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나눈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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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인 언니를, 내 손으로 끝내기로 했다.
"누가 알기나 할까. 저 가련한 여인이 재미로 사람을 죽인다는 것을."
장편소설『피를 나눈 사이』는 스물다섯 해를 언니의 부역자로 살아온 동생 화진이 아름다운 연쇄살인범 언니 영진을 제 손으로 끝내려는 이야기다. 죽도록 미워하면서 죽어도 남이 될 수 없는 두 사람을 따라가며, 소설은 '혈육'이라는 관계의 가장 깊고 불온한 곳까지 파고든다.
우리는 혈육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엇을 감당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그 이름은 어디까지 용서의 이유가 될 수 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토록 혈육의 굴레를 끊어낼 수 없는지를 집요하게 캐묻는다.
"누가 알기나 할까. 저 가련한 여인이 재미로 사람을 죽인다는 것을."
장편소설『피를 나눈 사이』는 스물다섯 해를 언니의 부역자로 살아온 동생 화진이 아름다운 연쇄살인범 언니 영진을 제 손으로 끝내려는 이야기다. 죽도록 미워하면서 죽어도 남이 될 수 없는 두 사람을 따라가며, 소설은 '혈육'이라는 관계의 가장 깊고 불온한 곳까지 파고든다.
우리는 혈육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엇을 감당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그 이름은 어디까지 용서의 이유가 될 수 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토록 혈육의 굴레를 끊어낼 수 없는지를 집요하게 캐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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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살인 서사의 외피 아래, 혈육이라는 관계의 본질을 천착하다
이 작품에서 연쇄살인과 은폐, 단죄의 계획은 서사적 긴장을 견인하는 장치다. 그러나 작품의 무게중심은 화진이 끝내 언니를 단죄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사건의 귀결보다, 언니를 향한 사랑과 혐오가 어떠한 내력을 거쳐 형성되고 변모해 왔는가 하는 감정의 역사에 오롯이 놓여 있다. 숭앙과 열등감, 보호 본능과 적의, 연민과 수치심은 일정한 순서에 따라 교체되지 않은 채 화진의 내면에서 서로를 부정하고 또 강화하는 모순적인 정동으로 공존한다.
서술은 3인칭 제한적 시점을 취해 철저히 동생 화진의 내면에 초점화된다. 독자는 화진이 보는 것만 보고, 화진이 외면하는 것은 함께 외면한다. 언니의 범행을 단죄하려 하면서도 여전히 언니의 아름다움에 현혹되는 화진의 시선에 독자 역시 포섭되는 것이다. 후반부에 이르러 그 제한된 시야가 한 차례 전복되는 순간, 독자는 자신이 얼마나 오랫동안 한 인물의 자기기만에 동참해 왔는지를 깨닫게 된다.
이러한 서술 방식은 화진의 주관적 인식에 독자의 판단을 종속시킴으로써 혈육이라는 관계가 지닌 인식의 편향성을 독서의 과정 자체에서 경험하게 한다.
생착(生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안에 뿌리내리는 일
이식된 세포가 타인의 몸에 자리를 잡고 새로운 혈액세포를 지속적으로 생성하는 현상을 의학에서는 생착이라 부른다. 작가들은 이 의학적 개념을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중심 은유로 확장한다. 화진의 조혈모세포가 언니의 몸에 생착해 언니의 피를 만들어 왔듯, 언니라는 존재 역시 화진의 내면 깊숙이 뿌리내려 그의 욕망과 판단을 조직하는 내적 질서로 자리해 왔다. 언니를 죽이는 일이 일종의 자기 파괴에 가까워지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칼끝은 언니를 향하지만, 그와 함께 도려내야 하는 것은 화진 자신의 일부이기도 하다.
'부역(附逆)'이라는 또 하나의 핵심어는 이러한 은유를 더욱 복합적인 윤리의 차원으로 이끈다. 화진은 '피해자'와 '공범'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으로 온전히 설명되지 않는 모호한 위치에 놓여 있다. 소설은 그의 오랜 종속을 섣불리 면책하거나, 그가 저지른 행위를 단순한 도덕적 잣대로 단죄하지 않는다. 다만 사랑이라는 명분 아래 자신의 무력함과 침묵을 정당화해 온 한 인간이 마침내 그 자기기만의 실체와 대면하는 과정을 집요하게 추적한다.
사랑했다면 끝내 멈추게 했어야 한다는 뒤늦은 화진의 자각. 그 뼈아픈 자각에 이르러 화진은 자신과 언니를 결박해 온 관계의 본질을 비로소 새롭게 인식한다.
왜 『피를 나눈 사이』인가
『피를 나눈 사이』라는 제목은 혈연이라는 생물학적 사실에서 출발해, 혈연으로 맺어진 두 사람이 서로의 삶뿐 아니라 죄의 무게까지 나누어 짊어지는 관계로 그 의미를 확장한다. 두 자매에게 피는 동일한 혈통을 증명하는 표지인 동시에, 한 사람의 생명을 다른 사람의 희생 위에 존속시킨 물질적 실체다. 나아가 그것은 오랜 부역과 침묵을 거치며 두 사람이 함께 짊어지게 된 죄의 흔적이기도 하다. 이처럼 '피를 나눈다'는 행위에는 생명의 공유와 죄의 분담이라는 상반된 함의가 중첩되어 있다.
