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들섬과 세운상가
왜 시장이 바뀌면 서울이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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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섬과 세운상가, 단절과 혼란을 견뎌온 두 공간 이야기
우리는 도시에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가?
우리가 묻지 않는 사이, 공간은 권력의 전시장이 되었다
전직 건축사·도시계획가·지리학자·서울시 공무원
저자의 깊고 입체적인 이야기!
종묘와 세운4구역, 광화문 '감사의 정원', 동대문디지털플라자……. 지금 이 순간에도 서울의 도시공간을 둘러싼 논쟁은 끊이지 않는다.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이후 단체장의 임기에 맞추어 도시공간이 교체되는 현상은 낯설지 않다. 리더십의 교체에 따라 정책 방향이 급격히 전화되면서 전임 시정이 남긴 공간 유산은 재평가의 대상이 되고, 때로는 축소되거나 변형되며 폐기되기도 한다."(13쪽)
도시공간이 크고 작은 변화를 겪을 때마다 여기저기서 목소리가 쏟아진다. 왜 개발하는지, 왜 새로 짓는지, 세금은 얼마나 들었고, 공적 자원을 투입할 만한 가치는 있는지 등등에 대해 사람들은 질문을 던진다. 대체로 가장 먼저 도마에 오르는 건 세금이다. 예산이 얼마인지, 소요 비용은 적절한지를 따지는 목소리가 가장 크고 빠르다. 그런데 정작 더 근본적인 이야기는 쉽게 꺼내지 않는다.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원래 시장이 바뀌면 다 그런 거 아니냐'는 말을 가장 먼저 듣곤 한다. 어쩌면 우리는 그 변화를 너무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여 왔을지도 모른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공간의 운명을 정치 리더가 결정한다는 사실을 크게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말 당연한 일일까? 공간에 대한 권한이 오롯이 시장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일이 어쩔 도리 없이 그저 받아들여야 하는 일일까?
사람들은 도시공간에 "자신의 시간을 축적하며 장소적 애착과 의미"를 형성한다. 주어진 물리적 공간을 그저 이용만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어긋나게 쓰고 파괴함으로써" 그 공간에 자신만의 의미를 덧씌우고 관계를 맺어 나간다. 그러나 반복되는 철거와 건설은 그간 사람과 공간 사이에 쌓여온 관계를 완전히 흩뜨려 버린다. 결국 이는 도시공간이 누구를 향해 있느냐의 문제이다. 계획부터 설계, 건설, 운영과 관리까지 행정 주도로 이루어지는 구조 속에서 시민이 공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의미를 만들어갈 여지는 좁아진다.
"우리나라처럼 지자체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도시개발을 주도하는 환경에서는 도시의 리더인 시장이 도시공간의 의미를 좌우하는 기획 권한을 갖는다. [……] 공간은 일정한 방향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유도되고 시민들이 자연스럽고 자유롭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여지는 줄어든다."(31~32쪽)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뉴욕 컬럼비아대학교 건축대학원에서 건축과 도시 디자인을 공부한 저자는, 서울과 뉴욕 현지에서 실무를 경험하고 2015년부터 서울시의 임기제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도시건축 분야에서 풍부한 이론적, 실무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지자체장의 리더십이 도시공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은 박사학위논문과 이 책으로 이어진다. 시장의 기획 권력이 공간에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노들섬과 세운상가의 변천을 정리하고, 방대한 양의 오세훈, 박원순 시장의 발언을 분석했다. 그리고 공무원, 설계 참여자, 운영 실무자 등 수십 명의 관련자를 만나 진행한 인터뷰도 상당수 포함하여 다채로운 목소리를 담아냈다.
우리는 도시에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가?
우리가 묻지 않는 사이, 공간은 권력의 전시장이 되었다
전직 건축사·도시계획가·지리학자·서울시 공무원
저자의 깊고 입체적인 이야기!
