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에 혹은 구름에(가슴에 내리는 시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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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저기 보이지?
빈 들 저쪽
누렇게 낡은 목조집 하나 보이지?
저게 우리 집이야
헌 유리창이 저절로 푸르고 맑은 것은
주인인 내가 집을 비웠기 때문이야.
빈 들이 속 없는 바람에 노래하는 것을 들었는가.
묵은 언약이 들을 부는 바람에 떨어지는 소리는 들리는가.
그대 눈물 같은 이름.
떨어져 나간 소리는 다 어디로 묻히는가.
빈 들 저쪽
누렇게 낡은 목조집 하나 보이지?
-「빈 들에 서서」 전문
이 시의 정조는 쓸쓸함이다. 빈 들에 서 있는 목조집을 가르킨다. 저게 우리 집이야. 목조집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 정경만으로 마음을 기댈 수 있는 편안함을 준다. 빈 들과 낡은 목조집이 주는 황량함에 더하는 쓸쓸함은 헌 유리창이 맑고 푸르게 비쳐보이는 것은 그곳에 내가 부재하기 때문임을 역설한다. 나의 부재가 집을 아름답게 만든다는 역설은 내가 집에 대하여 어떤 기여도 하지 못함을 보인다. 자신이 주인이면서 집을 비워야 집이 더욱 빛날 수 있다는 의미는 목조집이 아직은 자신의 집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함을 뜻하던가 자신이 주인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집을 둘러싼 빈 들이 속없는 바람에게 노래해주고, 묵은 언약이 들에 부는 바람에 떨어지고 그런 소리들을 나는 듣고 있는데 자네에게는 그 소리가 들리는가고 묻는다. 그 소리들은 눈물 같은 이름이며 알 수 없는 곳으로 가서 묻히고 만다. 빈 들이 가져오는 쓸쓸함의 정조는 낡은 목조집을 더욱 아픈 현실 속으로 끌어 온다. 이 작품에서 시적 화자는 나와 목조집을 동일시한다. 대화의 상대에게 목조집을 가르키며 보여주고 있지만 실상은 자신의 외롭고 쓸쓸한 부재를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이런 유형의 작품이 이석근 시인이 후반에 현실과 만나는 접점임을 보여준다. 물론 시적 화자를 등장시켜 간접 화법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고 있지만 독자들은 누구나 쉽게 시적 화자가 바로 시인의 모습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시인은 멀리 빈 들에 서 있는 낡은 목조건물임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이석근 시인은 1974년 《풀과 별》誌로 등단했다. 이 시전문지는 제호가 말해 주듯이 서정성을 위주로 한 작품을 많이 실었고 또한 신인 배출도 서정시를 위주로하는 시인을 배출하는 것으로 정평이 난 잡지다. 좋은 시인으로 분류되는 시인들이 많이 배출된 잡지다. 참여와 순수의 이분법이 팽배하던 70년대에 자연과 꿈의 세계를 추구하는 이 잡지는 시단에 신선한 충격을 준 이후 이 잡지는 단명하고 만다. 시인에게 출신 잡지는 친정과 같다. 친정이 사라진 뒤 시인은 다시 1978년 《시문학》지로 문단에 다시 나오는 요식행위를 한다. 새 거처로 친정을 마련한 것이다.
이석근 시인은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이어서 시인들 간에 교류도 많이 하지 않았다.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나 작품을 들고 잡지사를 찾아다니는 성격이 되지 못해 외톨이로 자신의 세계에 웅크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 참에 나의 편지를 받고 반가웠을 것이다. 그래서 오래도록 별 볼 일 없는 남쪽 시인의 편지를 받고 반가웠으며 오래 간직했으리라 본다
추천사
아내의 그림책은 날마다 새롭게 채색되어 나를 당황하게 만든다.
아내의 그림책이 눈물로 깊어져도 나는 꼼짝할 수가 없구나.
아내의 그림책은 내 손바닥보다 늘 크다
슬픔을 짓씹는 꽃나무가 아내의 그림책 속에서 자라고 있다.
아내가 잠들 때 나는 아내의 그림책 속에 들어간다.
뿌리 깊은 슬픔의 가지를 잘라야지.
아내의 그림책이야말로 폐허다.
폐허에 새로이 빛나는 꽃나무를 어쩌나.
