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건너는 빛처럼(고수부 제11수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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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고수부론
- 성실한 삶의 자세와 견고한 신앙의 힘 -
권대근
문학평론가, 대신대학원대학교 교수
Ⅰ.
A. 아우구스티누스는 "사람은 성실할수록 자신을 얻게 된다. 성실해질수록 태도가 안정되어진다. 성실하면 성실할수록 정신을 자각하게 된다. 하늘 땅 앞에 자기가 엄연히 존재해 있다는 관념은 성실할 때 비로소 얻어지는 자각이다."라고 말했다. 고수부 수필가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성실함이 아닐까. 이번에 그는 수필집 11권에 도전한다. 한두 권도 아닌 10권의 수필집을 내고 다시 11권째 수필집을 내는 데는 무엇보다도 그의 성실함이 든든한 뒷받침이 되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척추 수술로 입원했을 때를 제외하고 단 한 번도 한국문인협회 수필창작과 강의에 결석을 한 바 없는 성실함은 타의 귀감이 되고도 남는다. B. 플랭클린은 "백 권의 책보다 단 한 가지의 성실한 마음이 사람을 움직이는 데에 있어서 보다 큰 힘이 될 것이다."라고 했고, G.초서도 "성실함이란 인간이 갖는 가장 고상한 것이다."라고 했다. F.W.니체는 "자기 자신에게 대한 성실성과 관계없는 위대함이란 나는 인정할 수 없다."고 선언하였다. 이들 유명 인사들의 어록으로부터, 그가 성실함으로부터 인격의 고상함과 인생의 위대함을 챙겼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다. 성실로써 내용을 이루어가는 것이라야 한다. 하루하루를 그저 보내는 것이 아니고, 하루하루는 내가 가진 그 무엇으로 채워가는 것이다. 고수부 수필가는 뜨거운 인생의 열기를 부둥켜안고 있는 작가로서 삶에 대한 확신과 신념이 있다. 그는 삶을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면서 생을 조용히 사유할 수 있는 성실한 마인드를 갖고 있다. 그의 수필은 타자에 대한 연민을 녹여내고 있으며, 저층에 서정이라는 아름다운 정서를 깔고 있다. 적어도 지도교수로서 내가 수년간 봐 온 바 그렇다는 평가다. 인생을 칼칼하게 씻어내는 힘의 작가, 햇살 내리비치는 볕 좋은 날의 행복한 소년 같은 작가다. 말씨와 행동에 품위를 갖춘 선비 같은 작가다. 여기에 더하여 그에게는 독실한 신앙의 힘이 내장되어 있다. 신앙이란 의견이지만 그 의견은 진리를 함축한 의견이다. H.W. 롱펠로우는 "마음이 반짝이고 소박한 사람은 신과 자연을 믿는 법이다."라고 하였다. 진실, 눈물, 소박이 감동의 삼 요소라면, 고수부는 이를 다 가지고 있다. W. 애덤스는 "신앙은 이성의 연장이다."라고 했듯이 그는 하느님에 대한 신앙이 그의 의도 속에 숨어있다. 선과 악을 가려내는, 신앙은 그에게 있어서 인격의 밑바탕이 되었다. 신앙은 그의 본성에 튼튼히 자리 잡고 있어 어떤 난관에도 흔들림이 없어 보인다. 에라스무스의 말처럼, 그는 신과 영원을 믿는 것에 의하여 악 중에서도 선을, 어둠 속에서도 빛을 토할 수 있었으며,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었던 것이다.
