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자(문학들 시인선 32)
최기종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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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대한민국 현대사
최기종 시집 『만나자』
최기종 시인의 여덟 번째 시집 『만나자』(문학들 刊)는 목적의식이 뚜렷하다. 통일과 5월항쟁, 제주 4·3과 여순항쟁, 대구항쟁과 촛불혁명, 이태원·세월호 참사 등 방대한 역사가 한 권의 시집에 담겨 있다. 음지에 가려진 우리 현대사의 비극을 양지의 희망으로 바꾸려는 시인의 의지의 산물이다.
그래서인지 이번 시집에서는 우리가 항용 말하는 ‘시적 수사’보다는 ‘결기’가 두드러진다. 그만큼 오늘의 현실이 절박하다는 것이다. “시가 언어의 묘미나 비유적 수사만을 말하지 않는다. 시적 아님을 드러내면서 거칠고 투박한 것들도 분청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시인의 말」)
미사여구 대신 평범한 언어가 자아내는 절실한 현실은 상황 그 자체로 독자의 마음을 울린다.
최기종 시집 『만나자』
최기종 시인의 여덟 번째 시집 『만나자』(문학들 刊)는 목적의식이 뚜렷하다. 통일과 5월항쟁, 제주 4·3과 여순항쟁, 대구항쟁과 촛불혁명, 이태원·세월호 참사 등 방대한 역사가 한 권의 시집에 담겨 있다. 음지에 가려진 우리 현대사의 비극을 양지의 희망으로 바꾸려는 시인의 의지의 산물이다.
그래서인지 이번 시집에서는 우리가 항용 말하는 ‘시적 수사’보다는 ‘결기’가 두드러진다. 그만큼 오늘의 현실이 절박하다는 것이다. “시가 언어의 묘미나 비유적 수사만을 말하지 않는다. 시적 아님을 드러내면서 거칠고 투박한 것들도 분청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시인의 말」)
미사여구 대신 평범한 언어가 자아내는 절실한 현실은 상황 그 자체로 독자의 마음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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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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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하자는
그 절절한 말이 다가오지 않는다
통일하자고
너무 오래 소원하다 보니
이젠 콧방귀도 뀌지 않는다
통일하자는
그 마땅한 말이 왜 이럴까
통일하자고
내미는 손의 온도가 달라서 그러는가
던지는 돌의 무게가 적어서 그러는가
- 「그래도 통일이다」부분
'통일하자'는 마땅한 그 말이 더 이상 당위로 실감되지 않는 현실을 시인은 '내미는 손'과 '던지는 돌'을 통해 환기시킨다. 간명한 비유가 던져주는 커다란 공명이다.
이러한 어조와 어법으로 시인은 해방 이후 대한민국 현대사를 노래한다. 차츰 잊히는 남북통일에 대한 열망을 북돋고 해방 이후 대구항쟁에서 제주 4·3, 여순항쟁으로 이어진 민중들의 아픔과 여망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준다. 2부 '광주를 노래하다'에서는 1980년 광주의 비극을 죽은 자 중심에서 산 자 중심으로 재조명하고 있다. 그리고 세월호와 이태원의 비극, 팔레스타인과 미얀마의 비극을 저항의 연대로 풀어낸다.
그때 건물 안에서 총소리가 요란하게 났어요
계엄군이 앞쪽이 아니라 뒤쪽으로 온 거예요
동시에 헬기가 뜨고 일제 사격을 해왔어요
우리는 황급히 식산국장실로 피했지요
정부군과 총으로 맞설 수는 없었던 거예요
여기서 살 수 있을까 그런 여망뿐이었지요
도리가 없었어요 체포되어 고문당하고
거짓 자백을 강요당했지요
인간성을 포기당한 시간이었지요
- 「시민군 정해직」 부분
탱크에 돌을 던졌다고
수백의 팔다리 부러졌다고 하네
저 도시 박격포 쏘았다고
이 도시 폐허가 되었다고 하네
서 있는 것들 누우라고 하네
입 달린 것들 닥치라고 하네
뿔 달린 것들 뽑으라고 하네
집 없는 것들 떠나라고 하네
팔레스타인!
젖과 꿀을 소원하는 사람들
어느 때나 구원이 될거나
네 이름만 불러도 빵이 생기는구나
- 「팔레스타인」부분
권순긍 교수는 해설에서 "최기종 시인의 언어는 구수하고 인정이 넘치지만 메시지는 명쾌하고 시어의 전개는 거침이 없다. 그의 시도 그렇게 내지르는 힘이 있다. 세련된 기교보다도 '역사'에 대한 분명한 입장이 두드러진다. 말하자면 그의 시는 민중들의 함성과 피가 어우러진 저항의 현대사를 증언하고 있는 셈이다."라며 "한국현대사의 아픔과 상처가 동백처럼 붉게 물들어 있다."고 했다.
