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선의 달(인문학 시인선 1)
조기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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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살면서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하는데 ‘조기호 시인’이 딱 그렇다.
시인 조기호를 만든 8할은 그의 은사이자 신석정 시인이라 할 수 있다. “너 죽을 때까지 시 쓸래?”하는 말에 그는 덜컥 그리하겠다고 약속했다고. 그리고 등단 이후엔 책임감의 무게에 밀려 글쓰기를 멈출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이건 그 어떤 숙제보다도 외상값보다도 더 무서운 거였기에 매일 글쓰기에 매달렸다”고 말한다.
해마다 시집 한 권을 내고, 어느 해는 한 해에 두 권을 만들기도 하는 등 작업에 몰두했다. 그러다 보니 펴낸 시집만 스물댓 권에 달한다. 그 사이 소설과 동시집도 펴냈다.
이번에 스물네 번째 신간 시집 ‘고조선의 달’(인문학사 펴냄)이 인문학 시인선 1집으로 출간됐다. 80년 넘은 인생을 살면서 길어 올린 경험과 세상의 이치를 녹여냈다.
책에는 무주 구천동을 비롯해 완주군 용지면, 진북사, 전주 막걸리집, 부안 내소사, 남원 서도정거장 등 도내 곳곳을 배경으로 시어를 결합시켰다.
곰살갑게 토해내는 방언은 친근한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한다. 제3의 화자인 하눌님과의 대화를 통해선 혼란한 세상에 조소를 날리기도 한다. 노시인의 관록과 여유, 그리고 혜안이 엿보이는 대목들이다.
이해인 수녀의 시처럼 “알기 쉬우면서도 감동을 줄 수 있는 그런 시를 쓰는 게 평생의 과업이다”고 말하는 노시인의 글쓰기 작업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살다 보니 무심해지데요. 드릴 마음을 만들지 않아서 마음이 그냥 비었던 게지요/ 마음을 만든다는 거 그것, 시간과 노력과 돈도 드는 게 아니고/ 마음이 마음에게 눈웃음 한 번이면 되는 건데/ 그걸 한 가지 못하여 야속하게도 사람이 무심해지데요’-시 ‘무심’의 전문(전라일보 정해은)
시인 조기호를 만든 8할은 그의 은사이자 신석정 시인이라 할 수 있다. “너 죽을 때까지 시 쓸래?”하는 말에 그는 덜컥 그리하겠다고 약속했다고. 그리고 등단 이후엔 책임감의 무게에 밀려 글쓰기를 멈출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이건 그 어떤 숙제보다도 외상값보다도 더 무서운 거였기에 매일 글쓰기에 매달렸다”고 말한다.
해마다 시집 한 권을 내고, 어느 해는 한 해에 두 권을 만들기도 하는 등 작업에 몰두했다. 그러다 보니 펴낸 시집만 스물댓 권에 달한다. 그 사이 소설과 동시집도 펴냈다.
이번에 스물네 번째 신간 시집 ‘고조선의 달’(인문학사 펴냄)이 인문학 시인선 1집으로 출간됐다. 80년 넘은 인생을 살면서 길어 올린 경험과 세상의 이치를 녹여냈다.
책에는 무주 구천동을 비롯해 완주군 용지면, 진북사, 전주 막걸리집, 부안 내소사, 남원 서도정거장 등 도내 곳곳을 배경으로 시어를 결합시켰다.
곰살갑게 토해내는 방언은 친근한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한다. 제3의 화자인 하눌님과의 대화를 통해선 혼란한 세상에 조소를 날리기도 한다. 노시인의 관록과 여유, 그리고 혜안이 엿보이는 대목들이다.
이해인 수녀의 시처럼 “알기 쉬우면서도 감동을 줄 수 있는 그런 시를 쓰는 게 평생의 과업이다”고 말하는 노시인의 글쓰기 작업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살다 보니 무심해지데요. 드릴 마음을 만들지 않아서 마음이 그냥 비었던 게지요/ 마음을 만든다는 거 그것, 시간과 노력과 돈도 드는 게 아니고/ 마음이 마음에게 눈웃음 한 번이면 되는 건데/ 그걸 한 가지 못하여 야속하게도 사람이 무심해지데요’-시 ‘무심’의 전문(전라일보 정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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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시의 존재 이유에 관하여
석정 시인이 물으셨다 "너 죽을 때까지 시 쓸래?"
은사님이신 석정 시인께서 고등학교 올라갈 즈음, 한참 동안
그윽이 나를 쳐다보시더니
"너 죽을 때까지 시 쓸래?"하고 뜬금없이 물으시기에
"예, 죽을 때까지 시 쓰겠습니다." 대답했더니
"그럼 나하고 약속할 수 있겠니?" "예 약속드리겠습니
다." 한 것이 시라는 굴레에 꽁꽁 묶여 버린 동기가 되었다.