수필의 궁극적 가치는 인간의 삶을 바탕으로 하는 삶의 가치와 동일할 수밖에 없다. 문학의 가치는 즐겁고 행복한 삶의 추구에 있고, 그러한 삶의 추구에는 반드시 성실한 자세와 아름다운 믿음의 바탕 위에서 가능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릇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자신을 바로잡고, 진정한 삶의 가치를 깨닫기 위한 것이다. '신앙'이란 우주와 세계, 인간과 삶에 대한 이해의 한 형태다. J.밀은 "신앙을 갖는 인간은 집단에 있어서의 권력자보다도 이해타산으로 모이는 오합의 아흔아홉 사람보다도 강하다."고 했다. 언제나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큰 관심사는 나는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하는 명제일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신앙'은 그에게 있어서 삶의 핵심이다. 수필의 주제 지향성은 이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 같은 인간의 가장 큰 관심사와 명제의 해명을 위하여 노력해왔던 기저에는 군인으로서 성장해 온 자신의 역사와 무관하지 않을 듯싶다. 또한 두 딸을 끔찍하게 사랑하는 가장의 역할을 하면서 작품을 써왔다는 점에서 그의 수필은 삶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여기에 더하여 그의 수필은 이런 삶을 향한 노력이 미적 형상화 차원으로 고양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수필이 eye-catching factor를 갖지 못하면 11권의 수필집을 펴내려고 시도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점은 작품을 직접 살펴보면 보다 명확히 알 수 있다. 작품을 통해 그의 문학이 지닌 힘을 확인해보자.
Ⅱ. 고수부의 수필세계
1. 윤슬처럼 반짝이는 애정의 숨결
공자는 "그 자식을 알지 못할 때에는 먼저 그 아버지를 보아야 하고, 그 사람을 모를 때에는 그 벗을 보아야 하며, 그 땅을 모를 때에는 그 초목을 보아야 한다."고 하였다. 세링그레스는 "아버지가 되기는 쉽다. 그러나 아버지답기는 어려운 일이다."라고 했다. 인간의 이기적 속성은 개체 자체가 그 역할을 다 하도록 쉽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자신이 가진 성격을 최대로 나타내는 걸 '다움'이라고 한다면, 다 큰 딸아이에게 아버지로서 존경받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고수부는 딸들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아버지다. A.F. 프레보는 "아버지의 마음은 자연의 걸작이다." 고수부는 든든한 두 딸의 사랑으로 당당한 아버지의 지위를 자랑스럽게 누리는 분이다. 누군가에 의지한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의미다. 고수부 문학을 이루는 또 하나의 견고한 줄기는 근원에 대한 본능적 편향성, 두 딸에게로의 지향성이다. 후썰의 현상학에 의하면 인간은 어떤 대상에 대한 지향성을 가지는 성질을 지니고 있다. 그 사랑함과 사랑받음의 귀착지는 두 딸이다. 작품 하나하나에 딸이 있어서 만족해하는 정서가 없는 게 없다. 한마디로 딸을 향한 절절한 지향성이다.
수필 〈리어왕도 부러워할 딸 둘〉이란 수필의 마지막 부분, "세익스피어의 리어왕은 딸 때문에 불행했지만 나는 딸들 덕분에 차디찬 겨울을 견뎌내고 새봄을 맞았다. 말로는 사랑을 속삭였지만 행동으로는 배신당한 리어왕에 비하여 나는 다행히 진심으로 부모를 아끼고 돌보는 딸들을 두었다. 그 점에서 나는 리어왕보다 훨씬 복 받은 사람이 아닐까."라는 표현이 있다. 이 작품뿐만 아니다. 그의 수필에는 딸에 관한 이야기들이 흥건하다. 이는 모든 사람의 가슴 속에 공통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만이 가지는 독특한 특례라 하겠다. 상당수 수필들이 딸들의 관심과 효도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사랑의 근원, 존재의 근원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직조되고 있다. 어떤 경우든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은 인간의 순수 지극한 정성, 남다른 가족애라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이 사실은 작품 〈리어왕도 부러워할 딸 둘〉이 입증한다. 제목도 멋지지만, 수필도 딸 둘의 효성에 관한 이야기로써 감동을 준다.
이순신에게 남은 배 12척이 있었다면, 그에게는 딸 둘 외에도 그의 곁에는 손자 민석이와 손녀 라희, 그의 수필작품을 읽고 그를 알아주는 찐팬 독자들이 있다. 그래서일까. 그는 〈책머리에〉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낼 때마다 잊지 않고 정성껏 독후감을 써 주는 몇몇 소중한 독자들이 있어 나는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모른다. 특히 군 복무 중인 손자 민석이가 보내준 편지는 내 마음을 뜨겁게 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수필집을 애정 있게 읽어주었고 군에 가서도 열심히 독후감을 써 보냈다. 그의 마지막 문장은 이러했다. "명령만 따르는 단순한 군 복무에 사고 또한 마비되어감을 느끼던 중 문학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다시금 할아버지 수필의 열성 팬이 되려 합니다. 수필집을 앞으로 계속 내시길 바랍니다" 손자의 이 진심 어린 글을 보며 앞으로도 계속하여 수필집을 발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하니, 손주들이 그에게 미치는 영향이 대단해 보인다.