나종영 시인은 표사에서 "이번 시집은 우리 민족 현대사에 대한 질곡의 기록이며 시인으로서 부끄럽고 슬픈 기억이다. 그것은 다시 말해 우리 민중의 역사에 대한 '죽비'이며 묵시록임이 분명하다."라고 했다.
역사왜곡의 문제가 파다한 요즈음 대한민국 현대사를 직시하고 그 방향을 숙고하고 제시해 내는 최기종의 이번 시집은 수천 쪽의 역사서를 한 권으로 담아 낸 축약서이자 주목할 만한 가집이라 할 만하다.
최 시인은 1956년 전북 부안 출신으로 1992년 교육문예창작회지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82년부터 교사의 길을 걸었고 '전교조' 파동으로 해직의 길을 걷기도 했지만 굳건하게 교육운동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목포지회장을 맡아 전교조 조직을 이끌어나갔다. 1994년 복직된 뒤에도 안주하지 않고 목포지회장, 신안지회장 등을 맡아 교육운동에 헌신했다. 현재 민족작가연합 상임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그 절절한 말이 다가오지 않는다
통일하자고
너무 오래 소원하다 보니
이젠 콧방귀도 뀌지 않는다
통일하자는
그 마땅한 말이 왜 이럴까
통일하자고
내미는 손의 온도가 달라서 그러는가
던지는 돌의 무게가 적어서 그러는가
- 「그래도 통일이다」부분
'통일하자'는 마땅한 그 말이 더 이상 당위로 실감되지 않는 현실을 시인은 '내미는 손'과 '던지는 돌'을 통해 환기시킨다. 간명한 비유가 던져주는 커다란 공명이다.
이러한 어조와 어법으로 시인은 해방 이후 대한민국 현대사를 노래한다. 차츰 잊히는 남북통일에 대한 열망을 북돋고 해방 이후 대구항쟁에서 제주 4·3, 여순항쟁으로 이어진 민중들의 아픔과 여망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준다. 2부 '광주를 노래하다'에서는 1980년 광주의 비극을 죽은 자 중심에서 산 자 중심으로 재조명하고 있다. 그리고 세월호와 이태원의 비극, 팔레스타인과 미얀마의 비극을 저항의 연대로 풀어낸다.
그때 건물 안에서 총소리가 요란하게 났어요
계엄군이 앞쪽이 아니라 뒤쪽으로 온 거예요
동시에 헬기가 뜨고 일제 사격을 해왔어요
우리는 황급히 식산국장실로 피했지요
정부군과 총으로 맞설 수는 없었던 거예요
여기서 살 수 있을까 그런 여망뿐이었지요
도리가 없었어요 체포되어 고문당하고
거짓 자백을 강요당했지요
인간성을 포기당한 시간이었지요
- 「시민군 정해직」 부분
탱크에 돌을 던졌다고
수백의 팔다리 부러졌다고 하네
저 도시 박격포 쏘았다고
이 도시 폐허가 되었다고 하네
서 있는 것들 누우라고 하네
입 달린 것들 닥치라고 하네
뿔 달린 것들 뽑으라고 하네
집 없는 것들 떠나라고 하네
팔레스타인!
젖과 꿀을 소원하는 사람들
어느 때나 구원이 될거나
네 이름만 불러도 빵이 생기는구나
- 「팔레스타인」부분
권순긍 교수는 해설에서 "최기종 시인의 언어는 구수하고 인정이 넘치지만 메시지는 명쾌하고 시어의 전개는 거침이 없다. 그의 시도 그렇게 내지르는 힘이 있다. 세련된 기교보다도 '역사'에 대한 분명한 입장이 두드러진다. 말하자면 그의 시는 민중들의 함성과 피가 어우러진 저항의 현대사를 증언하고 있는 셈이다."라며 "한국현대사의 아픔과 상처가 동백처럼 붉게 물들어 있다."고 했다.
나종영 시인은 표사에서 "이번 시집은 우리 민족 현대사에 대한 질곡의 기록이며 시인으로서 부끄럽고 슬픈 기억이다. 그것은 다시 말해 우리 민중의 역사에 대한 '죽비'이며 묵시록임이 분명하다."라고 했다.
역사왜곡의 문제가 파다한 요즈음 대한민국 현대사를 직시하고 그 방향을 숙고하고 제시해 내는 최기종의 이번 시집은 수천 쪽의 역사서를 한 권으로 담아 낸 축약서이자 주목할 만한 가집이라 할 만하다.