-「아내의 그림책」 전문
시적 화자는 아내의 그림책을 들여다 본다. 늘 보는 그림책이지만 그림책은 날마다 다른 색깔로 채색된다. 새롭게 채색되는 건 슬픔으로 깊어진다는 의미를 갖는다. 깊어지는 슬픔을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한계를 지닌다. 내 손바닥으로 가릴 수 없는 슬픔의 크기다. 슬픔으로 가득 찬 그림책이지만 아내는 그 슬픔을 짓씹는 꽃나무를 키운다. 어쩌면 작은 행복일지도 모르는 꽃나무는 자라는 아이들의 상징으로 만들어진 것일 수도 있다. 아내가 잠들었을 때 나는 그림책 속으로 들어간다. 그리고는 슬픔의 가지를 잘라야겠다고 마음 먹는다. 그렇게 마음 먹고 보니 아내의 그림책이 폐허로 보인다. 그동안은 세상이 폐허로 보였는데 아내의 그림책 속에는 현실이 놓여져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더군다나 폐허 속에 새로운 꽃나무가 빛나고 있으니 그 꽃나무를 자를 수는 없다. 이를 어쩌나 스스로 낭패감에 빠진다. 폐허 속에서도 꽃나무를 발견하는 화자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하고 긍정적임을 보여준 것이다. 폐허 속에도 버릴 수 없는 꽃나무와 같은 희망이 존재함을 찾은 것이다.
빈 들 저쪽
누렇게 낡은 목조집 하나 보이지?
저게 우리 집이야
헌 유리창이 저절로 푸르고 맑은 것은
주인인 내가 집을 비웠기 때문이야.
빈 들이 속 없는 바람에 노래하는 것을 들었는가.
묵은 언약이 들을 부는 바람에 떨어지는 소리는 들리는가.
그대 눈물 같은 이름.
떨어져 나간 소리는 다 어디로 묻히는가.
빈 들 저쪽
누렇게 낡은 목조집 하나 보이지?
-「빈 들에 서서」 전문
이 시의 정조는 쓸쓸함이다. 빈 들에 서 있는 목조집을 가르킨다. 저게 우리 집이야. 목조집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 정경만으로 마음을 기댈 수 있는 편안함을 준다. 빈 들과 낡은 목조집이 주는 황량함에 더하는 쓸쓸함은 헌 유리창이 맑고 푸르게 비쳐보이는 것은 그곳에 내가 부재하기 때문임을 역설한다. 나의 부재가 집을 아름답게 만든다는 역설은 내가 집에 대하여 어떤 기여도 하지 못함을 보인다. 자신이 주인이면서 집을 비워야 집이 더욱 빛날 수 있다는 의미는 목조집이 아직은 자신의 집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함을 뜻하던가 자신이 주인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집을 둘러싼 빈 들이 속없는 바람에게 노래해주고, 묵은 언약이 들에 부는 바람에 떨어지고 그런 소리들을 나는 듣고 있는데 자네에게는 그 소리가 들리는가고 묻는다. 그 소리들은 눈물 같은 이름이며 알 수 없는 곳으로 가서 묻히고 만다. 빈 들이 가져오는 쓸쓸함의 정조는 낡은 목조집을 더욱 아픈 현실 속으로 끌어 온다. 이 작품에서 시적 화자는 나와 목조집을 동일시한다. 대화의 상대에게 목조집을 가르키며 보여주고 있지만 실상은 자신의 외롭고 쓸쓸한 부재를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이런 유형의 작품이 이석근 시인이 후반에 현실과 만나는 접점임을 보여준다. 물론 시적 화자를 등장시켜 간접 화법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고 있지만 독자들은 누구나 쉽게 시적 화자가 바로 시인의 모습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시인은 멀리 빈 들에 서 있는 낡은 목조건물임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이석근 시인은 1974년 《풀과 별》誌로 등단했다. 이 시전문지는 제호가 말해 주듯이 서정성을 위주로 한 작품을 많이 실었고 또한 신인 배출도 서정시를 위주로하는 시인을 배출하는 것으로 정평이 난 잡지다. 좋은 시인으로 분류되는 시인들이 많이 배출된 잡지다. 참여와 순수의 이분법이 팽배하던 70년대에 자연과 꿈의 세계를 추구하는 이 잡지는 시단에 신선한 충격을 준 이후 이 잡지는 단명하고 만다. 시인에게 출신 잡지는 친정과 같다. 친정이 사라진 뒤 시인은 다시 1978년 《시문학》지로 문단에 다시 나오는 요식행위를 한다. 새 거처로 친정을 마련한 것이다.