사람들은 물질적 변혁만 이루면 인간이 안고 있는 모든 아픔이 허물을 벗고 한순간에 환한 모습의 꽃으로 피어날지 모른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눈에 드러나는 현란함은 한때 사람들을 현혹시킬 수는 있지만, 그 자체가 완전한 행복의 실체는 아니다. 물질만으로는 생명을 틔울 수 없고, 진정한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무한대의 '애정'이 필요하다. 고수부의 수필적 정서는 이러한 패밀리즘과 인정투쟁에서의 승리에서 비롯된 결단의 향기라 하겠다. 고수부 수필세계가 보여주는 모습에는 이런 관계적 따스함이 스며나고 있다. 수필 문학이 지닌 특징 중의 하나는 개인적 체험을 보여주는 데 있어서 가공하지 않고 사실을 그대로 노출시킨다는 점이다. 독자로부터 공감을 얻게 되는 것은 그 소재가 특별해서라기보다 작가의 성실함과 진솔함이 표현에 뿌리내려 있어서일 것이다. 고수부 수필의 최대 강점은 체험의 진실성이요, 솔직한 감정의 표백에 있다. 이것이 독자로부터 공감을 얻게 할 뿐만 아니라 수필문학으로서의 가치와 문학성을 담보해 준다고 하겠다.
큰딸이 내 곁에 앉아 나를 보살피고 있었다. 이 병원은 면회가 제한되지만, 딸은 특별히 양해를 얻어 내 곁에 남아 병간호를 도왔다. "왜 이렇게 발이 얼음장같이 차요?"라며 내 발을 두 손으로 마사지하기 시작했다. 무려 한 시간을 넘게, 그녀는 묵묵히 내 발을 쥐고 문질렀다. 차가웠던 발에 온기가 서서히 돌기 시작하자, 내 눈시울도 함께 뜨거워졌다. 어린아이 같던 딸이 이제는 장성하여 곧 교감 발령을 앞두고 있음에도, 학교 일정까지 조정해가며 아버지 곁을 지키고 있는 모습은 그저 눈물겹도록 고마웠다. "주연아, 고맙다." 그러자 딸이 말했다. "아빠도 저 어릴 때 이렇게 해주셨잖아요." 어느 부모가 자식에게 정성을 쏟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 사랑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은혜를 갚으려는 딸의 마음이 나를 더욱 뭉클하게 만들었다. 오후 네 시쯤, 딸은 병원을 떠났다. 면회 시간이 끝났기에 더는 머무를 수 없었다. 나는 혼자 남은 병실에서 수술 후의 고요함을 느꼈다.
- 〈지옥문〉 중에서
(하략)
- 성실한 삶의 자세와 견고한 신앙의 힘 -
권대근
문학평론가, 대신대학원대학교 교수
Ⅰ.
