고, 나는 그걸 들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다. 이 책의 출발은 바로 그 사건이었다. 글을 쓰면서 그 슬픔이 놓일 자리를 찾으려 했다." 알리스에 담긴 다섯 편의 이야기에는 슬픔이 놓여 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저마다 소중한 사람들을 잃고 근원을 알 수 없는 슬픔에 흔들리고 아파한다. 그리고 그 슬픔을 안은 채로 삶을 이어간다. 아이를 키우고, 정원을 가꾸고, 수영을 하고, 슬픈 감정이 떨쳐질 때까지 딸기를 오래오래 물에 씻으면서.
헤르만은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사람들의 가슴에 깊이 묻혀 있는 슬픔을 한 움큼 퍼내어 짐짓 담담하고 건조하게 서술한다. 남은 이들의 삶과 마음에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가를 그저 고요하게 보여 주는데 이같이 감정을 최대한 배제한 서술이 도리어 쓸쓸함과 애잔함을 더욱 증폭시킨다. 이별 후 남은 사람들의 삶과 마음의 장면들을 차분하고도 아름다운 문체로 그려낸 이 이야기가 독자들의 마음에 쉽사리 지워지지 않을 긴 여운을 남길 것이다.
"별들은 천천히 운행하지만, 옮겨 다니지.
그래서 우리의 삶 전체가 바뀌는 거야.
그러고 싶어 하든 아니든 별들의 움직임에 따라 삶이 달라지게 돼 있어.
모든 게, 모든 게 달라질 거야."
소중한 사람이 떠나면 우리를 둘러싼 세계는 무너지고 재편되며 필연적으로 변한다. 만남 때에 그러하듯이. 주인공 알리스도 다섯 번의 이별을 마주한다. 알리스의 전 연인 미햐, 정확히 어떻게 아는 사이인지는 모르지만 알리스와 친했던 지인 콘라트와 리하르트, 자살한 외삼촌의 게이 연인이었던 말테, 알리스의 연인 라이몬트. 그들이 떠날 때 주변 세계의 미세한 균열을, 이전과는 달라진 세계를 살아가는 남은 이들의 모습을 작가는 사진 찍듯 세세하게 묘사한다. 찰나의 순간을 영원으로 포착하는 문학가답게 헤르만은 삶의 아주 사소한 순간들, 이를테면 스쳐 지나가는 눈빛, 짧은 침묵, 창가로 비쳐 드는 빛의 움직임 같은 것들에서 삶의 보편적 진실을 포착해 낸다.
헤르만은 출간 후 독일 시사 주간지 《포커스》에서 『알리스』가 "죽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 남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시종일관 이별과 죽음, 영원한 단절을 그려내고 있지만 이 이야기들을 따라 읽어가다 보면 독자들은 살아감, 연결, 희망에 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 아빠가 죽어가는 시간에 아이는 걸음마를 배우고, 삼촌이 죽은 바로 그다음 달에 '어둠에 내려온 빛으로서' 알리스가 태어난다.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태어난다. '이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아니면 바로 그 때문에.'(「미햐」)
우리는 필연적으로 헤어진다. 내가 가거나, 남거나 둘 중 하나다. 남겨진 자들은 먼저 간 이들의 부재 속에 삶을 지속한다. 그 없이 살아가는 법을 배우면서. 『알리스』에는 헤르만의 소설집이 대개 그러하듯 엄청난 사건이나 긴장감 넘치는 순간이랄 게 없다. 보통 우리의 삶이 그렇듯이. 그래서 독자들에게 이 이야기가 더욱 가깝게 다가온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지나가 버린 한때의 이야기에 불과'하고, '여러 가지를 알고 있긴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 지나가 버린 한때의 이야기가 없었더라면, 여러 가지를 아는 가까운 그 한 사람도 없다면 그저 바라만 봐도 충분한 삶의 순간 같은 것은 만나지 못할 것이다.
"마르가레테는 눈물을 흘리면서 웃다가 울다가 하며 이야기를 이어갔고, 리하르트는 그런 그녀를 눈을 떼지 않고 바라보았다. 그래도 자신에게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는 듯한 태도로. 그 할 일이라는 게 바로 마르가레테를 바라보는 일인 것처럼." _「리하르트」 중에서
"라이몬트는 담배 한 개비를 말면서 알리스를 바라보았다. 그게 다였다. 그 순간 알리스를 바라보던 그의 눈길은 완벽했다. 그게 전부였다." _「라이몬트」 중에서
이별 후 더욱 선명하고 충만해지는 삶과 사랑의 의미를 작가는 과한 덧붙임 없이 진실하게 그려낸다. 죽음은 끝이 아니며 기억으로 우리는 연결되어 있고, 선명하고 반짝이는 날들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매일 크고 작은 이별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독자들에게 소중한 이 없이 최초의 날들을 맞는 법을 배우며 삶을 이어 가는 알리스의 이야기가 잔잔한 위안을 전한다.
∥ 옮긴이의 말
작가 자신의 모습으로 보이는 주인공 알리스는 타인에게서 보호나 위로를 구하지 않는다. 특별히 강인해서라기보다는 위로받는 법을 배우지 못한 인물로 보이는데, 작가 헤르만은 언제나 이런 사람들의 삶을 옹호하는 태도를 소설로 보여 주었다. 작가는 주인공이 어떤 방식으로 상실을 극복하고 자신의 삶을 계속 이어가는가에 대해 썼다. 툭툭 끊기는 건조한 문체는 알리스의 무심한 듯한 태도와 잘 어울리지만, 그 문체는 알리스가 애써 숨기고 있는 섬세함과 다정함, 예민함을 역설적으로 내비치면서 그 슬픔과 상실감의 깊이를 더한다. _이용숙
목차
목차
콘라트 -61
리하르트 -119
말테 -155
라이몬트 -193
옮긴이의 말 -231
저자
저자
1970년 독일 서베를린에서 태어나 베를린 자유 대학교에서 독문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1998년 『여름 별장, 그 후』를 발표하며 "독일 문학이 고대했던 문학적 신동"이라는, 독일 문단의 전례 없는 찬사와 함께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소설집 「단지 유령일 뿐」(2003), 「알리스」(2009), 『레티파크』(2016), 장편소설 「모든 사랑의 시작」(2014), 「우리 집」(2021), 자전적 에세이 혹은 픽션 「말해지지 않은 것들에 대한 에세이」(2023)를 발표했다.
「알리스」는 소중한 이들을 잃은 아픔을 다독이며 그들 없이 삶을 살아가는 법을 배워 가는 알리스의 여정을 차분하고도 아름답게 그린 소설집이다. 《슈피겔》 베스트셀러에 선정되었고, 이 작품으로 2009년 프리드리히 횔덜린 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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