특히 이 제목에서 주목할 것은 '나눈'이라는 동사의 다의성이다. 그것은 서로에게 무언가를 건네고 공유한다는 뜻을 지니면서, 동시에 하나의 몫을 갈라 각자에게 귀속시킨다는 의미를 품는다. 혈연으로 맺어진 두 사람이 끝내 서로의 삶과 죄를 어디까지 자신의 몫으로 받아들이게 되는가. 소설은 이 물음을 서사의 저변에 지속적으로 환기하며, 혈육이라는 관계가 지닌 불가역적 결속의 의미를 끝까지 추궁한다.
이 작품에서 연쇄살인과 은폐, 단죄의 계획은 서사적 긴장을 견인하는 장치다. 그러나 작품의 무게중심은 화진이 끝내 언니를 단죄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사건의 귀결보다, 언니를 향한 사랑과 혐오가 어떠한 내력을 거쳐 형성되고 변모해 왔는가 하는 감정의 역사에 오롯이 놓여 있다. 숭앙과 열등감, 보호 본능과 적의, 연민과 수치심은 일정한 순서에 따라 교체되지 않은 채 화진의 내면에서 서로를 부정하고 또 강화하는 모순적인 정동으로 공존한다.
서술은 3인칭 제한적 시점을 취해 철저히 동생 화진의 내면에 초점화된다. 독자는 화진이 보는 것만 보고, 화진이 외면하는 것은 함께 외면한다. 언니의 범행을 단죄하려 하면서도 여전히 언니의 아름다움에 현혹되는 화진의 시선에 독자 역시 포섭되는 것이다. 후반부에 이르러 그 제한된 시야가 한 차례 전복되는 순간, 독자는 자신이 얼마나 오랫동안 한 인물의 자기기만에 동참해 왔는지를 깨닫게 된다.
이러한 서술 방식은 화진의 주관적 인식에 독자의 판단을 종속시킴으로써 혈육이라는 관계가 지닌 인식의 편향성을 독서의 과정 자체에서 경험하게 한다.
생착(生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안에 뿌리내리는 일
이식된 세포가 타인의 몸에 자리를 잡고 새로운 혈액세포를 지속적으로 생성하는 현상을 의학에서는 생착이라 부른다. 작가들은 이 의학적 개념을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중심 은유로 확장한다. 화진의 조혈모세포가 언니의 몸에 생착해 언니의 피를 만들어 왔듯, 언니라는 존재 역시 화진의 내면 깊숙이 뿌리내려 그의 욕망과 판단을 조직하는 내적 질서로 자리해 왔다. 언니를 죽이는 일이 일종의 자기 파괴에 가까워지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칼끝은 언니를 향하지만, 그와 함께 도려내야 하는 것은 화진 자신의 일부이기도 하다.
'부역(附逆)'이라는 또 하나의 핵심어는 이러한 은유를 더욱 복합적인 윤리의 차원으로 이끈다. 화진은 '피해자'와 '공범'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으로 온전히 설명되지 않는 모호한 위치에 놓여 있다. 소설은 그의 오랜 종속을 섣불리 면책하거나, 그가 저지른 행위를 단순한 도덕적 잣대로 단죄하지 않는다. 다만 사랑이라는 명분 아래 자신의 무력함과 침묵을 정당화해 온 한 인간이 마침내 그 자기기만의 실체와 대면하는 과정을 집요하게 추적한다.
사랑했다면 끝내 멈추게 했어야 한다는 뒤늦은 화진의 자각. 그 뼈아픈 자각에 이르러 화진은 자신과 언니를 결박해 온 관계의 본질을 비로소 새롭게 인식한다.
왜 『피를 나눈 사이』인가
『피를 나눈 사이』라는 제목은 혈연이라는 생물학적 사실에서 출발해, 혈연으로 맺어진 두 사람이 서로의 삶뿐 아니라 죄의 무게까지 나누어 짊어지는 관계로 그 의미를 확장한다. 두 자매에게 피는 동일한 혈통을 증명하는 표지인 동시에, 한 사람의 생명을 다른 사람의 희생 위에 존속시킨 물질적 실체다. 나아가 그것은 오랜 부역과 침묵을 거치며 두 사람이 함께 짊어지게 된 죄의 흔적이기도 하다. 이처럼 '피를 나눈다'는 행위에는 생명의 공유와 죄의 분담이라는 상반된 함의가 중첩되어 있다.
특히 이 제목에서 주목할 것은 '나눈'이라는 동사의 다의성이다. 그것은 서로에게 무언가를 건네고 공유한다는 뜻을 지니면서, 동시에 하나의 몫을 갈라 각자에게 귀속시킨다는 의미를 품는다. 혈연으로 맺어진 두 사람이 끝내 서로의 삶과 죄를 어디까지 자신의 몫으로 받아들이게 되는가. 소설은 이 물음을 서사의 저변에 지속적으로 환기하며, 혈육이라는 관계가 지닌 불가역적 결속의 의미를 끝까지 추궁한다.
목차
목차
1장 기원
2장 피의 지위
3장 촉구
4장 오용해서는 안 되는 것
5장 생착
6장 효율 바깥의 문제
7장 에필로그
2장 피의 지위
3장 촉구
4장 오용해서는 안 되는 것
5장 생착
6장 효율 바깥의 문제
7장 에필로그
저자
저자
방지언 대중가요 작사가로 데뷔했다. 이후 주간지 칼럼니스트와 SBS 드라마국 기획작가를 거쳐, 청강대 만화웹툰스쿨 초빙교수로 활동했다. 현재 드라마 제작사에서 드라마 편성 준비 중이다.
장편소설 『큐피드, 아홉 개의 성물』과 『뇌사판정위원회』를 집필했다.
세상에 질문을 던지는 작가가 되고자 한다.
장편소설 『큐피드, 아홉 개의 성물』과 『뇌사판정위원회』를 집필했다.
세상에 질문을 던지는 작가가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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