종묘와 세운4구역, 광화문 '감사의 정원', 동대문디지털플라자……. 지금 이 순간에도 서울의 도시공간을 둘러싼 논쟁은 끊이지 않는다.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이후 단체장의 임기에 맞추어 도시공간이 교체되는 현상은 낯설지 않다. 리더십의 교체에 따라 정책 방향이 급격히 전화되면서 전임 시정이 남긴 공간 유산은 재평가의 대상이 되고, 때로는 축소되거나 변형되며 폐기되기도 한다."(13쪽)
도시공간이 크고 작은 변화를 겪을 때마다 여기저기서 목소리가 쏟아진다. 왜 개발하는지, 왜 새로 짓는지, 세금은 얼마나 들었고, 공적 자원을 투입할 만한 가치는 있는지 등등에 대해 사람들은 질문을 던진다. 대체로 가장 먼저 도마에 오르는 건 세금이다. 예산이 얼마인지, 소요 비용은 적절한지를 따지는 목소리가 가장 크고 빠르다. 그런데 정작 더 근본적인 이야기는 쉽게 꺼내지 않는다.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원래 시장이 바뀌면 다 그런 거 아니냐'는 말을 가장 먼저 듣곤 한다. 어쩌면 우리는 그 변화를 너무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여 왔을지도 모른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공간의 운명을 정치 리더가 결정한다는 사실을 크게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말 당연한 일일까? 공간에 대한 권한이 오롯이 시장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일이 어쩔 도리 없이 그저 받아들여야 하는 일일까?
사람들은 도시공간에 "자신의 시간을 축적하며 장소적 애착과 의미"를 형성한다. 주어진 물리적 공간을 그저 이용만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어긋나게 쓰고 파괴함으로써" 그 공간에 자신만의 의미를 덧씌우고 관계를 맺어 나간다. 그러나 반복되는 철거와 건설은 그간 사람과 공간 사이에 쌓여온 관계를 완전히 흩뜨려 버린다. 결국 이는 도시공간이 누구를 향해 있느냐의 문제이다. 계획부터 설계, 건설, 운영과 관리까지 행정 주도로 이루어지는 구조 속에서 시민이 공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의미를 만들어갈 여지는 좁아진다.
"우리나라처럼 지자체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도시개발을 주도하는 환경에서는 도시의 리더인 시장이 도시공간의 의미를 좌우하는 기획 권한을 갖는다. [……] 공간은 일정한 방향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유도되고 시민들이 자연스럽고 자유롭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여지는 줄어든다."(31~32쪽)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뉴욕 컬럼비아대학교 건축대학원에서 건축과 도시 디자인을 공부한 저자는, 서울과 뉴욕 현지에서 실무를 경험하고 2015년부터 서울시의 임기제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도시건축 분야에서 풍부한 이론적, 실무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지자체장의 리더십이 도시공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은 박사학위논문과 이 책으로 이어진다. 시장의 기획 권력이 공간에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노들섬과 세운상가의 변천을 정리하고, 방대한 양의 오세훈, 박원순 시장의 발언을 분석했다. 그리고 공무원, 설계 참여자, 운영 실무자 등 수십 명의 관련자를 만나 진행한 인터뷰도 상당수 포함하여 다채로운 목소리를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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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강력한 정치 홍보 수단이 된 도시공간
청계천이 증명했고, 노들섬과 세운상가가 반복했다
지난 20년 동안 서울의 도시공간은 정치적 성향도 비전도 완전히 다른 두 시장의 계획이 세워졌다 사라지기를 반복해 왔기에, 공간의 변화에 대한 논의는 대부분 각 시장의 업적을 평가하고 공과를 따지는 것에 매몰되고 만다. 하지만 앞으로 4년간 서울을 이끌 시장을 뽑는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지금, 저자는 논의를 원점으로 돌리는 어렵고도 대범한 시도를 한다. 시장의 업적을 평가하는 데 갇히는 대신 도시건축 사업의 시작과 결과, 의의와 한계를 명확히 짚어내어 공간의 미래를 논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낸다. 오세훈과 박원순 시장 모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사업을 추진했던 노들섬과 세운상가는 이 작업에 더없이 적합한 사례다.
