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포괄적 문해력
믿음에서 시작되는 문해의 여정
지난해 10월, ‘AAC 인식의 달’ 행사장에서 저는 아주 특별한 인연을 다시 만났습니다. 10년 전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혀를 살짝 내미는 움직임으로만 좋고 싫음을 표현하던 아이. 저의 제자였던 중도 장애 학생, 교빈이였습니다. 시간이 훌쩍 지나 어느덧 성인이 된 교빈이의 어머니는 제게 가슴 벅찬 소식을 전해주셨습니다. 이제 교빈이는 태블릿의 줄간 스캐닝 방식을 활용해 자음과 모음을 스스로 조합하고, 자신의 생각을 문장으로 전달하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소식을 듣는 순간, 지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며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10년 전 교빈이와 처음 AAC(보완대체의사소통)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우리 앞에는 수많은 도전이 놓여 있었습니다. 안구마우스를 익히고, 도구를 통해 의사를 표현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고,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그 무렵 저는 캐나다에서 열린 국제 AAC 학회에서 잊을 수 없는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호주에서 온 그는 교빈이처럼 안구마우스를 사용해 글자 자판을 입력하는 중도 장애인이었습니다. 어떻게 글자를 배울 수 있었느냐는 제 질문에 그는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글자를 배워야 한다고 가르치셨어요. 그때는 정말 힘들고 싫었지만, 지금은 제 인생에서 가장 고마운 분입니다.” 그리고 그는 제게 떨림이 담긴 당부를 남겼습니다. “당신도 꼭 학생들에게 글을 가르치세요. 포기하지 마세요. 끝까지 하면 할 수 있습니다.”
그 말은 제 삶과 실천의 방향을 다시 세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온 저는 교빈이와 친구들에게 글자를 배워보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여정 끝에, 교빈이는 이제 자신의 이름은 물론 기본적인 표현들을 자모 조합으로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아이들의 인지적·운동적 특성에 맞춘 개인 맞춤형 키보드를 설계하고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누군가는 할 수 있다’는 믿음이 한 사람의 삶을, 나아가 그가 살아가는 세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직접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Comprehensive Literacy for All』은 모두를 위한 포괄적 문해에 관한 책입니다. 이 책은 특히 문자 기반 문해력에 초점을 맞추며, 이러한 접근이 문해의 협의적 정의임을 분명히 인식하면서도 중도 장애인에게는 결코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강조합니다. 저자들은 장애 학생의 문해와 관련된 풍부한 사례를 바탕으로, 문해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문해 기반 다지기, 읽고 쓰기 배우기, 그리고 실제 실행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체계적으로 안내합니다.
원서를 번역하는 내내 제 가슴을 뛰게 했던 문장이 있습니다.
“초기 문해는 태어나기 직전부터 시작되는 연속체상에 존재한다. 실제로 태아는 자궁 내에서 다양한 형태의 언어 인식을 얻게 된다(Moon, 2017). 즉, 생명 그 자체를 넘어서는 어떤 전제조건도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이라는 사실 외에 다른 자격(candidacy)은 존재하지 않는다.”
저자들은 수많은 중도 장애 학생들이 읽고 쓰기를 배울 수 있었던 이유가 장애의 경중에 있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 차이를 만든 것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배울 수 있다고 끝까지 믿어준 누군가의 믿음과 실천’이었습니다. 우리는 혹시 장애가 너무 심하다는 이유로, 혹은 나이가 너무 많거나 적다는 이유로 그들의 문해 가능성을 살펴볼 기회조차 주지 않고 있지는 않았을까요? 읽고 쓰지 못할 것이라는 선을, 어쩌면 우리가 먼저 긋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저는 이 책이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읽고 쓰기를 배우지 못하는 이유를 개인의 한계가 아니라, 사회와 교육이 충분히 가르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성찰로 고민하는 분들에게 길라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끝까지 믿어주는 ‘그 한 사람’ 덕분에 삶은 변화합니다. 이 책을 펼친 여러분이 바로 그 ‘한 사람’의 전문가이자 지지자가 되어주시기를 소망하며, 이 번역서를 세상에 내놓습니다.
2026년 1월 저자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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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목차
목차
역자 소개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0
역자 서문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3
머리말 ?David E. Yoder . . . . . . . . . . . . . . . . . . . . . . . . . 15
감사의 글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7
서론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9
Section I 핵심 개념
1장 모든 아동은 읽고 쓸 수 있다:
이론적 근거 . . . . . . . . . . . . . . . . . . 29
2장 성공적인 문해 학습을 위한 환경 구축 . . . . . . . . . 48
Section II 문해력을 위한 기초 다지기
3장 알파벳 지식과 음운 인식 . . . . . . . . . . . . 77
4장 초기 읽기 . . . . . . . . . . 101
5장 초기 쓰기 . . . . . . . . . . 121
Section III 읽기, 쓰기 학습
6장 포괄적 문해력 교육:
연구 기반 문해력 교육의 틀 . . . . . . . . 157
7장 읽기 이해와 어휘 지도 . . . . . . . . . . 175
8장 자기 주도 읽기:
동기 부여와 유창성 지원 . . . . . . . . 204
9장 쓰기 . . . . . . . . 238
10장 해독, 단어, 식별, 철자 . . . . . . . 275
Section IV 실행
11장 문해력 지원을 위한 보조공학의 효과적 활용 . . . . 307
12장 효과적인 교수의 구성과 실행 . . . . 328
참고문헌 . . . . . . . . . . 349
찾아보기 . . . . . . . . . . 381
저자
저자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졸업(특수교육학 석사)
부산장신대학교 특수교육과 교수, 엘씨드센터 소장 역임
(현) 서울시장애인의사소통권리증진센터 센터장
한신대학교 상담심리 교육대학원 겸임교수
중부대학교 발달장애인지원 학과 겸임교수
〈주요저서〉
보완대체의사소통 - AAC 중재를 위한 최상의 실제(공저, 학지사, 2024)
AAC를 활용한 지역사회 적응활동(공저, 학지사, 2016)
지체, 건강 및 중복 장애 학생에 대한 이해(공역, 학지사,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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