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라서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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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평온하십니까?
회사의 톱니바퀴로 십 년 넘게 맞물려 쉴 새 없이 돌기만 했던 소심한 남자가 어느 날 갑자기 모든 걸 내려놓고 제주도로 이사했다.
중년, 다둥이 아빠, 무용함 등 가장으로서 생계를 책임지기 버거운 대책 없는 삶이기도 했지만, 제주 시골 마을과 오름, 바람은 남자를 휴식과 회복의 동굴로 이끌어 주었다.
그리고 펼쳐지는 제주에서의 인생 후반전. 이를 기록한 일기 같은 에세이. 제주가 주었던 풍요의 마음과 따뜻한 품을 글과 사진으로 담아냈다. 제주라서 다행이야라고 고백한 남자의 인생 후반전 이야기는 솔직한 삶이 묻어나는 제주의 오름, 바당과 바람 같다.
회사의 톱니바퀴로 십 년 넘게 맞물려 쉴 새 없이 돌기만 했던 소심한 남자가 어느 날 갑자기 모든 걸 내려놓고 제주도로 이사했다.
중년, 다둥이 아빠, 무용함 등 가장으로서 생계를 책임지기 버거운 대책 없는 삶이기도 했지만, 제주 시골 마을과 오름, 바람은 남자를 휴식과 회복의 동굴로 이끌어 주었다.
그리고 펼쳐지는 제주에서의 인생 후반전. 이를 기록한 일기 같은 에세이. 제주가 주었던 풍요의 마음과 따뜻한 품을 글과 사진으로 담아냈다. 제주라서 다행이야라고 고백한 남자의 인생 후반전 이야기는 솔직한 삶이 묻어나는 제주의 오름, 바당과 바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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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웃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에요"
어제 둘째 아이 결이 한 말이다. 일곱 살 아이의 실없는 우스갯소리 같았는데, 머리에 맴돌아 계속 곱씹게 되니 나름 심오하다.
맞다. 웃어야 사람이다. (26쪽)
그런데, 그래도 좋았다. 습하고 끈적거리는 제주의 여름! 이것도 처음 경험하는 것이었으니까, 태평양 바다를 지척에 두고 있다는 것이 더 좋았으니까. 그리고 제주에서, 온 가족이 함께 사치스러운 여유 속에서 놀고 있었으니까.(73쪽)
원시림 같은 사시사철 푸른 난대림들이 얽히고설켜 자라는 땅에 양치식물들은 낮게 잎을 내어 퍼져 있었고 물기를 머금은 이끼들은 바위들을 푸르게 수 놓았다. 아이 주먹만 한 달팽이가 느릿느릿 기어가는 것을 나긋한 시선으로 바라보다가 선심 써 주는 척 한 뼘 앞으로 옮겨 주면서, 나의 작은 수고로 달팽이 이 녀석 한 시간의 수고를 덜어주었다며 혼자 기분 좋아하기도 했다.
나도 남에게 말 못 할 속사정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지만, 제주에 산다는 이유로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파안대소하는 것은 이제 내 몫이라 생각하고 왠만하면 크게 웃었다. 그러니 더 행복해졌고 감사한 마음이 가득 들었다.
걱정만 한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어서 마음이 심란할 때는 엄마 품 같은 제주 섬 속으로 얼굴을 묻었다. 제주 곳곳으로 난 길을 무작정 걸었다. 제주에는 걷기 좋은 길이 실핏줄처럼 뻗어있었다. 걷기는 다리를 곧게 하고 몸에 힘을 불어 넣어주었다. 더불어 생각의 영역에서도 영향력을 어김없이 발휘해 주었다. 내딛는 한걸음만큼 잡념은 사라지고 긍정의 밀물이 한걸음 몰려왔다. 이 느낌이 좋아서 올레길과 중산간의 길들을 혼자 타박타박 잘도 걸었다.