여기서 더 나아가, 그렇다면 두 시장은 왜 이렇게 '공간'에 집중했을까? 사실 이건 오세훈과 박원순, 두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모습이 아니다. 서울만의 문제도, 그리고 시장만의 문제도 아니다. 전 세계 많은 정치 리더들은 도시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경관을 바꾸려는 시도를 거듭해 왔다. 가장 가시적으로 자신의 업적과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거대한 도시 경관에 집중하는 일은 인류의 역사에서 반복되어 온 일이다.
그럼에도 선거를 통해 권력을 획득할 수밖에 없는 현대사회에서 정치인의 홍보와 브랜딩은 특히 굉장히 중요한 과업이 되었다. 자신을 끊임없이 노출시키고 각인시키는 일이 더는 선택의 영역이 아니다. 도시공간의 변화를 통해 자신의 입지를 다지는 데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청계천 복원 사업을 들 수 있겠다.
"뉴타운 사업이나 청계천 복원과 같은 대규모 개발 사업의 신속한 추진과 가시적인 성과가 민선 자치단체장 최초의 대통령 당선이라는 결과로 이어지며, 서울시장 대권 주자로 적합하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51쪽)
이후 서울시장이 된 오세훈과 박원순에게도 청계천 사업이 주는 교훈은 유효했다. 두 사람 모두 열성적으로 스스로를 홍보하는 일에 공을 들였고, 노들섬과 세운상가를 비롯한 도시공간을 자신의 비전을 가시적으로 각인시킬 수 있는 무대로 삼았다. 그리고 이 또한 두 시장만의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지방선거를 앞둔 지금, 서울시장 후보자들도 도시공간을 자신을 각인시킬 상징으로 삼아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노들섬과 세운상가』는 그 과정을 정확히 이해하게 해준다.
개발과 재생이라는 정반대의 비전,
공간에 권력을 새기는 하나의 문법
반복되는 단절을 끊어낼 힘은 우리의 질문에 있다
서울시에서 10년간 건축 분야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저자는 박원순 시장의 갑작스러운 부재로 한 차례 시장의 교체를 겪는다. 정책 방향성은 크게 달라졌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시장의 강력한 권한이 사업의 기획부터 실행까지 모든 과정에 작동하고 있음을 몸으로 느꼈다. 계획이 수립되는 방식, 설계의 방향이 정해지는 과정, 사업의 우선순위가 결정되는 순간들, 그 모든 과정에서 시장의 존재는 명시적이든 암묵적이든 언제나 작동하고 있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 내내 새로운 시장이 무엇을 더 선호할지, 어떤 방향이 그의 취향에 부합할지 가늠했고, 이전 시정의 연속선상에 있는 사업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조율한 시간들도 있었다."(11쪽)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디자인'을 중시하며 대규모 개발과 서울을 대표할 만한 랜드마크 건설을 통해 서울을 '전 세계인들이 방문하고 싶은' 도시로 만들고자 했던 오세훈 시장. '시민 참여'의 가치를 강조하며 개발 대신 재생을, 철거 대신 존치를 통해 서울을 지속 가능한 도시로 만들고자 했던 박원순 시장. 두 시장이 그렸던 서울의 미래는 완전히 다르지만 공간을 권력의 언어로 삼았다는 점에서 두 시장은 닮아 있다.
동시에 『노들섬과 세운상가』는 거시적인 정책의 흐름만을 좇지 않고,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켜온 이들, 삶의 터전을 잃거나 생계를 위협받은 이들, 새로운 가능성을 꿈꾸며 모여든 이들의 목소리를 함께 담고 있다. 오세훈-박원순-오세훈이라는 시장의 반복된 교체 속에서 상반된 정책이 맞부딪히며 도시 서울에는 장기적 계획이 자리 잡지 못했고, 업적 세우기와 흔적 지우기가 되풀이되는 사이 공간은 표류했다. 그리고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그 대가를 치러야 했던 건 노들섬과 세운상가와 관계를 맺고 일상을 구축해 온 사람들이다.