A. 아우구스티누스는 "사람은 성실할수록 자신을 얻게 된다. 성실해질수록 태도가 안정되어진다. 성실하면 성실할수록 정신을 자각하게 된다. 하늘 땅 앞에 자기가 엄연히 존재해 있다는 관념은 성실할 때 비로소 얻어지는 자각이다."라고 말했다. 고수부 수필가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성실함이 아닐까. 이번에 그는 수필집 11권에 도전한다. 한두 권도 아닌 10권의 수필집을 내고 다시 11권째 수필집을 내는 데는 무엇보다도 그의 성실함이 든든한 뒷받침이 되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척추 수술로 입원했을 때를 제외하고 단 한 번도 한국문인협회 수필창작과 강의에 결석을 한 바 없는 성실함은 타의 귀감이 되고도 남는다. B. 플랭클린은 "백 권의 책보다 단 한 가지의 성실한 마음이 사람을 움직이는 데에 있어서 보다 큰 힘이 될 것이다."라고 했고, G.초서도 "성실함이란 인간이 갖는 가장 고상한 것이다."라고 했다. F.W.니체는 "자기 자신에게 대한 성실성과 관계없는 위대함이란 나는 인정할 수 없다."고 선언하였다. 이들 유명 인사들의 어록으로부터, 그가 성실함으로부터 인격의 고상함과 인생의 위대함을 챙겼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다. 성실로써 내용을 이루어가는 것이라야 한다. 하루하루를 그저 보내는 것이 아니고, 하루하루는 내가 가진 그 무엇으로 채워가는 것이다. 고수부 수필가는 뜨거운 인생의 열기를 부둥켜안고 있는 작가로서 삶에 대한 확신과 신념이 있다. 그는 삶을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면서 생을 조용히 사유할 수 있는 성실한 마인드를 갖고 있다. 그의 수필은 타자에 대한 연민을 녹여내고 있으며, 저층에 서정이라는 아름다운 정서를 깔고 있다. 적어도 지도교수로서 내가 수년간 봐 온 바 그렇다는 평가다. 인생을 칼칼하게 씻어내는 힘의 작가, 햇살 내리비치는 볕 좋은 날의 행복한 소년 같은 작가다. 말씨와 행동에 품위를 갖춘 선비 같은 작가다. 여기에 더하여 그에게는 독실한 신앙의 힘이 내장되어 있다. 신앙이란 의견이지만 그 의견은 진리를 함축한 의견이다. H.W. 롱펠로우는 "마음이 반짝이고 소박한 사람은 신과 자연을 믿는 법이다."라고 하였다. 진실, 눈물, 소박이 감동의 삼 요소라면, 고수부는 이를 다 가지고 있다. W. 애덤스는 "신앙은 이성의 연장이다."라고 했듯이 그는 하느님에 대한 신앙이 그의 의도 속에 숨어있다. 선과 악을 가려내는, 신앙은 그에게 있어서 인격의 밑바탕이 되었다. 신앙은 그의 본성에 튼튼히 자리 잡고 있어 어떤 난관에도 흔들림이 없어 보인다. 에라스무스의 말처럼, 그는 신과 영원을 믿는 것에 의하여 악 중에서도 선을, 어둠 속에서도 빛을 토할 수 있었으며,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었던 것이다.
수필의 궁극적 가치는 인간의 삶을 바탕으로 하는 삶의 가치와 동일할 수밖에 없다. 문학의 가치는 즐겁고 행복한 삶의 추구에 있고, 그러한 삶의 추구에는 반드시 성실한 자세와 아름다운 믿음의 바탕 위에서 가능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릇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자신을 바로잡고, 진정한 삶의 가치를 깨닫기 위한 것이다. '신앙'이란 우주와 세계, 인간과 삶에 대한 이해의 한 형태다. J.밀은 "신앙을 갖는 인간은 집단에 있어서의 권력자보다도 이해타산으로 모이는 오합의 아흔아홉 사람보다도 강하다."고 했다. 언제나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큰 관심사는 나는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하는 명제일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신앙'은 그에게 있어서 삶의 핵심이다. 수필의 주제 지향성은 이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 같은 인간의 가장 큰 관심사와 명제의 해명을 위하여 노력해왔던 기저에는 군인으로서 성장해 온 자신의 역사와 무관하지 않을 듯싶다. 또한 두 딸을 끔찍하게 사랑하는 가장의 역할을 하면서 작품을 써왔다는 점에서 그의 수필은 삶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여기에 더하여 그의 수필은 이런 삶을 향한 노력이 미적 형상화 차원으로 고양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수필이 eye-catching factor를 갖지 못하면 11권의 수필집을 펴내려고 시도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점은 작품을 직접 살펴보면 보다 명확히 알 수 있다. 작품을 통해 그의 문학이 지닌 힘을 확인해보자.