그 약속 때문에 인문학교 지망을 선생님의 뜻을 따라서
공고 건축과를 졸업하게 되었고, 그 건축으로 36년간 건축
공무원으로 먹고살고 아이들 건사를 하고도 시방은 연금
타서 글 나부랭이를 끄적거리고 있는 팔자가 되었다.
그렇게 약속은 하였으나 글보다는 술과 더 가까운 허송
세월이었다. 천치였던 게다. 그러고도 계속 술과 더불어
방황하였는데 나와 매일 술을 같이 마시는 친구가 딱하게
여겼는지 서울 문예지에 작품을 보내 등단이 되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책임감이었다. 시에 대한 내 책
임. 그것이 등단 전후가 확연히 다른 실체로 나를 압박하여
온 거다. 이건 어떤 숙제보다도 외상값보다도 더 무서운 거
였기에 매일 글쓰기에 매달렸다. 해마다 시집 한 권을 내고
어느 해는 한 해에 두 권을 만들기도 하는 작업에 몰두하였
다.
시라는 것이 수학공식처럼 규제된 사유의 표현 양식은
더더구나 아니기에 나 같은 얕은 지식과 학식과 경험의 소
지자로서는 감당키에 너무 많은 부담이었다. 그러기에 지
금까지 스물댓 권의 시집과 소설 동시집 같은 걸 만들었으
나 쓸만한 시집 한 권은 그만두고 내세울 시 한 줄이 없는
글쟁이가 되었다.
제대로 된 글도 못 쓰는 주제에 요즘은 작은 작업실을
만들어놓고 글이 되든 아니든 하루에 한 편 정도는 시라고
생긴 글을 생산한다. 왜냐하면 이것 말고는 내가 할 수 있
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양수 발전소 댐에 가서 붕어 낚시도 하며 덕유산 날망에 오
르는 곤돌라를 타고 하눌님과 시시덕거리며 향적봉에 올라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 허연 나체로 서서 반기는 구상나무
와 주목의 알몸을 쓰다듬기도 하느라 한창 바쁘다.
고조선 처방전과 같이 인간을 치유하는 데 아무런 효험
이 없는 내 시라는 것과 하눌님이 환웅에게 주어 보낸 삼부
인 세 개라는 것의 효험이 피장파장인 걸 어쩌랴. 그래도 하
눌님은 협치와 공정과 상식을 알아 대통령과는 조금 다른
구석이 있어 그런대로 쓸만한 조짐이 보여 구천동 33경과
고사동 콩나물국밥집을 함께 싸돌아다닌다.
그냥 이해인 수녀의 시처럼 알기 쉬우면서도 감동을 줄 수
있는 시를 써야겠다고 끄적거린 것이, 알기쉽게는 썼으나
감동을 줄 수는 없는 시라는 걸 만들어 세상에 내놓는다.(조기호)
석정 시인이 물으셨다 "너 죽을 때까지 시 쓸래?"
은사님이신 석정 시인께서 고등학교 올라갈 즈음, 한참 동안
그윽이 나를 쳐다보시더니
"너 죽을 때까지 시 쓸래?"하고 뜬금없이 물으시기에
"예, 죽을 때까지 시 쓰겠습니다." 대답했더니
"그럼 나하고 약속할 수 있겠니?" "예 약속드리겠습니
다." 한 것이 시라는 굴레에 꽁꽁 묶여 버린 동기가 되었다.
그 약속 때문에 인문학교 지망을 선생님의 뜻을 따라서
공고 건축과를 졸업하게 되었고, 그 건축으로 36년간 건축
공무원으로 먹고살고 아이들 건사를 하고도 시방은 연금
타서 글 나부랭이를 끄적거리고 있는 팔자가 되었다.
그렇게 약속은 하였으나 글보다는 술과 더 가까운 허송
세월이었다. 천치였던 게다. 그러고도 계속 술과 더불어
방황하였는데 나와 매일 술을 같이 마시는 친구가 딱하게
여겼는지 서울 문예지에 작품을 보내 등단이 되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책임감이었다. 시에 대한 내 책
임. 그것이 등단 전후가 확연히 다른 실체로 나를 압박하여
온 거다. 이건 어떤 숙제보다도 외상값보다도 더 무서운 거
였기에 매일 글쓰기에 매달렸다. 해마다 시집 한 권을 내고
어느 해는 한 해에 두 권을 만들기도 하는 작업에 몰두하였
다.
시라는 것이 수학공식처럼 규제된 사유의 표현 양식은
더더구나 아니기에 나 같은 얕은 지식과 학식과 경험의 소
지자로서는 감당키에 너무 많은 부담이었다. 그러기에 지
금까지 스물댓 권의 시집과 소설 동시집 같은 걸 만들었으
나 쓸만한 시집 한 권은 그만두고 내세울 시 한 줄이 없는
글쟁이가 되었다.