"노들꿈섬을 꿈꾼 자들은 멋있을 수 있지. 근데 그 꿈에 뛰어든 자들은 피를 철철 흘려야 된다는 걸 온몸으로 겪었어요."(101쪽)
"오 시장님 취임하고 '피 토하는 심정'이라는 발언을 보고 '아, 오세훈 시장이 1기 시정에서 하려던 일을 그대로 할 생각이구나.' 싶었어요. 박시장님 때는 적어도 과장금 미팅을 격주 또는 매주 했어요. [……] 오 시장님 오시고 나서는 회의가 급속도로 없어졌죠."(227쪽)
공간이 권력의 도구가 된 이상, 이 고통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도시공간을 다시 시민의 것으로 되찾는 일이 필요하다. 누가 공간을 결정하고, 그 결정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며, 그 결과를 누가 감당할 것인지 계속해서 물어야 한다. 이 책은 그 질문을 향해 나아가는 데 탄탄한 기반이 되어 줄 것이다.
청계천이 증명했고, 노들섬과 세운상가가 반복했다
지난 20년 동안 서울의 도시공간은 정치적 성향도 비전도 완전히 다른 두 시장의 계획이 세워졌다 사라지기를 반복해 왔기에, 공간의 변화에 대한 논의는 대부분 각 시장의 업적을 평가하고 공과를 따지는 것에 매몰되고 만다. 하지만 앞으로 4년간 서울을 이끌 시장을 뽑는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지금, 저자는 논의를 원점으로 돌리는 어렵고도 대범한 시도를 한다. 시장의 업적을 평가하는 데 갇히는 대신 도시건축 사업의 시작과 결과, 의의와 한계를 명확히 짚어내어 공간의 미래를 논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낸다. 오세훈과 박원순 시장 모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사업을 추진했던 노들섬과 세운상가는 이 작업에 더없이 적합한 사례다.
여기서 더 나아가, 그렇다면 두 시장은 왜 이렇게 '공간'에 집중했을까? 사실 이건 오세훈과 박원순, 두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모습이 아니다. 서울만의 문제도, 그리고 시장만의 문제도 아니다. 전 세계 많은 정치 리더들은 도시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경관을 바꾸려는 시도를 거듭해 왔다. 가장 가시적으로 자신의 업적과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거대한 도시 경관에 집중하는 일은 인류의 역사에서 반복되어 온 일이다.
그럼에도 선거를 통해 권력을 획득할 수밖에 없는 현대사회에서 정치인의 홍보와 브랜딩은 특히 굉장히 중요한 과업이 되었다. 자신을 끊임없이 노출시키고 각인시키는 일이 더는 선택의 영역이 아니다. 도시공간의 변화를 통해 자신의 입지를 다지는 데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청계천 복원 사업을 들 수 있겠다.
"뉴타운 사업이나 청계천 복원과 같은 대규모 개발 사업의 신속한 추진과 가시적인 성과가 민선 자치단체장 최초의 대통령 당선이라는 결과로 이어지며, 서울시장 대권 주자로 적합하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51쪽)
이후 서울시장이 된 오세훈과 박원순에게도 청계천 사업이 주는 교훈은 유효했다. 두 사람 모두 열성적으로 스스로를 홍보하는 일에 공을 들였고, 노들섬과 세운상가를 비롯한 도시공간을 자신의 비전을 가시적으로 각인시킬 수 있는 무대로 삼았다. 그리고 이 또한 두 시장만의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지방선거를 앞둔 지금, 서울시장 후보자들도 도시공간을 자신을 각인시킬 상징으로 삼아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노들섬과 세운상가』는 그 과정을 정확히 이해하게 해준다.
개발과 재생이라는 정반대의 비전,
공간에 권력을 새기는 하나의 문법
반복되는 단절을 끊어낼 힘은 우리의 질문에 있다
서울시에서 10년간 건축 분야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저자는 박원순 시장의 갑작스러운 부재로 한 차례 시장의 교체를 겪는다. 정책 방향성은 크게 달라졌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시장의 강력한 권한이 사업의 기획부터 실행까지 모든 과정에 작동하고 있음을 몸으로 느꼈다. 계획이 수립되는 방식, 설계의 방향이 정해지는 과정, 사업의 우선순위가 결정되는 순간들, 그 모든 과정에서 시장의 존재는 명시적이든 암묵적이든 언제나 작동하고 있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 내내 새로운 시장이 무엇을 더 선호할지, 어떤 방향이 그의 취향에 부합할지 가늠했고, 이전 시정의 연속선상에 있는 사업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조율한 시간들도 있었다."(11쪽)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디자인'을 중시하며 대규모 개발과 서울을 대표할 만한 랜드마크 건설을 통해 서울을 '전 세계인들이 방문하고 싶은' 도시로 만들고자 했던 오세훈 시장. '시민 참여'의 가치를 강조하며 개발 대신 재생을, 철거 대신 존치를 통해 서울을 지속 가능한 도시로 만들고자 했던 박원순 시장. 두 시장이 그렸던 서울의 미래는 완전히 다르지만 공간을 권력의 언어로 삼았다는 점에서 두 시장은 닮아 있다.