이석근 시인은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이어서 시인들 간에 교류도 많이 하지 않았다.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나 작품을 들고 잡지사를 찾아다니는 성격이 되지 못해 외톨이로 자신의 세계에 웅크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 참에 나의 편지를 받고 반가웠을 것이다. 그래서 오래도록 별 볼 일 없는 남쪽 시인의 편지를 받고 반가웠으며 오래 간직했으리라 본다
추천사
아내의 그림책은 날마다 새롭게 채색되어 나를 당황하게 만든다.
아내의 그림책이 눈물로 깊어져도 나는 꼼짝할 수가 없구나.
아내의 그림책은 내 손바닥보다 늘 크다
슬픔을 짓씹는 꽃나무가 아내의 그림책 속에서 자라고 있다.
아내가 잠들 때 나는 아내의 그림책 속에 들어간다.
뿌리 깊은 슬픔의 가지를 잘라야지.
아내의 그림책이야말로 폐허다.
폐허에 새로이 빛나는 꽃나무를 어쩌나.
-「아내의 그림책」 전문
시적 화자는 아내의 그림책을 들여다 본다. 늘 보는 그림책이지만 그림책은 날마다 다른 색깔로 채색된다. 새롭게 채색되는 건 슬픔으로 깊어진다는 의미를 갖는다. 깊어지는 슬픔을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한계를 지닌다. 내 손바닥으로 가릴 수 없는 슬픔의 크기다. 슬픔으로 가득 찬 그림책이지만 아내는 그 슬픔을 짓씹는 꽃나무를 키운다. 어쩌면 작은 행복일지도 모르는 꽃나무는 자라는 아이들의 상징으로 만들어진 것일 수도 있다. 아내가 잠들었을 때 나는 그림책 속으로 들어간다. 그리고는 슬픔의 가지를 잘라야겠다고 마음 먹는다. 그렇게 마음 먹고 보니 아내의 그림책이 폐허로 보인다. 그동안은 세상이 폐허로 보였는데 아내의 그림책 속에는 현실이 놓여져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더군다나 폐허 속에 새로운 꽃나무가 빛나고 있으니 그 꽃나무를 자를 수는 없다. 이를 어쩌나 스스로 낭패감에 빠진다. 폐허 속에서도 꽃나무를 발견하는 화자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하고 긍정적임을 보여준 것이다. 폐허 속에도 버릴 수 없는 꽃나무와 같은 희망이 존재함을 찾은 것이다.
목차
목차
차례… 4
自序… 3
제 1 부
바람개비…14
저 은하수…15
강변 아파트… 16
억새…18
下端抒情… 19
다시, 자갈치에서…20
풍경… 22
아침에…23
다대포 시편…24
밤하늘…25
명동성당을 오르며…26
길…28
신선대…29
넌센스…30
헌화를 위한 판타지…31
제 2 부
먼 목화밭…34
병영역…35
섬은 흐르고 싶다…36
벚꽃 소풍…37
銀河直諭…38
갈대…39
세잔느城…40
나비몽상…41
대낮…42
편지…43
고드름…44
山雲…45
가을山行…46
金井山人… 47
제 3 부
꽈리꽃…50
소래 개펄…51
그 베로니카와 사랑과…52
歌客…54
헬리콥터…55
쉬는 시간…56
童心으로-산동네…57
이슬소리…58
탄광 마을에 내리는 눈…59
달팽이 가고 있다…60
무지개…61
서울 아이…62
옛 이야기…63
비를 보며…64
전화…65
렛ㆍ잇ㆍ비ㆍ미…66
바다…67
누가 교회 뒷뜰에서…68
눈동자…70
아내의 그림책…71
어느 인디언 소녀에게…72
휘파람새…73
雪行…74
안압지…75
率居의 새…76
童心으로-봄 전철…77
막대 뜀틀…79
제 4 부
빈 들에 서서…80
헌화를 위한 몇 마디…81
등대…82
外人村…83
가을나비…84
포인세티아…85
들길에서…86
인상…88
여백…89
바다에서…90
언더라인…91
에추드에서…92
무늬…93
언더라인ㆍ2…94
바다의 肖像…95
盞, 이미 늦은…96
샘…97
언더라인ㆍ3…98
언더라인ㆍ4…99
삽화…100
距離…101
수푸루지周邊…102
모래시계…104
그 노래…106
제 5 부