Ⅱ. 고수부의 수필세계
1. 윤슬처럼 반짝이는 애정의 숨결
공자는 "그 자식을 알지 못할 때에는 먼저 그 아버지를 보아야 하고, 그 사람을 모를 때에는 그 벗을 보아야 하며, 그 땅을 모를 때에는 그 초목을 보아야 한다."고 하였다. 세링그레스는 "아버지가 되기는 쉽다. 그러나 아버지답기는 어려운 일이다."라고 했다. 인간의 이기적 속성은 개체 자체가 그 역할을 다 하도록 쉽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자신이 가진 성격을 최대로 나타내는 걸 '다움'이라고 한다면, 다 큰 딸아이에게 아버지로서 존경받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고수부는 딸들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아버지다. A.F. 프레보는 "아버지의 마음은 자연의 걸작이다." 고수부는 든든한 두 딸의 사랑으로 당당한 아버지의 지위를 자랑스럽게 누리는 분이다. 누군가에 의지한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의미다. 고수부 문학을 이루는 또 하나의 견고한 줄기는 근원에 대한 본능적 편향성, 두 딸에게로의 지향성이다. 후썰의 현상학에 의하면 인간은 어떤 대상에 대한 지향성을 가지는 성질을 지니고 있다. 그 사랑함과 사랑받음의 귀착지는 두 딸이다. 작품 하나하나에 딸이 있어서 만족해하는 정서가 없는 게 없다. 한마디로 딸을 향한 절절한 지향성이다.
수필 〈리어왕도 부러워할 딸 둘〉이란 수필의 마지막 부분, "세익스피어의 리어왕은 딸 때문에 불행했지만 나는 딸들 덕분에 차디찬 겨울을 견뎌내고 새봄을 맞았다. 말로는 사랑을 속삭였지만 행동으로는 배신당한 리어왕에 비하여 나는 다행히 진심으로 부모를 아끼고 돌보는 딸들을 두었다. 그 점에서 나는 리어왕보다 훨씬 복 받은 사람이 아닐까."라는 표현이 있다. 이 작품뿐만 아니다. 그의 수필에는 딸에 관한 이야기들이 흥건하다. 이는 모든 사람의 가슴 속에 공통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만이 가지는 독특한 특례라 하겠다. 상당수 수필들이 딸들의 관심과 효도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사랑의 근원, 존재의 근원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직조되고 있다. 어떤 경우든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은 인간의 순수 지극한 정성, 남다른 가족애라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이 사실은 작품 〈리어왕도 부러워할 딸 둘〉이 입증한다. 제목도 멋지지만, 수필도 딸 둘의 효성에 관한 이야기로써 감동을 준다.
이순신에게 남은 배 12척이 있었다면, 그에게는 딸 둘 외에도 그의 곁에는 손자 민석이와 손녀 라희, 그의 수필작품을 읽고 그를 알아주는 찐팬 독자들이 있다. 그래서일까. 그는 〈책머리에〉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낼 때마다 잊지 않고 정성껏 독후감을 써 주는 몇몇 소중한 독자들이 있어 나는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모른다. 특히 군 복무 중인 손자 민석이가 보내준 편지는 내 마음을 뜨겁게 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수필집을 애정 있게 읽어주었고 군에 가서도 열심히 독후감을 써 보냈다. 그의 마지막 문장은 이러했다. "명령만 따르는 단순한 군 복무에 사고 또한 마비되어감을 느끼던 중 문학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다시금 할아버지 수필의 열성 팬이 되려 합니다. 수필집을 앞으로 계속 내시길 바랍니다" 손자의 이 진심 어린 글을 보며 앞으로도 계속하여 수필집을 발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하니, 손주들이 그에게 미치는 영향이 대단해 보인다.
사람들은 물질적 변혁만 이루면 인간이 안고 있는 모든 아픔이 허물을 벗고 한순간에 환한 모습의 꽃으로 피어날지 모른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눈에 드러나는 현란함은 한때 사람들을 현혹시킬 수는 있지만, 그 자체가 완전한 행복의 실체는 아니다. 물질만으로는 생명을 틔울 수 없고, 진정한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무한대의 '애정'이 필요하다. 고수부의 수필적 정서는 이러한 패밀리즘과 인정투쟁에서의 승리에서 비롯된 결단의 향기라 하겠다. 고수부 수필세계가 보여주는 모습에는 이런 관계적 따스함이 스며나고 있다. 수필 문학이 지닌 특징 중의 하나는 개인적 체험을 보여주는 데 있어서 가공하지 않고 사실을 그대로 노출시킨다는 점이다. 독자로부터 공감을 얻게 되는 것은 그 소재가 특별해서라기보다 작가의 성실함과 진솔함이 표현에 뿌리내려 있어서일 것이다. 고수부 수필의 최대 강점은 체험의 진실성이요, 솔직한 감정의 표백에 있다. 이것이 독자로부터 공감을 얻게 할 뿐만 아니라 수필문학으로서의 가치와 문학성을 담보해 준다고 하겠다.