동시에 『노들섬과 세운상가』는 거시적인 정책의 흐름만을 좇지 않고,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켜온 이들, 삶의 터전을 잃거나 생계를 위협받은 이들, 새로운 가능성을 꿈꾸며 모여든 이들의 목소리를 함께 담고 있다. 오세훈-박원순-오세훈이라는 시장의 반복된 교체 속에서 상반된 정책이 맞부딪히며 도시 서울에는 장기적 계획이 자리 잡지 못했고, 업적 세우기와 흔적 지우기가 되풀이되는 사이 공간은 표류했다. 그리고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그 대가를 치러야 했던 건 노들섬과 세운상가와 관계를 맺고 일상을 구축해 온 사람들이다.
"노들꿈섬을 꿈꾼 자들은 멋있을 수 있지. 근데 그 꿈에 뛰어든 자들은 피를 철철 흘려야 된다는 걸 온몸으로 겪었어요."(101쪽)
"오 시장님 취임하고 '피 토하는 심정'이라는 발언을 보고 '아, 오세훈 시장이 1기 시정에서 하려던 일을 그대로 할 생각이구나.' 싶었어요. 박시장님 때는 적어도 과장금 미팅을 격주 또는 매주 했어요. [……] 오 시장님 오시고 나서는 회의가 급속도로 없어졌죠."(227쪽)
공간이 권력의 도구가 된 이상, 이 고통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도시공간을 다시 시민의 것으로 되찾는 일이 필요하다. 누가 공간을 결정하고, 그 결정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며, 그 결과를 누가 감당할 것인지 계속해서 물어야 한다. 이 책은 그 질문을 향해 나아가는 데 탄탄한 기반이 되어 줄 것이다.
목차
목차
● 책을 펴내며
● 1장 공간은 어떻게 정치가 되는가?
1 누가 서울을 그리는가?
2 도시공간은 어떻게 정치자산이 되는가?
3 민선시장 체제 이후 서울은 어떻게 변화해 왔는가?
● 2장 노들섬, 스펙터클과 일상 사이에서
1 노들섬의 탄생
2 이명박의 노들섬: 오페라하우스라는 아이디어
3 오세훈 1기의 노들섬: 한강의 랜드마크를 설계하다
4 박원순의 노들섬: 개발 말고, 시민이 쓰는 섬
5 오세훈 2기의 노들섬: 디자인 혁신의 실험장이 된 섬
● 3장 세운상가, 개발과 재생 사이 도시는 어디로 가는가?
1 세운상가의 탄생
2 세운상가의 급격한 쇠퇴와 재개발 계획
3 오세훈 1기의 세운상가: 세운상가를 걷어내고 녹지축을 잇다
4 박원순의 세운상가: 지워야 할 낡은 도심에서 미래 자산으로
5 오세훈 2기의 세운상가: 녹지와 빌딩숲은 어우러질 수 있을까?
● 4장 도시공간은 누구를 향해야 하는가?
● 주
● 참고 문헌
● 1장 공간은 어떻게 정치가 되는가?
1 누가 서울을 그리는가?
2 도시공간은 어떻게 정치자산이 되는가?
3 민선시장 체제 이후 서울은 어떻게 변화해 왔는가?