최 시인은 1956년 전북 부안 출신으로 1992년 교육문예창작회지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82년부터 교사의 길을 걸었고 '전교조' 파동으로 해직의 길을 걷기도 했지만 굳건하게 교육운동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목포지회장을 맡아 전교조 조직을 이끌어나갔다. 1994년 복직된 뒤에도 안주하지 않고 목포지회장, 신안지회장 등을 맡아 교육운동에 헌신했다. 현재 민족작가연합 상임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목차
목차
5 시인의 말
제1부 그래도 '통일'이다
13 한탄강
14 만나자
16 금강金剛에서 만나자
18 중련열차
20 물꼬
22 도보다리
24 가출
26 신년에 이런 꿈
28 통일이 안 되는 이유
30 그래도 통일이다
32 북에서 온 편지
34 복기
37 대화
제2부 '5월 광주'를 노래하다
43 무등산
45 광주항쟁 11일기
48 그 목소리
50 오월에 피는 꽃
52 대구에서 광주를 말하다
56 80년 광주에서 온 편지
58 금남로
60 해방구
62 살아남은 자여
64 변, 임을 위한 행진곡
66 청년 신영일 - 광주 5월의 들불열사
68 합수 윤한봉 - 5·18 마지막 수배자
71 시민군 정해직 - 5월 항쟁지도부 민원부장
74 527
제3부 '제주 4·3'과 '여순항쟁', '대구항쟁'
79 여수동백
80 제주도 오름
82 파르티잔
84 푸른 하늘 시월에 - 대구 시월항쟁에 붙여
86 사드는 가라
88 여순항쟁
90 형제묘
92 느티나무 증언
94 제주항쟁
99 성주사람
100 죽비
102 단도론
104 너븐숭이 퐁랑 - 4·3 제주 북촌리 학살 증언
제4부 천왕봉과 촛불혁명
111 천왕봉
112 선인장 색이 올라올 때까지
114 진짜 봄
115 이런 고개
118 그런 자유에 저항하라
120 더디 오는 너
122 삼일절에
124 모시나비는 돌아오고 싶다
126 용서받을 조건
128 2016년 12월
129 촛불의 노래
132 철쭉제
133 참고인 양금덕 할머니
제5부 이태원, 세월호와 저항의 연대
139 마스크 1
140 마스크 2
142 증발
144 이태원
146 붉음에 대하여 -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위하여
148 미얀마를 위하여
150 팔레스타인
152 가자지옥
154 따이한 제사
156 신용길의 눈
159 아직도 물속이다
162 기억은 힘이 세다
165 4월의 기억
168 오열
171 해설 시로 쓴 저항의 '한국현대사' _ 권순긍
제1부 그래도 '통일'이다
13 한탄강
14 만나자
16 금강金剛에서 만나자
18 중련열차
20 물꼬
22 도보다리
24 가출
26 신년에 이런 꿈
28 통일이 안 되는 이유
30 그래도 통일이다
32 북에서 온 편지
34 복기
37 대화
제2부 '5월 광주'를 노래하다
43 무등산
45 광주항쟁 11일기
48 그 목소리
50 오월에 피는 꽃
52 대구에서 광주를 말하다
56 80년 광주에서 온 편지
58 금남로
60 해방구
62 살아남은 자여
64 변, 임을 위한 행진곡
66 청년 신영일 - 광주 5월의 들불열사
68 합수 윤한봉 - 5·18 마지막 수배자
71 시민군 정해직 - 5월 항쟁지도부 민원부장
74 527
제3부 '제주 4·3'과 '여순항쟁', '대구항쟁'
79 여수동백
80 제주도 오름
82 파르티잔
84 푸른 하늘 시월에 - 대구 시월항쟁에 붙여
86 사드는 가라
88 여순항쟁
90 형제묘
92 느티나무 증언
94 제주항쟁
99 성주사람
100 죽비
102 단도론
104 너븐숭이 퐁랑 - 4·3 제주 북촌리 학살 증언
제4부 천왕봉과 촛불혁명
111 천왕봉
112 선인장 색이 올라올 때까지
114 진짜 봄
115 이런 고개
118 그런 자유에 저항하라
120 더디 오는 너
122 삼일절에
124 모시나비는 돌아오고 싶다
126 용서받을 조건
128 2016년 12월
129 촛불의 노래
132 철쭉제
133 참고인 양금덕 할머니
제5부 이태원, 세월호와 저항의 연대
139 마스크 1
140 마스크 2
142 증발
144 이태원
146 붉음에 대하여 -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위하여
148 미얀마를 위하여
150 팔레스타인
152 가자지옥
154 따이한 제사
156 신용길의 눈
159 아직도 물속이다
162 기억은 힘이 세다
165 4월의 기억
168 오열
171 해설 시로 쓴 저항의 '한국현대사' _ 권순긍
저자
저자
최기종
1956년 전북 부안군 동진면 당봉리에서 태어났다. 원광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목포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1992년 교육문예창작회지에 「이 땅의 헤엄 못 치는 선생이 되어」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나무 위의 여자』, 『만다라화』, 『어머니 나라』, 『나쁜 사과』, 『학교에는 고래가 산다』, 『슬픔아 놀자』, 『목포, 에말이요』가 있다. 현재 민족작가연합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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