제대로 된 글도 못 쓰는 주제에 요즘은 작은 작업실을
만들어놓고 글이 되든 아니든 하루에 한 편 정도는 시라고
생긴 글을 생산한다. 왜냐하면 이것 말고는 내가 할 수 있
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양수 발전소 댐에 가서 붕어 낚시도 하며 덕유산 날망에 오
르는 곤돌라를 타고 하눌님과 시시덕거리며 향적봉에 올라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 허연 나체로 서서 반기는 구상나무
와 주목의 알몸을 쓰다듬기도 하느라 한창 바쁘다.
고조선 처방전과 같이 인간을 치유하는 데 아무런 효험
이 없는 내 시라는 것과 하눌님이 환웅에게 주어 보낸 삼부
인 세 개라는 것의 효험이 피장파장인 걸 어쩌랴. 그래도 하
눌님은 협치와 공정과 상식을 알아 대통령과는 조금 다른
구석이 있어 그런대로 쓸만한 조짐이 보여 구천동 33경과
고사동 콩나물국밥집을 함께 싸돌아다닌다.
그냥 이해인 수녀의 시처럼 알기 쉬우면서도 감동을 줄 수
있는 시를 써야겠다고 끄적거린 것이, 알기쉽게는 썼으나
감동을 줄 수는 없는 시라는 걸 만들어 세상에 내놓는다.(조기호)
목차
목차
제1부, 디딜방아
늦여름
사월을 우는 곳고리새여
디딜방아
달항아리
고조선의 달
여시불에 까치밥 그을리겠네
산중 술 알맞추 익었으니
고향 집
산정호수에서
인동초 사랑
눈빛 깊은 여인
제2부, 구천동 소묘
새벽시장
내도리
남대천 고동
수심대
구천동 향기
양수 발전소
제라통문
제3부, 고사동 이야기
주방 보살
내 하눌님
전주 막걸릿집
검은 스카프
명치에 앉아 우는
경칩
천치
제4부, 달빛 줍기
난초 한 잎을
달빛 줍기
지장암에서
처처 불상
눈물 끝에 눈물이
무심
눈엽
노을 강
퉁소
으아리꽃
제5부
생명 연장
바다가 길들인 여자
돌아가셨습니다
엎질러진 세모를 주어 담다
망월이 불이야
싸리꽃
호밀밭 붉은 해
장다리꽃 읽으면
나무 이야기
제6부, 겨울 만가
산에 올라
탱자나무집 가시네
서도정거장에서
겨울 만가
달
살구꽃 피는 마을
사랑할 때는
십이월의 까치밥 편지
앵두
복사꽃
제7부, 돌대가리
저녁놀 강물 울음 같은 것이
뉘엿뉘엿 산다
월광곡2
돌대가리
십이월의 들물 그리움
아무렇게나 내쏜들
대보름달
전라도 육자배기
에필로그
시의 존재 이유에 대하여/조기호
늦여름
사월을 우는 곳고리새여
디딜방아
달항아리
고조선의 달
여시불에 까치밥 그을리겠네
산중 술 알맞추 익었으니
고향 집
산정호수에서
인동초 사랑
눈빛 깊은 여인
제2부, 구천동 소묘
새벽시장
내도리
남대천 고동
수심대
구천동 향기
양수 발전소
제라통문
제3부, 고사동 이야기
주방 보살
내 하눌님
전주 막걸릿집
검은 스카프
명치에 앉아 우는
경칩
천치
제4부, 달빛 줍기
난초 한 잎을
달빛 줍기
지장암에서
처처 불상
눈물 끝에 눈물이
무심
눈엽
노을 강
퉁소
으아리꽃
제5부
생명 연장
바다가 길들인 여자
돌아가셨습니다
엎질러진 세모를 주어 담다
망월이 불이야
싸리꽃
호밀밭 붉은 해
장다리꽃 읽으면
나무 이야기
제6부, 겨울 만가
산에 올라
탱자나무집 가시네
서도정거장에서
겨울 만가
달
살구꽃 피는 마을
사랑할 때는
십이월의 까치밥 편지
앵두
복사꽃
제7부, 돌대가리
저녁놀 강물 울음 같은 것이
뉘엿뉘엿 산다
월광곡2
돌대가리
십이월의 들물 그리움
아무렇게나 내쏜들
대보름달
전라도 육자배기
에필로그
시의 존재 이유에 대하여/조기호
저자
저자
조기호
전북 전주 출생(1938)
전북대 국문학과 수학
계간 〈우리문학〉으로 등단(1989)
전주문인협회 회장 역임
후광문학상, 표현문학상, 묵정문학상, 한국문학백년상 등 수상
전북대 국문학과 수학
계간 〈우리문학〉으로 등단(1989)
전주문인협회 회장 역임
후광문학상, 표현문학상, 묵정문학상, 한국문학백년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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