● 2장 노들섬, 스펙터클과 일상 사이에서
1 노들섬의 탄생
2 이명박의 노들섬: 오페라하우스라는 아이디어
3 오세훈 1기의 노들섬: 한강의 랜드마크를 설계하다
4 박원순의 노들섬: 개발 말고, 시민이 쓰는 섬
5 오세훈 2기의 노들섬: 디자인 혁신의 실험장이 된 섬
● 3장 세운상가, 개발과 재생 사이 도시는 어디로 가는가?
1 세운상가의 탄생
2 세운상가의 급격한 쇠퇴와 재개발 계획
3 오세훈 1기의 세운상가: 세운상가를 걷어내고 녹지축을 잇다
4 박원순의 세운상가: 지워야 할 낡은 도심에서 미래 자산으로
5 오세훈 2기의 세운상가: 녹지와 빌딩숲은 어우러질 수 있을까?
● 4장 도시공간은 누구를 향해야 하는가?
● 주
● 참고 문헌
저자
저자
박경선 서울에서 나고 자라 여러 세대의 기억이 층층이 쌓인 이 도시의 시간을 감각하며 성장했다. 도면 너머 도시공간의 역동성에 매료되어, 공간이 품은 질문을 따라 건축에서 도시와 지리로 사유의 스케일을 확장하며 공부했고, 동시에 도시의 여러 현장을 경험한 실무자로 살아왔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한 뒤 설계사무소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더 넓은 스케일의 공간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뉴욕 컬럼비아대학교 건축대학원에서 건축과 도시디자인을 공부했고, 현지에서 실무를 경험하며 도시는 계획가의 도면뿐 아니라 정책과 제도, 자본과 권력이 교차하는 역동성 속에서 형성된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서울시에서 2015년부터 약 10년간 임기제 공무원으로 근무했다. 도시건축 프로젝트의 초기 기획 단계부터 서울도시건축센터와 도시건축전시관 운영, 서울 도시건축비엔날레와 건축문화제에 이르기까지 도시와 건축을 매개로 한 공공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운영하며 도시공간이 생산되고 해석되는 여러 층위를 행정의 현장에서 경험했다.
2020년 7월, 서울시장의 갑작스러운 부재와 시정 교체를 겪으며 도시정책의 방향이 급격히 전환되는 과정을 목격했다. 정치적 리더십에 따라 동일한 도시공간이 모양과 의미, 용도가 완전히 뒤바뀌는 모습을 보며 품었던 의문은 「도시공간의 정치적 생산과 정치자산화 과정 연구」라는 학위논문으로 이어졌고, 2026년 2월 서울대학교 지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건축과 도시, 지리를 공부한 연구자이자 공공 영역에서 도시공간의 기획과 운영을 경험한 실무자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는 서울대학교 국토문제연구소에서 도시공간이 만들어지는 다층적 과정을 기록하고 질문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한 뒤 설계사무소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더 넓은 스케일의 공간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뉴욕 컬럼비아대학교 건축대학원에서 건축과 도시디자인을 공부했고, 현지에서 실무를 경험하며 도시는 계획가의 도면뿐 아니라 정책과 제도, 자본과 권력이 교차하는 역동성 속에서 형성된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서울시에서 2015년부터 약 10년간 임기제 공무원으로 근무했다. 도시건축 프로젝트의 초기 기획 단계부터 서울도시건축센터와 도시건축전시관 운영, 서울 도시건축비엔날레와 건축문화제에 이르기까지 도시와 건축을 매개로 한 공공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운영하며 도시공간이 생산되고 해석되는 여러 층위를 행정의 현장에서 경험했다.
2020년 7월, 서울시장의 갑작스러운 부재와 시정 교체를 겪으며 도시정책의 방향이 급격히 전환되는 과정을 목격했다. 정치적 리더십에 따라 동일한 도시공간이 모양과 의미, 용도가 완전히 뒤바뀌는 모습을 보며 품었던 의문은 「도시공간의 정치적 생산과 정치자산화 과정 연구」라는 학위논문으로 이어졌고, 2026년 2월 서울대학교 지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건축과 도시, 지리를 공부한 연구자이자 공공 영역에서 도시공간의 기획과 운영을 경험한 실무자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는 서울대학교 국토문제연구소에서 도시공간이 만들어지는 다층적 과정을 기록하고 질문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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