큰딸이 내 곁에 앉아 나를 보살피고 있었다. 이 병원은 면회가 제한되지만, 딸은 특별히 양해를 얻어 내 곁에 남아 병간호를 도왔다. "왜 이렇게 발이 얼음장같이 차요?"라며 내 발을 두 손으로 마사지하기 시작했다. 무려 한 시간을 넘게, 그녀는 묵묵히 내 발을 쥐고 문질렀다. 차가웠던 발에 온기가 서서히 돌기 시작하자, 내 눈시울도 함께 뜨거워졌다. 어린아이 같던 딸이 이제는 장성하여 곧 교감 발령을 앞두고 있음에도, 학교 일정까지 조정해가며 아버지 곁을 지키고 있는 모습은 그저 눈물겹도록 고마웠다. "주연아, 고맙다." 그러자 딸이 말했다. "아빠도 저 어릴 때 이렇게 해주셨잖아요." 어느 부모가 자식에게 정성을 쏟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 사랑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은혜를 갚으려는 딸의 마음이 나를 더욱 뭉클하게 만들었다. 오후 네 시쯤, 딸은 병원을 떠났다. 면회 시간이 끝났기에 더는 머무를 수 없었다. 나는 혼자 남은 병실에서 수술 후의 고요함을 느꼈다.
- 〈지옥문〉 중에서
(하략)
목차
목차
책머리에·4
서평|고수부론- 성실한 삶의 자세와 견고한 신앙의 힘
/권대근(평론가, 대신대학원대학교 교수)·245
1부
밥과 함께 책을
수필에 살고 수필에 죽다·13
밥과 함께 책을·18
아 퀴논, 그날 밤에·23
단풍처럼 익어가는 나의 수필·27
아프니까 노인이다·31
피드백·36
오늘이라는 유효기간·40
배움의 길, 노을 빛처럼·44
때가 이르매·48
그날, 아내의 이름은 이영자였다·52
사람 냄새 나는 공간·57
2부
지혜의 샘, 수필의 샘
지혜의 샘, 수필의 샘·65
스무 개의 치아, 스무 살의 맛·69
포화 속의 기도·73
성장하는 나무는 죽지 않는다·77
돈을 사랑해도 될까요·81
대못·86
마로니에 거리를 걸으며·91
영혼의 징검다리·96
현대판 화수분·100
거울 하나 거울 둘·104
청소는 과학이다·109
새 창으로 본 세상·113
3부
책과 함께 여행을 떠나요
술 없이도 낭만은 있다·121
그 순간·126
혼자 걷는 길·131
새벽을 여는 사람들·135
찾아오는 글, 떠나지 않는 마음·140
불안의 구름 속에서·144
책과 함께 떠나는 위로의 여행·148
마음 염색약·153
손끝으로 부르는 세상·157
귀여운 라희·161
사랑이 국물처럼·166
4부
어둠을 건너는 빛처럼
인생은 뱃길이다·173
'육군대학' 내 인생의 탈출구·178
그 골짜기에서 부름을 듣다·182
기도가 이끄는 길·186
지옥문·189
작별 인사·194
리어왕이 부러워할 딸 둘·198
지팡이, 나의 동반자·203
황혼기의 나, 길에 선 나무·207
수필나무가 자라는 곳·211
어둠을 건너는 빛처럼·215
5부
독자 후기
??길에 선 나무는 웃지 않는다??를 읽고·221
제10수필집을 읽고·223
읽기 쉬운 수필집·228
편한 마음으로 쉽게 읽을 수 있는 글·230
아름다운 이야기에는 감동하고·232
화려하지 않고 깔끔한 글·238
지친 마음까지 힐링이 되는 글·242
서평|고수부론- 성실한 삶의 자세와 견고한 신앙의 힘
/권대근(평론가, 대신대학원대학교 교수)·245
1부
밥과 함께 책을
수필에 살고 수필에 죽다·13
밥과 함께 책을·18
아 퀴논, 그날 밤에·23
단풍처럼 익어가는 나의 수필·27
아프니까 노인이다·31
피드백·36
오늘이라는 유효기간·40
배움의 길, 노을 빛처럼·44