생각해 보니 가끔 나는 혼자였어야 했다. 드물게, 아니다. 자주, 나만의 동굴에 들어가 피곤하면 잠을 자고 아프면 상처를 핥아주었어야 했다. 그랬다면 아마 나는 번아웃 증후군으로 너덜너덜한 마흔살을 맞이하지 않았을 것이다.(219쪽)
중산간 길을 오가는 출퇴근길이 늘 새로웠어요. 길 위에서 시간여행을 한다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계절의 흐름을 내 몸, 세포 곳곳, 시각, 청각, 촉각, 후각으로 느낄 수 있었어요. 안개가 나직하게 몽환적으로 깔린 난드르 지천에 갯무꽃이 흐드러진 길 위를 달리면 콧노래가 절로 나와요. 유채꽃이 노랗게 번질 때면 마음에도 왠지 모를 평화가 찾아왔어요. 그냥 포근해져요. 신록이 넘치는 여름 길 역시 계절의 변화를 올올히 느끼게 해줬어요. 이 길 위로 느닷없이 꿩이 푸드득 날기도 하고요. 한라산 노루가 난드르를 겅중겅중 뛰는 모습에 "하하핫~" 감탄사와 함께 흥겨움 역시 껑충껑충 튀어 오르거든. 어떤 날은 스러지는 풍경에 넋을 잃고서는, 달리던 차를 멈출 수밖에 없어요. 갓길에 정차하고서, 석양이 물들이는 붉은 한라산을 사진에 담고 있노라면, 더해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곤 했는데, 저절로 "아! 살맛 난다"라고 감탄하곤 해요.
어제 둘째 아이 결이 한 말이다. 일곱 살 아이의 실없는 우스갯소리 같았는데, 머리에 맴돌아 계속 곱씹게 되니 나름 심오하다.
맞다. 웃어야 사람이다. (26쪽)
그런데, 그래도 좋았다. 습하고 끈적거리는 제주의 여름! 이것도 처음 경험하는 것이었으니까, 태평양 바다를 지척에 두고 있다는 것이 더 좋았으니까. 그리고 제주에서, 온 가족이 함께 사치스러운 여유 속에서 놀고 있었으니까.(73쪽)
원시림 같은 사시사철 푸른 난대림들이 얽히고설켜 자라는 땅에 양치식물들은 낮게 잎을 내어 퍼져 있었고 물기를 머금은 이끼들은 바위들을 푸르게 수 놓았다. 아이 주먹만 한 달팽이가 느릿느릿 기어가는 것을 나긋한 시선으로 바라보다가 선심 써 주는 척 한 뼘 앞으로 옮겨 주면서, 나의 작은 수고로 달팽이 이 녀석 한 시간의 수고를 덜어주었다며 혼자 기분 좋아하기도 했다.
나도 남에게 말 못 할 속사정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지만, 제주에 산다는 이유로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파안대소하는 것은 이제 내 몫이라 생각하고 왠만하면 크게 웃었다. 그러니 더 행복해졌고 감사한 마음이 가득 들었다.
걱정만 한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어서 마음이 심란할 때는 엄마 품 같은 제주 섬 속으로 얼굴을 묻었다. 제주 곳곳으로 난 길을 무작정 걸었다. 제주에는 걷기 좋은 길이 실핏줄처럼 뻗어있었다. 걷기는 다리를 곧게 하고 몸에 힘을 불어 넣어주었다. 더불어 생각의 영역에서도 영향력을 어김없이 발휘해 주었다. 내딛는 한걸음만큼 잡념은 사라지고 긍정의 밀물이 한걸음 몰려왔다. 이 느낌이 좋아서 올레길과 중산간의 길들을 혼자 타박타박 잘도 걸었다.
생각해 보니 가끔 나는 혼자였어야 했다. 드물게, 아니다. 자주, 나만의 동굴에 들어가 피곤하면 잠을 자고 아프면 상처를 핥아주었어야 했다. 그랬다면 아마 나는 번아웃 증후군으로 너덜너덜한 마흔살을 맞이하지 않았을 것이다.(219쪽)
중산간 길을 오가는 출퇴근길이 늘 새로웠어요. 길 위에서 시간여행을 한다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계절의 흐름을 내 몸, 세포 곳곳, 시각, 청각, 촉각, 후각으로 느낄 수 있었어요. 안개가 나직하게 몽환적으로 깔린 난드르 지천에 갯무꽃이 흐드러진 길 위를 달리면 콧노래가 절로 나와요. 유채꽃이 노랗게 번질 때면 마음에도 왠지 모를 평화가 찾아왔어요. 그냥 포근해져요. 신록이 넘치는 여름 길 역시 계절의 변화를 올올히 느끼게 해줬어요. 이 길 위로 느닷없이 꿩이 푸드득 날기도 하고요. 한라산 노루가 난드르를 겅중겅중 뛰는 모습에 "하하핫~" 감탄사와 함께 흥겨움 역시 껑충껑충 튀어 오르거든. 어떤 날은 스러지는 풍경에 넋을 잃고서는, 달리던 차를 멈출 수밖에 없어요. 갓길에 정차하고서, 석양이 물들이는 붉은 한라산을 사진에 담고 있노라면, 더해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곤 했는데, 저절로 "아! 살맛 난다"라고 감탄하곤 해요.
