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점(monostory 6)(양장본 Hardcover)
누구에게나 있는, 그냥 흔한 점이야.
피해와 가해, 진실과 소문, 연대와 침묵 사이에서 드러나는 사회적 폭력의 구조
개인의 상처가 타인을 향한 폭력으로 번지는 과정을 바라보는 서늘한 시선
심사위원 만장일치의 선택
2026 모노스토리 단편소설 공모전 당선작 다섯 편 중 한 편인 이은지 작가의 소설 〈검은 점〉이 모노스토리 시리즈의 여섯 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어린 시절, 수치스러운 폭력을 당하고도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오히려 소문의 희생자가 됐던 무영. 무영의 아픈 상처는 ‘검은 점’으로 남아 그녀의 삶의 태도를 침묵과 무관심으로 만들었다. 그런 무영은 회사에서 상사의 추행에 당당히 맞서는 동료 화영에게서 자신과는 다른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과 동조의 감정을 느끼고 그녀를 지지한다. 하지만 자신의 애인과 화영의 관계를 의심하게 된 무영은 화영을 향한 분노와 배신감에 휩싸이고, 결국 화영을 무너뜨리는 비틀린 선택을 하고 만다.
〈검은 점〉은 개인의 트라우마와 사회적 폭력이 어떻게 연결되고 재생산되는지를 서늘한 시선으로 탐색하는 작품이다. 소설은 이러한 과정을 직장이라는 일상적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직장 내 성희롱, 익명성 뒤에 숨은 집단 폭력, 피해자를 향한 의심과 낙인, 그 과정에서 흐릿해지는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의 밀도 높은 서술을 통해 독자의 눈앞에 핍진하게 펼쳐 놓는다.
〈검은 점〉은 2026 모노스토리 단편소설 공모전에서 서사와 인물, 그리고 주제의식이 고르게 완성도를 성취하고 조화를 이뤘다는 평을 받으며 심사위원 만장일치의 선택을 받은 작품으로, “개인적 트라우마와 사회의 구조적 여성혐오가 연결되는 서사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본성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모노스토리]
모노스토리는 이스트엔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단편소설 시리즈입니다. ‘단 하나의 이야기, 단 하나의 울림’이라는 컨셉으로 한 편의 단편소설을 한 권의 책으로 소개해 짧지만 깊이 있고, 가볍지만 밀도 있는 단편소설의 매력을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합니다. 모노스토리의 작지만 선명한 목소리에 독자들의 세계가 진동하고 확장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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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소설의 중심에는 오래된 상처를 품고 살아가는 화자 무영이 있다. 어린 시절 성적 폭력을 당한 뒤 소문에 의해 '걸레'라는 낙인이 찍히고 공동체로부터 고립되었던 경험은 무영의 삶에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긴다. 허벅지에 남은 검은 점은 단순한 흉터가 아니라, 수치심이 몸속에 축적된 결과이다. 이 감정은 치유되지 못한 채 내면에 잠복해 있다가 어느 순간 뒤틀린 방식으로 타인을 향해 분출된다. 이를 통해 소설은 피해의 기억이 반드시 연대와 공감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냉혹한 사실을 보여 준다. 무영은 직장 동료 화영을 향한 질투와 분노 속에서 거짓 소문을 퍼뜨리고 그녀를 피해자로 만든다. 작품이 만들어내는 윤리적 긴장은 바로 이 지점에서 발생하는데, 피해와 가해, 진실과 소문, 연대와 침묵의 모호한 경계에서 반복되고 순환되는 폭력의 흐름을 따라가는 작가의 집요하고도 서늘한 시선은 독자에게 쉽게 안도할 자리를 허락하지 않는다.
〈검은 점〉에서 주요하게 다루는 지점은 근거 없는 소문이 '사실'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사람들은 빈약한 단서와 추측을 통해 진실 여부의 확인 없이 특정 인물을 비난하는 소문을 생산한다. 각자의 편견과 욕망이 덧붙으며 소문은 부풀려지고, 공동의 상상력 속에서 사실로 굳어진다. 이러한 과정은 무영의 과거와 화영의 현재에서 데칼코마니처럼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어린 시절 무영은 근거 없는 소문 때문에 '걸레'라는 낙인을 뒤집어썼고, 화영은 같은 방식으로 오해를 받아 끝내 무너지고 만다. 소설은 소문의 속성이 결국 폭력임을 강조하고, 그 폭력은 언제나 다수의 무책임한 참여 속에서 완성됨을 보여 준다.
소설에서 이 모든 일이 벌어지는 배경은 회사라는 조직이다. 성차별과 권력 남용이 공공연하게 존재하는 공간. 여직원은 승진할 수 없고, 상사의 성희롱은 농담처럼 소비되며, 피해자가 문제를 제기하면 해결보다 은폐와 회유를 선택하는 곳. 소설 속 회사는 부조리로 가득하지만 이러한 부조리가 특별한 사건처럼 다뤄지지 않는다. 직원들은 침묵하고, 방관하고, 때로는 소문을 소비하는 참여자가 될 뿐이다. 소설은 조직의 집단적인 침묵과 방관이야말로 폭력이 자라나고 지속되는 토양임을 드러낸다.
피해자는 언제든 가해자가 될 수 있고, 진실은 무책임한 농담으로 왜곡되며, 조직은 폭력과 피해에 침묵하고 방관함으로써 구조를 유지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계속해서 반복된다. 만약 〈검은 점〉이 펼쳐낸 소설 속 모습들이 불쾌하게 느껴진다면, 그건 아마도 그 모습들이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게 아닌 우리 사회의 축소판처럼 느껴졌기 때문 아닐까.
목차
목차
검은 점_11
작가의 말_87
작가 인터뷰_93
저자
저자
2025년 제5회 오영수 신인문학상에 단편소설 「나의 고해」가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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