때가 이르매·48
그날, 아내의 이름은 이영자였다·52
사람 냄새 나는 공간·57
2부
지혜의 샘, 수필의 샘
지혜의 샘, 수필의 샘·65
스무 개의 치아, 스무 살의 맛·69
포화 속의 기도·73
성장하는 나무는 죽지 않는다·77
돈을 사랑해도 될까요·81
대못·86
마로니에 거리를 걸으며·91
영혼의 징검다리·96
현대판 화수분·100
거울 하나 거울 둘·104
청소는 과학이다·109
새 창으로 본 세상·113
3부
책과 함께 여행을 떠나요
술 없이도 낭만은 있다·121
그 순간·126
혼자 걷는 길·131
새벽을 여는 사람들·135
찾아오는 글, 떠나지 않는 마음·140
불안의 구름 속에서·144
책과 함께 떠나는 위로의 여행·148
마음 염색약·153
손끝으로 부르는 세상·157
귀여운 라희·161
사랑이 국물처럼·166
4부
어둠을 건너는 빛처럼
인생은 뱃길이다·173
'육군대학' 내 인생의 탈출구·178
그 골짜기에서 부름을 듣다·182
기도가 이끄는 길·186
지옥문·189
작별 인사·194
리어왕이 부러워할 딸 둘·198
지팡이, 나의 동반자·203
황혼기의 나, 길에 선 나무·207
수필나무가 자라는 곳·211
어둠을 건너는 빛처럼·215
5부
독자 후기
??길에 선 나무는 웃지 않는다??를 읽고·221
제10수필집을 읽고·223
읽기 쉬운 수필집·228
편한 마음으로 쉽게 읽을 수 있는 글·230
아름다운 이야기에는 감동하고·232
화려하지 않고 깔끔한 글·238
지친 마음까지 힐링이 되는 글·242
저자
저자
고수부
약력
고려대학교 산림자원학과 졸업(학사)
동국대학원 영어교육과 졸업(석사)
월남 맹호부대 참전(ROTC 3기)
미 육군공병학교 측지과정 수료
미8군 JUSMAG-K 연락장교
육군대학 졸업
국방부 관리정보실(육군중령 예편)
전쟁기념관 학예관 정년퇴임 K·J 스피치 자문위원
순수문학 등단(2003)
사)국제PEN한국본부 회원
수상
순수문학 우수상
전쟁문학상
제20회 순수문학 대상
제7회 에세이문예문학상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표창
수필집
『댓돌 위의 갈색 구두』
『진주반지』
『아침 한 때의 행복』
『손자의 비밀』
『아내』
『석양에 물든 가을 바다』
『Beautiful Story(아름다운 이야기)』
『이 모습 이대로』
『추억의 집』
『길에 선 나무는 웃지 않는다』
『어둠을 건너는 빛처럼』
고려대학교 산림자원학과 졸업(학사)
동국대학원 영어교육과 졸업(석사)
월남 맹호부대 참전(ROTC 3기)
미 육군공병학교 측지과정 수료
미8군 JUSMAG-K 연락장교
육군대학 졸업
국방부 관리정보실(육군중령 예편)
전쟁기념관 학예관 정년퇴임 K·J 스피치 자문위원
순수문학 등단(2003)
사)국제PEN한국본부 회원
수상
순수문학 우수상
전쟁문학상
제20회 순수문학 대상
제7회 에세이문예문학상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표창
수필집
『댓돌 위의 갈색 구두』
『진주반지』
『아침 한 때의 행복』
『손자의 비밀』
『아내』
『석양에 물든 가을 바다』
『Beautiful Story(아름다운 이야기)』
『이 모습 이대로』
『추억의 집』
『길에 선 나무는 웃지 않는다』
『어둠을 건너는 빛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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