목차
목차
1부
01. 일렁이다
02. 흐린 날
03. 휴직원을 냈다
04. 매일매일 행복하기
05. 웃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에요
06. 치유 산행, 지리산
07. 근심과 판타지 사이
08. 테트리스 게임
2부
01. 제주에 오길 참 잘했다
02. 열운이 마을 온평리 그리고 이평온
03. 김영갑이 사랑한 용눈이 오름, 나도 애정합니다
04. 가난했지만 행복했어요. 그해 여름
05. 보말잡고 조개캐고 문어도 잡고
06. 바당과 오름에 넘실대는 바람
07. 삼각봉 대피소의 찐계란 두 개
08. 이과수 폭포는 못보더라도, 엉또폭포
09. 승드래곤 투어 오픈
10. 몽케지 말앙 한저 다르라
11. 누구나 다 속사정이 있다
12. 금빛 향연, 억새와 함께 춤을
13. 지속가능한 제주의 삶을 응원합니다
14. 제주, 설국
3부
01. 새해, 새봄, 새 출근
02. 한껏 무용한 시간
03. 자전거, 제주를 달린다
04. 섬 속 섬 여행자
05. 느닷없던 고요
06. 제주여행에 대한 단상
07. 간세걸음으로 제주올레길 한바퀴
08. 윤슬처럼 반짝였던 행복의 순간들
09. 제주, 아름다운 시절
10. 온평리를 떠나요
에필로그
01. 일렁이다
02. 흐린 날
03. 휴직원을 냈다
04. 매일매일 행복하기
05. 웃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에요
06. 치유 산행, 지리산
07. 근심과 판타지 사이
08. 테트리스 게임
2부
01. 제주에 오길 참 잘했다
02. 열운이 마을 온평리 그리고 이평온
03. 김영갑이 사랑한 용눈이 오름, 나도 애정합니다
04. 가난했지만 행복했어요. 그해 여름
05. 보말잡고 조개캐고 문어도 잡고
06. 바당과 오름에 넘실대는 바람
07. 삼각봉 대피소의 찐계란 두 개
08. 이과수 폭포는 못보더라도, 엉또폭포
09. 승드래곤 투어 오픈
10. 몽케지 말앙 한저 다르라
11. 누구나 다 속사정이 있다
12. 금빛 향연, 억새와 함께 춤을
13. 지속가능한 제주의 삶을 응원합니다
14. 제주, 설국
3부
01. 새해, 새봄, 새 출근
02. 한껏 무용한 시간
03. 자전거, 제주를 달린다
04. 섬 속 섬 여행자
05. 느닷없던 고요
06. 제주여행에 대한 단상
07. 간세걸음으로 제주올레길 한바퀴
08. 윤슬처럼 반짝였던 행복의 순간들
09. 제주, 아름다운 시절
10. 온평리를 떠나요
에필로그
저자
저자
이평온
20년 넘게 한 직장에서 일하고 있다.
9년 전 제주로 이주했다.
제주 마을 여러 곳에서 살았다.
오름과 난드르를 헤매고 걷는 것을 좋아한다.
가끔은 사진도 찍는다.
몸치인데, 배드민턴 치는 것에 빠져있어 문제다.
블로그 blog.naver.com/simjahan
브런치 brunch.co.kr/@cj9124
9년 전 제주로 이주했다.
제주 마을 여러 곳에서 살았다.
오름과 난드르를 헤매고 걷는 것을 좋아한다.
가끔은 사진도 찍는다.
몸치인데, 배드민턴 치는 것에 빠져있어 문제다.
블로그 blog.naver.com/simjahan
브런치 brunch.co.kr/@cj9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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