시ㅅ病과 藥…108
그 무렵…109
물에 쓰다…110
前夜, 혹은…111
U턴…112
뭐라고?…113
순간…114
가을 노래…115
메시지…116
슬슬…117
팽목항, 그 해…118
비망록ㆍ1…119
이런 詩…120
10년…121
봄, 편지…122
여로…123
단장…124
비가…125
근황…126
고독…127
ㆍ발문/맑은 사색이 깃든 이미지ㆍ강영환…128
ㆍ책 끝에/먼 消息ㆍ이석근…143
ㆍ이석근 시인 약력…144
自序… 3
제 1 부
바람개비…14
저 은하수…15
강변 아파트… 16
억새…18
下端抒情… 19
다시, 자갈치에서…20
풍경… 22
아침에…23
다대포 시편…24
밤하늘…25
명동성당을 오르며…26
길…28
신선대…29
넌센스…30
헌화를 위한 판타지…31
제 2 부
먼 목화밭…34
병영역…35
섬은 흐르고 싶다…36
벚꽃 소풍…37
銀河直諭…38
갈대…39
세잔느城…40
나비몽상…41
대낮…42
편지…43
고드름…44
山雲…45
가을山行…46
金井山人… 47
제 3 부
꽈리꽃…50
소래 개펄…51
그 베로니카와 사랑과…52
歌客…54
헬리콥터…55
쉬는 시간…56
童心으로-산동네…57
이슬소리…58
탄광 마을에 내리는 눈…59
달팽이 가고 있다…60
무지개…61
서울 아이…62
옛 이야기…63
비를 보며…64
전화…65
렛ㆍ잇ㆍ비ㆍ미…66
바다…67
누가 교회 뒷뜰에서…68
눈동자…70
아내의 그림책…71
어느 인디언 소녀에게…72
휘파람새…73
雪行…74
안압지…75
率居의 새…76
童心으로-봄 전철…77
막대 뜀틀…79
제 4 부
빈 들에 서서…80
헌화를 위한 몇 마디…81
등대…82
外人村…83
가을나비…84
포인세티아…85
들길에서…86
인상…88
여백…89
바다에서…90
언더라인…91
에추드에서…92
무늬…93
언더라인ㆍ2…94
바다의 肖像…95
盞, 이미 늦은…96
샘…97
언더라인ㆍ3…98
언더라인ㆍ4…99
삽화…100
距離…101
수푸루지周邊…102
모래시계…104
그 노래…106
제 5 부
시ㅅ病과 藥…108
그 무렵…109
물에 쓰다…110
前夜, 혹은…111
U턴…112
뭐라고?…113
순간…114
가을 노래…115
메시지…116
슬슬…117
팽목항, 그 해…118
비망록ㆍ1…119
이런 詩…120
10년…121
봄, 편지…122
여로…123
단장…124
비가…125
근황…126
고독…127
ㆍ발문/맑은 사색이 깃든 이미지ㆍ강영환…128
ㆍ책 끝에/먼 消息ㆍ이석근…143
ㆍ이석근 시인 약력…144
저자
저자
이석근
ㆍ1946년 경남 울산 출생
ㆍ동아대학교 법과 졸업
ㆍ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 수학
ㆍ월간 《은행계》 편집부, 월간 《한국문학》출판부 근무
ㆍ1967년 동아대 대학문예 수상
ㆍ1974년 《풀과 별》誌, 1978년 《시문학》誌로 문단 데뷔
ㆍ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회원
ㆍ시집『장미의 흔적』(1977, 관동출판사)
ㆍ2023년 9월 9일 뇌졸중으로 타계
ㆍ2025년 1월 20일 자선 시선집 『파도에 혹은 구름에』(책펴냄열린시)
ㆍ동아대학교 법과 졸업
ㆍ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 수학
ㆍ월간 《은행계》 편집부, 월간 《한국문학》출판부 근무
ㆍ1967년 동아대 대학문예 수상
ㆍ1974년 《풀과 별》誌, 1978년 《시문학》誌로 문단 데뷔
ㆍ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회원
ㆍ시집『장미의 흔적』(1977, 관동출판사)
ㆍ2023년 9월 9일 뇌졸중으로 타계
ㆍ2025년 1월 20일 자선 시선집 『파도에 혹은 구름에』(책펴냄열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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